AG 축구대표팀 ‘군대 안 갑니다’ 발언·전역모 인증에 여론 분노 폭발
출전 시간 무관한 엔트리 특례 논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전면 폐지 요구 접수
인구 절벽 속 형평성 도마… 여야 정치권 "53년 된 예술·체육요원 손봐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이 도화선이 되어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대회 4연패라는 체육계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회 청원과 여야 정치권의 전면적인 제도 개선 요구가 잇따르면서, 1973년 도입 이후 53년간 유지돼 온 병역특례 제도가 최대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 "군대 안 갑니다"·전역모 인증샷 후폭풍… 잇단 사과에도 공분 지속
논란은 지난 3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을 1-0으로 꺾고 우승한 직후 불거졌다. 주장 이기혁이 방송 인터뷰에서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치고 양민혁이 병역 면제만을 바라보고 뛰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번 대회 교체로 3경기 총 16분을 뛴 박승수가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리며 공분을 샀다. 파문이 커지자 해당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사과에 나섰으나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청춘을 바친 군 복무를 조롱당했다"며 "서구권에서 주목하지도 않는 대회 우승에 특혜를 줄 이유가 없으며, BTS 등 타 분야 청년들과의 형평성도 무너졌다"는 내용의 제도 폐지 청원이 올라와 즉각 심사 요건을 넘겼다.
■ 16분 뛰고 면제 가능했던 이유… 완화된 시행령 '무임승차' 도마
이번 사태로 단체 종목의 특례 편입 기준을 완화한 현행 시행령의 허점도 정조준됐다. 과거에는 단체 종목에서 '실제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체육요원 편입 대상이었으나, 2020년 6월 시행령 개정으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기만 하면 출전 여부나 시간과 무관하게 병역 혜택을 받도록 요건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축구(20명), 야구(16명), 농구(8명) 등 구기 3개 종목에서만 총 44명이 혜택을 받게 되면서 무임승차 논란이 가열됐다. 인구 절벽으로 산업기능요원 등 다른 대체복무가 대폭 축소되는 흐름 속에서 체육요원의 편입 기준만 완화된 점은 공정성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여야 한목소리로 국정감사 쟁점화… "53년 묵은 병역특례 전면 개편"
정치권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 제도의 근본적 수술을 예고했다. 전직 국방부 장관 출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력 자원이 급감한 상황에서 예술·체육 분야 특례 폐지는 이미 진작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고, 여당 국방위 간사 김병주 의원 역시 "성과만으로 국방의 의무를 달리하는 제도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연욱·박성훈 의원 등도 "국가의 영광을 개인의 병역 탈출구로 삼아선 안 되며 정치권이 제도를 손볼 책임이 있다"고 밝히는 등, 아시안게임 특례 제외나 마일리지제 도입, 전면 폐지 등을 포함한 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