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높은 직장인, 수축기 혈압 평균 6.65㎜Hg 감소
불안·긴장·우울·분노·피로 등 스트레스 지표도 개선
분당서울대병원·전북대 공동연구팀, 직장인 66명 대상 연구
귀여운 강아지가 뛰어놀거나 사람과 눈을 맞추는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직장인의 혈압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서 혈압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 강아지 영상과 같은 정서적 콘텐츠가 일상생활 속 비약물적 스트레스·혈압 관리의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와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철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연구팀이 제작한 강아지 영상을 15분 동안 시청하도록 한 뒤 혈압과 맥박, 심리적 스트레스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강아지 영상을 본 뒤 참가자들의 혈압과 맥박이 안정되고 불안과 기분장애를 나타내는 지표 역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시청 전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Hg 이상이었던 ‘혈압 상승군’에서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들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영상 시청 전 125.23㎜Hg에서 시청 후 118.58㎜Hg로 6.65㎜Hg 떨어졌습니다.
이완기 혈압 역시 평균 88.28㎜Hg에서 83.38㎜Hg로 4.93㎜Hg 낮아졌으며, 맥박도 분당 평균 4.12회 감소했습니다.
정상 혈압군에서도 수축기 혈압은 평균 3.16㎜Hg, 맥박은 분당 평균 2.76회 감소했습니다. 다만 정상 혈압군의 이완기 혈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그냥 ‘귀여운 강아지 영상’은 아니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참가자들에게 단순히 임의의 강아지 영상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사람이 어린 개체를 볼 때 본능적으로 관심과 보호 본능을 느끼게 되는 이른바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 특성을 영상 제작에 활용했습니다.
큰 눈과 둥근 얼굴, 작은 코와 입처럼 어린 개체를 연상시키는 특징이 사람에게 정서적인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강아지의 얼굴과 표정, 움직임 등을 분석해 영상의 구도와 촬영 기법에 반영했습니다.
특히 시청자가 강아지와 직접 눈을 마주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카메라 시선과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연구에 사용된 영상은 모두 15분 분량입니다.
물놀이를 하거나 마당을 뛰어노는 강아지, 장난감 자동차에 앉아 있는 강아지, 새끼를 돌보는 어미 개, 서로 눈을 맞추는 어미 개와 강아지 등의 모습을 담은 3분짜리 영상 5편으로 구성됐습니다.
■ 혈압뿐 아니라 불안·우울·분노·피로도 감소
심리적인 변화도 확인됐습니다.
불안 정도를 측정하는 ‘상태불안척도(STAI-S)’는 영상 시청 후 혈압 상승군에서 평균 9.43점, 정상 혈압군에서는 6.64점 낮아졌습니다.
긴장과 우울, 분노, 피로, 혼란 등 부정적인 기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총기분장애점수(TMD)’ 역시 혈압 상승군에서 11.77점, 정상 혈압군에서 7.92점 감소했습니다.
즉 혈압이 높은 사람뿐 아니라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에게서도 강아지 영상 시청 이후 심리적 스트레스 지표가 개선된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직장인들에게 비교적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트레스 관리 방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고혈압과 만성 스트레스는 모두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일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비약물적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송영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혈압은 약물치료만으로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며 스트레스와 생활환경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진료실 밖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 기반 중재를 기존 치료와 병행한다면 환자의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혈압 조절을 돕는 새로운 보조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강아지 영상을 15분 동안 시청하게 한 뒤 나타난 단기적인 변화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강아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청했을 때도 같은 효과가 지속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에는 곽상기 해피독TV 대표가 논문 제1저자로 참여해 연구용 영상을 기획·제작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됐습니다.
[AI경기방송/현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