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재원은 함께 쓰면서, 성과급은 왜 차별하나”
전삼노, 수원사업장 앞 ‘DX부문 사기 진작’ 촉구 집회…경영진 리더십 ‘도마 위’
삼성전자 내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의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14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는 DX 부문 직원들의 누적된 박탈감을 상징하는 ‘조문 행사’가 열려 경영진을 향한 현장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 “우리는 소외된 존재인가”… 분향소 차린 DX 노조 이날 오전 11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수원사업장 중앙문 앞에서 ‘DX부문 사기 진작 및 보상 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DX부문의 죽음’을 상징하는 분향소가 마련되었고, 주변은 “무책임한 경영진은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긴 근조 화환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검은 옷을 입고 모인 수십 명의 DX 부문 직원들은 헌화하며 자필 메모를 통해 “자부심이 지옥으로 변했다”는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 “투자할 땐 전사 재원, 배분할 땐 부문별 분리” 노조의 쓴소리 갈등의 핵심은 극심한 성과급 양극화다. 최근 협상 타결로 DS 부문 직원은 최대 6억 원에 가까운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지만, DX 부문 보상은 600만 원 수준에 머물며 격차가 수십 배 이상 벌어졌다.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이를 두고 “이율배반적인 논리”라고 직격했다. 이 지부장은 “DX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낼 때 그 실적이 반도체 사업 투자의 기반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투자 재원은 전사적으로 운용하면서 정작 성과를 나눌 때는 부문별로 재원을 쪼개 DX 직원들을 소외시키는 경영진의 이중적인 잣대를 꼬집었다. 특히 임원 성과급은 전사 재원으로 지급하면서 직원들에게는 부문별 실적 논리를 들이대는 현 상황이 직원들의 자괴감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 “경영 실패 책임은 직원에게?”… 노태문 부문장 리더십 ‘위기’ 실적 부진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회피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는 DX 부문의 저조한 성과가 일반 직원들의 근태 문제가 아닌 경영진의 판단 실패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사건 발생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경영진은 마치 옆집 불구경하듯 방관하고 있다”며 노태문 DX부문장을 향해 실질적인 보상 대책과 조직 수습을 위한 리더십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 내 노조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성과급 격차로 촉발된 부문별 이해관계가 노조 분화로 이어지면서, 15일에는 또 다른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 4천여 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에서 일하던 직원들 사이의 보상 갈등이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형국이다. 전삼노는 이날 수집된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메모를 모아 경영진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AI경기방송/한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