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 실패로 서울 및 도내 화성 등 수도권 투표소 곳곳 대혼란
국민의힘 개표 중단 및 재선거 요구에 선관위 "법적 사유 안 돼" 일축
허철훈 사무총장 대국민 사과에도 유권자 분노 최고조…"조직 해체하라"
■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고갈 사태…유권자 발길 돌려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소에 용지가 떨어져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남, 광진, 서초 일대를 비롯해 인천 연수구와 도내 화성시 등 수도권 최소 14곳 이상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동전 현상이 속출했다. 대기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다 못해 일부 장소에서는 오후 4시 반경 투표 업무가 완전히 마비되었고, 결국 지친 시민들이 투표를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촌극이 빚어졌다.
■ 예측 빗나간 선관위의 안일한 행정…뒤늦은 대국민 사과
이번 대혼란의 핵심 원인은 선거 당국의 부실한 수요 예측에 있었다. 통상적으로 전체 유권자의 절반 수준만 용지를 인쇄해 오던 기존 관행을 답습했으나, 이번 선거의 오후 5시 기준 투표율이 4년 전을 훌쩍 뛰어넘는 57.4%를 기록하며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밤 9시경 긴급 브리핑을 열어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 "개표 중단 및 재선거 불가"…야당의 강력 반발
특히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된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이번 사태가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의 갈등도 폭발했다. 국민의힘 측은 참정권 침해를 이유로 즉각적인 개표 중단과 재선거 실시를 강하게 촉구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4일 새벽 4시경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공직선거법상 선거를 미루거나 다시 치를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진행 중인 개표를 중단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 국가 기관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끓는 민심
헌법이 보장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투표권이 선관위의 행정 착오로 가로막히자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매번 선거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는데 선관위는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이냐", "제대로 된 업무조차 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조직을 해체하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선진국 문턱에 선 21세기에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AI경기방송/최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