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마케팅 참사 뒷수습 촌극
현장직 "우리가 화풀이 자판기냐" 피눈물
임원 "고의 아닐 것" 실무자 감싸기에 공분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대표이사 경질이라는 초강수까지 둔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엔 심각한 내부 분열에 직면했다. 마케팅 참사의 책임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현장 노동자들의 절규를 뒤로한 채, 본사 경영진은 정작 사태 유발자를 감싸는 듯한 안이한 태도를 보여 내부 공분이 극에 달하고 있다.
■ 씻을 수 없는 상처 입은 현장 파트너들

최근 스타벅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최전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매장 관리자와 바리스타들의 고발이 잇따랐다.
자신을 매장 관리자라고 밝힌 한 직원은 "지원센터(본사) 방구석에서 친 사고 때문에 왜 매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우리가 사상 검증을 당해야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로부터 "일베 회사에 왜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느냐"는 등의 폭언을 듣고 있다며, "매일 출근하는 게 공포고 포스 앞에 서는 게 지옥 같다. 우리가 고객들의 화풀이 자판기냐"고 토로했다.
더욱이 본사가 사태 이후 내놓은 대책이 내부 프로세스 재검토가 아닌 '현장 인원 감축 및 연장근무 제한'이라는 점에서 현장 파트너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경영진 실책으로 낸 적자를 왜 우리 생계비를 깎아 채우려 합니까? 매장에 사과문을 붙이라는 명령도 거두십시오. 그 사과문을 붙이는 순간 현장 파트너들은 '와서 욕하라'는 표적판이 될 뿐입니다."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 글 일부)
■ 고통받는 현장, 안이한 본사…'온정주의'에 폭발한 내부 여론

현장의 피눈물 섞인 호소와 달리, 본사 고위 리더십의 안이한 위기 인식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열린 본사 지원센터 타운홀 미팅에서 한 고위 임원이 문제를 일으킨 마케팅 담당자들을 두고 "고의가 아닐 것이라 믿는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관계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내부 관계자는 글을 통해 "그 표현은 정말 불쾌하고 불편했다"며 "지금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조롱의 대상이 된 브랜드와 무고한 파트너들이지, 실수를 만든 개인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어 "사안을 단순 실수로 치부하며 당사자를 감싸는 메시지는 구성원들을 납득시킬 수 없으며 조직의 신뢰를 통째로 훼손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현장직들이 폭언과 인력 감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동안, 정작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본사 실무진과 리더십은 책임 의식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이 꼴 나고도 정신 못 차려"…소비자 불매 운동 확산
이 같은 내부 잡음이 밖으로 새어 나가자 누리꾼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불매 운동 기류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회사가 이 꼴이 났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임원진 전체가 일베벅스에 동의하는 셈이냐", "현장 직원들만 불쌍하다, 당장 불매하겠다"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총수까지 나서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내부 리더십의 '식구 감싸기'식 태도와 현장 노동자에 대한 책임 전가 행태가 드러나면서 스타벅스를 향한 대중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AI경기방송/이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