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쳐도 신고 않기로 ‘각서’ 쓰고 맨몸 격투… 1년 새 심의 2배 급증
격투 장면 SNS 유포·금전 갈취 등 악질적 2차 가해… 피해자 70%가 중학생
"합의했어도 형사처벌 대상"… 경찰·교육계, 학부모 예방 교육 등 단속 강화
청소년들 사이에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한 뒤 보호장비 없이 맨몸으로 싸우는 이른바 '야차룰'이 신종 학교폭력 형태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폭력을 '합의된 격투 놀이'로 위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강요와 위계에 의한 일방적 폭행은 물론 싸움 영상을 SNS에 올려 조롱하고 유포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낳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각서 쓰고 싸운다"… 합의 빙자한 잔혹한 신종 학폭 확산
'야차룰'은 당사자들이 사전에 다치더라도 신고하지 않기로 약속하거나 각서를 쓴 뒤, 별다른 규칙이나 보호장비 없이 주먹과 발로 맨몸 격투를 벌이는 행위를 뜻한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건물 지하주차장이나 공원 놀이터 등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 같은 싸움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겉으로는 '쌍방 합의'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거절하기 힘든 또래 집단의 위계질서 속에서 일방적으로 싸움을 강요당하거나 집단 압박에 못 이겨 응하는 사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 심의 건수 1년 새 2배 폭증… SNS 조롱·유포 등 2차 피해 횡행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야차룰을 포함한 신종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24학년도 107건에서 2025학년도 223건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폭증했다. 2026학년도 역시 8월까지 이미 160건이 접수돼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피해 학생 10명 중 7명은 중학생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 학생들이 싸움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배경음악을 입혀 SNS에 올리거나, 영상 삭제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등 악질적인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 "합의해도 폭행·상해죄 성립"… 경찰, 학부모 예방 교육 착수
사법 당국은 당사자 간 합의나 각서가 있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피해자의 승낙이 있더라도 신체의 위험을 초래하는 위법한 폭행이나 상해에 대한 법적 책임은 그대로 유지되며, 싸움을 기획·강요하거나 영상을 촬영·유포한 가담자 역시 처벌 대상이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지역 학부모 대상 '안전 교실'을 열고 징후 포착과 대응법 교육에 나섰다. 경찰과 교육계는 청소년들이 이를 단순한 격투 놀이로 오인하지 않도록 조기 예방 교육과 현장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AI경기방송/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