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사
가입은 몇 번의 클릭, 해지는 한 시간 넘게 헤매…“구독경제, 누구를 위한 편리함인가?”
AI경기방송 · 2026.10.14 14:35
AI경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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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웨이브·구글 이용자 “해지 방법 못 찾아 고객센터까지 연락”

- 구독서비스 이용자 58.4% 해지 과정에서 어려움 경험

- 가입은 간편, 해지는 복잡…소비자 선택권 침해 논란

 

■ “가입할 때는 쉬웠는데, 해지하려니 도무지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OTT와 온라인 구독서비스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를 해지하려는 소비자들은 복잡한 절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입은 몇 번의 클릭으로 간단하게 끝나지만, 해지하려면 메뉴를 찾아 여러 화면을 이동하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 씨(62세)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김 씨는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등 OTT 서비스를 이용하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구독을 해지하려 했지만, 해지 방법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가입할 때는 너무 간단했어요. 그런데 해지하려고 하니까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이 메뉴 저 메뉴를 찾아다니며 한 시간 넘게 헤맸습니다. 결국 고객센터에 전화까지 하고서야 겨우 방법을 찾아 해지할 수 있었어요.”

 

김 씨는 구글의 유료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도 마찬가지예요. 해지하려면 고객센터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확인하라고 하는데, 설명도 복잡하고 어디서 취소해야 하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가입은 금방인데 해지는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김 씨는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 이러한 해지 절차가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이렇게 어려우면 나이 드신 분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가입할 때처럼 해지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도록 만들면 안 되는 건가요?”

 

■ 구독서비스 이용자 58.4% “해지 과정에서 어려움”

 

김 씨의 경험은 개인적인 불편에 그치지 않습니다.

서울시가 2025년 발표한 구독서비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2천 명 가운데 58.4%가 구독서비스 해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해지가 어려웠던 이유로는 해지 메뉴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습니다.

해지 절차가 복잡하다는 응답은 26.5%, 가입과 해지 방법이 다르다는 응답은 17.1%였습니다.

무료체험 이후 유료 전환이나 자동결제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56%에 달했습니다.

구독서비스가 확산하는 만큼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결제를 중단하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계속 이용하세요”는 크게, “해지하기”는 작게?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하려 할 때 할인 혜택을 제시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유지하도록 권유하는 화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안내가 지나치게 반복되거나 해지 메뉴를 찾기 어렵게 설계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주요 구독서비스 13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92.3%에서 해지 과정에 반복적으로 개입하는 유형의 화면 설계가 확인됐습니다.

취소나 탈퇴를 방해하는 유형은 84.6%에서 발견됐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화면 구성이나 이용 절차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설계를 이른바 '다크패턴', 즉 온라인 눈속임 상술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모든 해지 안내나 유지 혜택 제시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법 위반 여부는 구체적인 화면 구성과 이용 조건 등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자동결제 피해구제 신청, 5년 사이 약 8.8배 증가

 

구독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정기결제와 자동갱신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0년 17건에서 2025년 15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5년 사이 약 8.8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로, 전체 소비자 피해 규모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기결제와 자동갱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분쟁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법으로 규제한다지만…실제 해지는 여전히 어렵다?

 

정부는 온라인 구독서비스의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부터 시행된 개정 전자상거래법은 숨은 갱신 등 온라인 다크패턴 13개 유형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올해 5월 구독형 서비스 사업자를 위한 이용자 보호 정책 안내서를 발간해 자동결제 사전 안내와 간편한 해지 절차 마련 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처럼 실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다는 소비자들의 경험은 제도 개선과 함께 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구글처럼 다양한 기기와 결제 경로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입 경로에 따라 해지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가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해지 방법을 얼마나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는지, 가입 경로별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가입할 자유만큼 해지할 자유도 보장해야

 

구독경제의 장점은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필요할 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중단하는 과정도 충분히 쉽고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입은 몇 번의 클릭으로 끝나지만, 해지하려면 한 시간 넘게 메뉴를 찾아다니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한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편리함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AI경기방송은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구글을 비롯한 주요 구독서비스의 가입·해지 절차를 비교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겪는 불편과 개선 필요성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특히 해지 메뉴 접근성, 가입 경로별 해지 방법, 자동결제 안내, 고객센터 연결 방식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서비스에 가입할 권리만큼, 원할 때 쉽게 해지할 권리도 보장돼야 합니다.

편리함을 내세운 구독경제가 진정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인지 다시 생각해 볼 때입니다.

 

AI경기방송 현준호 대표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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