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불안에 원유·가스 급등락… ETP 자금 유입
레버리지 비중 37% 육박… 횡보장서 손실 확대 위험
투기 수요로 괴리율 급등… 가격 거품 빠지면 타격
1000원 미만 하락 시 강제 상폐… 금감원 감시 강화
■ 지정학적 충격에 원자재 '널뛰기'… 고위험 추종 상품 쏠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자 금융당국이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투자 경보를 울렸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원유와 천연가스, 금·은 등 원자재 가격이 수송로 차단과 산유량 변화, 투기 자금 등 복합 요인으로 급등락하고 있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연초 배럴당 57달러 선에서 113달러까지 폭등했다가 다시 68달러대로 주저앉는 등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이 같은 장세에 편승해 국내 원자재 ETP 시가총액은 12조 4,000억 원으로 불어났으며, 특히 원유 ETP 규모는 연초 대비 46.7% 급증한 2조 6,800억 원에 이르렀다.
■ "등락 반복 시 원금 증발"… '음의 복리'와 괴리율 함정
문제는 시장에 뛰어든 자금 상당수가 손실 위험이 극대화된 구조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전체 원자재 ETP 중 2배 수익이나 하락을 좇는 레버리지·인버스 비중은 37.4%에 달하며, 원유(88.4%)와 천연가스(93.6%)는 대부분이 고위험 상품으로 채워졌다. 금감원은 해당 상품들이 일간 변동 폭만 추종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손실이 누적되는 '음의 복리효과'로 단기간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방향을 잘못 짚어 하루 만에 24%의 손실을 보거나, 방향을 맞히고도 횡보 끝에 수익률이 0.2%로 쪼그라든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단기 자금 쏠림으로 시장가가 지표가치를 크게 웃도는 고평가(괴리율) 상태에서 진입할 경우,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추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천원 밑돌면 자동 청산… 상장폐지 위험에 당국 감시 착수
원자재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폐지 및 조기 청산 요건도 주요 위험 요소로 꼽힌다. 2021년 이후 시장에 나온 ETN은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규정에 따라 조기 청산되며, 그 이전에 상장된 상품 역시 단가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괴리율 관리가 불가능해 퇴출당한다. 실제로 지난 7월 지표가치가 20원 아래로 떨어진 원유 인버스 레버리지 ETN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금감원은 "원자재 ETP의 거래량과 괴리율을 지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질 경우 소비자경보를 추가 발령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AI경기방송/최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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