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시작된 마지막 하루
키르기스스탄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비슈케크에서 알마티, 그리고 한국으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시작해 조지아 트빌리시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거쳐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까지 이어진 중앙아시아 4개국 여정도 이제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노의 보행기는 비슈케크의 마지막 모습과 육로 국경을 넘어 다시 알마티로 돌아가는 길, 그리고 한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 비슈케크에서 만난 뜻밖의 현대적인 풍경

마지막 날 먼저 찾아간 곳은 비슈케크의 대형 쇼핑몰인 ‘아시아 몰(Asia Mall)’입니다.
외관부터 눈길을 끕니다.
건물 전체를 거대한 그림으로 장식한 모습은 중앙아시아의 전통적인 이미지와는 사뭇 다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더욱 현대적입니다.
화장품과 패션, 생활용품 매장이 들어서 있고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들도 눈에 띕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매장과 넓은 통로를 보고 있으면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의 쇼핑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줄 선물로 선택한 것은 키르기스스탄의 꿀.
산악지역이 많은 키르기스스탄에서 꿀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선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선물도 사고, 쇼핑몰과 마트도 둘러봤습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과 가격표도 꼼꼼하게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이 사진들은 다음 편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알마티와 트빌리시, 타슈켄트, 비슈케크에서 직접 찍은 마트 가격을 비교해 실제 생활물가가 어느 도시가 가장 저렴한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 비슈케크의 심장, 알라투 광장

쇼핑몰을 나와 비슈케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알라투 광장입니다.
비슈케크를 대표하는 장소 가운데 하나로, 키르기스스탄의 역사와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광장에는 거대한 키르기스스탄 국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말을 탄 거대한 동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키르기스 민족의 대표적인 영웅 ‘마나스’입니다.
마나스는 키르기스 민족의 대서사시 ‘마나스’의 주인공으로, 오늘날에도 키르기스스탄의 역사와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광장 주변에는 국립역사박물관과 분수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광장과 거대한 국기, 마나스 동상을 바라보면서 비슈케크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며칠 전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도시.
하지만 떠나는 날 다시 바라본 비슈케크의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 다시 국경으로…이번에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제 비슈케크를 떠날 시간입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는 곳은 비슈케크가 아닙니다.
다시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돌아가야 합니다.
택시를 타고 비슈케크에서 카자흐스탄 국경으로 향했습니다.
국경을 통과하려면 자동차에서 내려 짐을 들고 직접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키르기스스탄 출국심사를 마치고 국경을 걸어서 넘어간 뒤 다시 카자흐스탄 입국심사를 받았습니다.
며칠 전 알마티에서 비슈케크로 넘어왔던 길을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셈입니다.
국경을 넘는 순간 휴대전화 통신망도 바뀌고 화폐도 달라집니다.
지도상으로는 가까운 이웃 나라지만 실제 육로 국경을 통과해보면 ‘나라 하나를 넘어왔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 국경에서 다시 얀덱스를 부르다
문제는 국경을 통과한 다음입니다.
알마티까지 이동할 차가 필요합니다.
카자흐스탄 쪽으로 넘어온 뒤 스마트폰을 꺼내 다시 얀덱스를 호출했습니다.
곧바로 차가 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경이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인지 약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차량을 만나 짐을 싣고 알마티로 출발했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이동 거리는 약 149km.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멀리 이어지는 산맥을 바라보며 달렸습니다.
며칠 전 지나왔던 길이지만 돌아가는 길의 느낌은 또 달랐습니다.
이제 정말 여행이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 다시 알마티…그리고 공항으로
긴 육로 이동 끝에 알마티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비행시간보다 상당히 일찍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시간이 되기까지 한두 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긴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기다림도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마침내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 수속을 거쳐 라운지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쉬면서 지난 여행을 떠올려봅니다.


알마티의 설산과 차른캐니언.


조지아의 오래된 도시와 교회들.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웠던 타슈켄트.

그리고 국경을 넘어 만난 비슈케크까지.
수많은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 비행기 앞에서 남긴 마지막 한 장
마침내 탑승 시간이 됐습니다.
그런데 탑승구를 지나자 바로 비행기로 연결되는 브리지가 아니었습니다.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계류장까지 이동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직접 짐을 끌고 에어아스타나 항공기 앞으로 걸어갑니다.
눈앞에 거대한 항공기가 서 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을 기록하고 싶어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때 에어아스타나 직원 한 명이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념사진도 한 장 남겼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입니다.
어쩌면 여행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이런 우연한 만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어아스타나 항공기를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 그렇게 중앙아시아 4개국 여행이 끝났습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시작한 여행.
조지아 트빌리시를 거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향했고, 다시 알마티를 거쳐 육로로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까지 이동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기도 했고 택시를 타기도 했습니다.
국경을 걸어서 넘기도 했습니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 난감했던 순간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더위에 지쳤던 날도 있었습니다.
문이 닫혀 제대로 보지 못한 관광지도 있었고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모두 여행이었습니다.
사진과 영상 속에는 유명 관광지만 남은 것이 아닙니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시장과 마트, 택시기사, 호텔, 음식, 국경에서의 기다림까지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가 알마티를 떠납니다.
이렇게 ‘주노의 보행기’ 중앙아시아 4개국 대장정은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이야기가 하나 남아 있습니다.
여행하면서 계속 궁금했던 것.
“그래서 중앙아시아에서 실제로 살아보면 어디가 가장 쌀까?”
다음 ‘주노의 보행기 EP.12’에서는 알마티와 트빌리시, 타슈켄트, 비슈케크의 마트에서 직접 찍어온 가격표를 공개합니다.
생필품과 식료품 가격을 당시 환율로 원화로 환산하고 한국 가격과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관광지가 아닌 실제 생활 속에서 확인한 중앙아시아 4개 도시의 물가.
과연 가장 저렴했던 도시는 어디였을까요?
‘주노의 보행기’ 마지막 물가 비교편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