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입증할 핵심 증거 폐기
경찰청,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 조사
■ 현직 경찰 아버지의 증거 인멸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 장 모 경감이 아들의 범행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다. 2일 경찰청은 장 경감의 증거 인멸 의혹과 당시 경찰 수사 과정의 미흡함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감찰에 나섰다고 밝혔다. 장 경감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 8일, 아들의 자취방을 정리하며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인 ‘리얼돌’을 조각내 폐기했다. 또한, 아들의 구형 휴대전화 등을 수거해 불태운 사실도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됐다.
■ 검찰 보완수사로 인멸 정황 포착
이번 증거 인멸 정황은 검찰이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본가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장 경감이 폐기한 실물 증거 대신 경찰이 앞서 촬영해 둔 사진과 동영상을 근거로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밝혀내 재판에 넘겼다. 장 경감은 사건 당시 수사 부서가 아닌 비수사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형법상 ‘친족 특례’로 형사 입건은 피해
장 경감은 범행을 도운 정황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형사 입건되지는 않았다. ‘친족이 본인을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상의 증거인멸죄 친족 특례 조항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현직 경찰관이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처벌이 어려운 현실”이라며 관련 특례 조항의 개선 검토를 시사했다.
■ 경찰, 수사 과실 여부까지 폭넓게 조사
경찰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광주경찰청이 아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감찰담당관실을 주축으로 감찰을 진행한다. 특히 ▲사건 관련 수사 정보가 지휘라인을 통해 유출되었는지 ▲초기 수사에서 왜 증거가 방치되었는지 ▲현직 경찰관 부친의 증거 인멸이 수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은 물론 수사 공정성을 훼손했는지 엄정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경기방송/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