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본권 침해 명백해” 배상액 증액
위법 수집 증거로 형사 재판서도 배제돼
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
■ 경찰의 불법 나체 촬영 및 단체방 공유, 항소심도 위법 판결
경찰이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피의자의 나체를 무단 촬영하고 이를 단속팀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국가배상 책임을 재확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는 16일, 피해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가 A씨에게 83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이 인정한 800만 원보다 30만 원 증액된 금액으로,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인격권 및 개인정보 침해 정도를 더욱 엄중하게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 “범죄 입증 필수 요소 아냐”… 과잉 수사에 제동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3월, 경찰이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단속을 벌이던 중 나체 상태인 A씨를 동의 없이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시작됐다. A씨는 현장에서 즉각적인 삭제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묵살했고, 오히려 15명이 소속된 단속팀 단체대화방에 해당 사진을 ‘수사정보’라는 명목으로 배포했다. 재판부는 “A씨가 물리적으로 저항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나체 촬영을 강행한 것은 범죄 입증에 필수적이지 않은 과잉 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가 A씨의 인격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 수사기관 인권 감수성 도마 위… 경찰 지침 개정 목소리
경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 행태는 해당 형사 재판에서도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A씨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를 다룬 재판부 역시 경찰이 촬영한 나체 사진을 ‘위법 수집 증거’로 보고 유죄 판단 근거에서 제외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경찰의 수사 방식을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관련 규정의 즉각적인 개정을 권고한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수사 편의주의에 매몰되어 피의자의 기본권을 등한시하는 일선 경찰의 관행에 경종을 울린 사례”라며, 수사기관의 인권 감수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AI경기방송/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