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드러난 사회취약계층 사각지대 '민낯' 어쩌나

  • 입력 : 2020-03-10 15:26
  • 수정 : 2020-03-10 16:45
'코로나 19'의 소외계층 안전장치 무용지물
성숙한 시민사회 교육 지금 부터 시작해야

[앵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삶의 패턴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자택 근무를 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타격을 넘어 정작 삶까지 위협받고 있는 우리 이웃들도 있습니다.

보도국 오인환 기자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오기자! (네 오인환입니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사각지대의 문제,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우선 현재 '코로나19'의 상황을 좀 먼저 언급해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10일) 오전 10시 기준, 경기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62명입니다.

지난주 저희가 확진자의 통계를 중심으로 분석을 해드린 적이 있는데...

중국 우한 등 해외방문이나 대구 등 확산지에 대한 직접 연관성을 제외해보면... 사실 확진자로 부터의 감염이 우려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학교나 어린이집의 휴원, 자택근무 등 여러 조치들이 현재 유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여지구요.

그렇다보니 시민들도 요즘 스트레스가 참 많습니다. 사실상 자기 주도적인 격리 상황에 놓인 건데...

이건 둘째 치고 아예 삶 자체를 위협받는 이들... 바로 노숙인과 같은 사회소외계층은 현재 벼랑 끝에 내몰려 있습니다.

숙식 자체는 물론이고 하루 하루 이어가던 경제적 활동도 중단 위기에 놓였습니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입니다. (인터뷰)"공적으로 운영되는 것들이 급식도 그렇고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염병이나 간염병이 발생했을때는 민간 지원이 먼저 끊기고 중단되었을때 공공이 대처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어쨌든 공공이 개입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은 결국 노숙인에게 가는 겁니다."

[앵커] 하루 벌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들에게 지원하는 많은 사회적 안전장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버린다는게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들으셨지만 특히 노숙인자활시설을 예로 들수 있는데요.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일과 주거라는 선택지가 이들에게 먼저 놓였습니다.

그러니까... 일을 해야 한다면 시설로 확산될 우려가 있으니까... 나가달라는 게 현재의 상황인데요.

문제는 일을 해야 생활을 유지할 것 아니겠습니까?

이들이 이러한 국가적 재난에 있어서 의료시설 이용이라던지... 가장 먼저 소외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 대해서 체계적인 점검이 필요해보입니다.

(인터뷰)"노숙인 지정병원을 이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가지정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보니까... 아무리 1종 수급자라고 해도 갈수 있는 병원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런것들을 누군가가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러한 이러한 사안들이 단순히 개별 사건화 되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가 이러한 감염병이라는 큰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사회의 안전망은 과연 어떠한 상태인지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스크 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분들도 더 많을 것이구요.

위기 가구에 제공하는 도시락에는 문제가 없는지... 이러한 감염병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좀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텐데요. 근본적인 해법 없을까요?

[기자] 네. 재난이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더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우리가 신종플루 때도 보면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가 치료나 예방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타미플루 등 처방이 상대적으로 3~4배 가량 적었다는 게 분석의 주요 내용이었는데요.

메르스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제는 '사회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종교 집단의 영향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요.

우리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사회적, 반민주주의적인 행동과 조치, 엉뚱한 의사결정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민주주의적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윤호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사무처장입니다. (인터뷰)"법제정이 안되다보니까 시민교육이 안됩니다. 서울시나 경기도에서 적은예산으로 조금식 하고 있는 것이구요. 이번에 신천지가 확산의 역할을 하게 된건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이런일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구요. 그런게 없다 보니 맹신하기도 하고 정화작용도 제대로 안 이뤄졌다고 봅니다."

결국 성숙한 시민들의 작은 힘이 큰 재앙, 국가적 재난을 막아낼 수 있다고 보구요.

앞서 노숙인 시설 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은 최소한 연출 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코로나19 상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안전 유지, 종식을 당기는 것은 성숙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개인위생 관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동료의식과 배려를 하는 것이 결국 더 큰 의미에서의 성숙한 시민의 자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오인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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