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 내용 뒤집을 이재명 지사 친형 정신과 진료 기록 있다?

  • 입력 : 2019-02-12 19:30
  • 수정 : 2019-02-13 10:11
이번 주, 친형 강제 입원 혐의를 두고 이재명 지사와 검찰의 법적공방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검찰의 말과 달리 고 이재선 씨가 아주 오래전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녹취 기록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직접 취재한 박상욱 기자에게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9년 2월 12일 (화)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박상욱 기자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이재명 지사 친형 강제입원 적법성 두고 검찰 VS 이지사 공방.
◈2002년 고 이재선 씨 정신과 진료 및 약 먹은 기록 확보... “2013년 이후 질환 앓았다”는 검찰 주장과 배치.
◈이재명 지사 측, 고 이재선 씨 SNS 글과 부인 박 씨의 진술 제시. “고 이재선 씨 오랫동안 정신질환 앓았다...”
◈고 이재선 씨 유족 측 “잠자는 약으로 알고 한번 먹고 효과 없어 버렸다... 진료 사실 없다” 반박.
◈경기방송 녹취 내용, 고 이재선 씨 평소에도 횡설수설... ‘한국의 마틴 루터가 될 거다.’ ‘자신은 부처와 비슷하다.’ 등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이번 주 예정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판에서는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혐의에 대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지사 측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친형 고 이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은 적법한 절차였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검찰은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부당하게 직권을 남용했다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방송은 최근 고 이재선씨의 정신과 진료기록이 이미 2002년 초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이 적법했는지, 그렇지 못한 건지에 대해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박상욱기자.

▶ 박상욱 기자(이하‘박’) : 네. 박상욱입니다.

▷ 소 : 경기방송은 고 이재선 씨가 지난 2002년 용인의 한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자료를 확보해 보도했는데요. 고 이재선 씨가 이미 오래 전부터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그래서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부적절하다 이런 이야기죠?

▶ 박 : 네. 그렇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경기방송은 지난 2002년 2월 16일 이 씨가 용인의 H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진료 기록지를 확보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이 씨의 개인정보와 최초 내원일, 최종 내원일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이 지사 측은 ‘이 씨가 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이 아니냐’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부당한 방법으로 이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키려 지시했다는 혐의로 이재명 도지사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재선 씨가 지난 2013년 교통사고 이후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정신질환을 앓기 전에 강제 입원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이미 2002년 정신과 의사로부터 상담을 받았고, 약도 처방받았다는 이씨 자신의 육성녹음이 나오면서 검찰의 주장과는 배치된 상황입니다.

▷ 소 : 해당 진료 기록에 따르면 이 씨가 검찰이 밝힌 2013년 교통사고 이전 훨씬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군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이 씨가 내원한 해당 병원은 2002년 당시 치매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정신병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14년 이 씨의 부곡정신병원 입원 당시 이 씨의 배우자 박 씨의 진술을 제시했습니다. 이 지사는 "당시 박 씨가 (이 씨가) 사고 이전에도 이미 수년 전부터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 가족의 말을 빌려 교통사고 이전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 소 : 고 이재선씨가 ‘의사가 준 약을 한번 먹은 적이 있다’고 밝힌 SNS 글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 아닌가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 이재명 도지사와 갈등 관계에 있던 고 이재선씨는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글을 올렸습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 보호 시스템 가동이 필요하다'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인데요. 해당 글에 따르면, 이 씨의 지인인 용인의 모 병원 A의사는 정신과 후배 의사를 통해서 이씨에게 약을 주었습니다. 이씨는 '의사가 선의로 주는 것인데 한 번쯤 먹어보면 어떻겠냐'는 부인의 의견에 따라 그 약을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효과도 전혀 없어서 곧 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 소 : 이씨가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스스로 약을 먹은 적이 있다고 고백을 한 셈이군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이 씨는 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의 전화통화에서도 'A의사에게 약을 받은 적이 있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도지사 측은 "당시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이재선 씨를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용인의 한 병원 의사가 가져다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동생인 이재명 지사 뿐 만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신과 의사의 진단 없이는 조울증약은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 지사 측의 주장입니다.

이재명 측 관계자는 "이재선 씨에게 약을 건네 준 A의사 측이 약을 처방하기 위해 진료차트를 작성했을 수 있다"며, 진료 사실과의 깊은 연관성을 제기했습니다.

▷ 소 : 이같은 근거로 경기방송이 단독 보도한 '고 이재선씨 2002년 정신병원 진료기록지 확인' 제하의 기사를 둘러싸고 유족 측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고 이재선씨가 자신이 직접 "정신과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은 뒤 약을 먹고 있다"라고 밝힌 통화내용이 확인됐죠?

▶ 박 : 네. 그렇습니다. 2002년 2월 당시 이씨의 특혜비리의혹 취재에 나섰던 저희 방송 성남시 출입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확보했습니다. 이 통화에서 이 씨는 정신과 의사를 불러 진료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고 이재선 씨(녹취) : "정신과 의사가 저한테 약도 보름치 지어줬어... (예?) 하루에 2시간 밖에 못 잔다고 정신과 의사가 약도 지어줬어 그거 빠뜨리지 마라. (왜?) 하루에 2시간 밖에 못 잔다고..."

이씨는 특히 자신은 잠을 하루에 2시간밖에 자지 않았는데, 이는 잠을 못 자는게 아니라 안 자는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고 이재선 씨(녹취) : 못 자는 게 아니라 안자는 거거든.... (정신과에 언제 갔었는데?) 누가 꼭... 정신과 의사 불러... 가긴 뭘가... (불렀다고?) 아는 사람이, 나를 존경하는 사람이 불러서 (사무실로?) 아니 어디 식당으로 불러 약 지어줬어..."

며칠 뒤 저희 방송 출입기자는 이씨에 대한 또 다른 취재 통화에서 건강이 걱정돼 “전에 말한 약을 먹고는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정신과 의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을 계속 먹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고 이재선 씨(녹취) : "(약 받은 건 먹고 있어요?) 먹고 있죠. 약속은 지키니까...“

▷ 소 : 저희 방송 기자가 ‘약 받은 건 먹고 있느냐?’ 물었고, 이 씨는 ‘먹고 있다’ 자신은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네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 이재명지사와 감정싸움이 심화되자 이씨와 가족 등은 진료 받은 사실이 없다고 줄곧 주장합니다.

다만, 잠자는 약으로 알고 한번 먹고 효과가 없어 버렸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씨가 복용한 이 약은 '조울증약'이란 사실도 10년 뒤인 2012년 6월 이재명지사와 이씨의 통화에서 이씨 말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들어보시죠.

고 이재선 씨(녹취) : "백00가 인마, 조증약 한번 준 적 있어..." "그러니까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이에 대해 이씨의 부인은 "(이 씨는) 정신과 진료받은 적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며 강력히 반박했습니다. 고 이재선씨 부인 박인복씨입니다.

박인복 씨 (고 이재선 씨 부인) :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2002년 병원에 간 적도 없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은 내역도 없습니다."

▷ 소 : 저희 경기방송 기자와 고 이재선 씨 통화내용은 이씨가 과거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그리고 이 지사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이게 왜 중요한 건가요?

▶ 박 : 네. 지난 2002년 당시 공인회계사로 일해 온 이씨는 자신은 ‘수의계약으로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공개해 지역사회에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지난 1998년 지방선거 때 성남시장 선거사무실 기획실장으로 있던 J모씨에게 빌려 준 돈 3천여만원을 받기 위해 J모씨 부인 명의로 청소년수련관 매점과 식당 운영권을 따낸 뒤 벌어들인 돈을 회수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경기방송 기자는 이 특혜의혹에 대해 취재하고 단독보도하는 과정에서 이씨와 수차례 통화를 했는데요. 이 통화에서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이 나온 겁니다. 이 씨는 저희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당히 난해하고 선뜻 이해하기 힘든 말들을 많이 쏟아냈는데요. 그 중 일부분을 들어보시죠.

고 이재선 씨(녹취) : “하나님한테 고백한 거예요. 이 세상 사람들은 내말을 못 알아들어요. 난 알아달라고 하지 않아. (아니 주변사람들도 생각도 해야...) 옳은 일만 하면 난 용서해. 난 옳은 일하면... (이 변호사도 있고...) 이 변호사도 똑바로 안하면...”

이외에도 이씨는 ‘한국의 마틴 루터가 될 거다.’ ‘자신은 부처와 비슷하다. 하느님이 100%라면 나는 80% 쯤 된다’는 등 이상한 말을 했는가 하면, ‘자신이 간통을 했다’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고 이재선 씨(녹취) : 하느님한테 영광을 돌리니까...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진다.... 이게 나의 모토에요. (예?) 난 한국의 마틴 루터가 돼야 하니까...”

특히, 앞서 말한 내용들을 성남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글을 이 씨 자신이 올려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 소 : 통화 내용 중에 ‘이 변호사’라는 건 변호사를 했던, 현재 이재명 도지사를 말하는 거겠군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 소 : 당시 이씨가 왜 그런 고백을 하게 된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씨가 2002년쯤, 아니 그 이전부터 정신과 약을 복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공판에서는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친형 강제입원 진위 여부를 가리는 법적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죠?

▶ 박 : 네. 그렇습니다. 고 이재선씨가 지난 2002년 2월 스스로 정신과 약을 먹고 있으니 꼭 참고하라고까지 말하면서 밝힌 이같은 사실. 이씨가 2013년 교통사고 이후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을 뒤집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나아가, 이 지사에 대한 재판 전체를 좌지우지 할 만한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 소 : 박상욱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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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