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천, 추사 김정희 선생 집안의 별장인 과지초당이 있던 곳
∎ 5월 30일 <추사의 발자취를 따라서>특별전 - 추사 선생 전국 다니며 남긴 유물전시
∎ 9월 1일 <추사한국전> 작년 6월 중국에서 개최한 <추사 중국전>의 귀국전 형식
■프로그램: KFM 경기방송<유연채의 시사공감> FM 99.9
■방송일시: 2020년 01월 28일(화) (19:30~20:00)
■진 행: 유연채 앵커
■출 연: 과천시 추사박물관 허홍범 학예연구사
▷ 유연채 앵커 (이하 ‘유’) : 오늘 이 시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있는 다양한 문화 현장을 찾아가보고,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이죠. 귀로 듣는 문화탐방, 오늘은 깊이 있는 전시, 품격 높은 추사 문화재의 감상, 그리고 다채로운 추사 역사를 알 수 있는 문화공간인 과천시 추사박물관으로 가보겠습니다. 과천시 추사박물관 허홍범 학예연구사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허홍범 학예연구사(이하‘허’) : 안녕하세요
▷ 유 : 먼저, 과천시 추사박물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까요?
▶ 허 : 과천은 추사 김정희 선생 집안의 별장인 과지초당이 있던 곳이자, 생부인 김노경의 묘가 있던 곳이며, 추사 선생이 말년 4년간을 사시다 돌아가신 곳입니다. 이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학예를 기리기 위해 2013년에 추사박물관을 개관하였습니다. 과천시 추사박물관은 19세기 전반의 실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예술을 기리는 박물관입니다.
▷ 유 : 추사박물관의 위치가 과천인데요. 위치가 과천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허 : 올해 백살이신 김형석 교수에 의하면, 인생의 황금기는 육십에서 칠십오세까지라고 합니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말년은 학문과 예술이 무르익는 말년기라고 합니다. 추사 선생에게 있어서 과천시절은 말년의 학문과 예술의 최절정기를 상징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추사 김정희 선생을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공간이 추사박물관입니다.
▷ 유 : 이제 추사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추사 김정희... 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글씨를 먼저 떠올리실텐데요. 미술계에서는 추사의 글씨가 높게 평가한 반면에, 사대부들은 비난했다고 하는데요. 글씨체가 어떻길래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겁니까?
▶ 허 : 예술가에 대한 오해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당대에 이해를 받지 못하는 것이죠? 보들레르는 예술가를 “이 땅에 귀양온 존재”라고 하지 않습니까? 추사의 글씨는 매우 창조적이라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추사의 창조성이라는 게 오늘날로 말하자면 근거있는 창조성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당대 사람들은 이해를 못한 것이죠! 붓글씨의 원류를 중국 한나라, 서한의 예서글씨, 그러니까 중국 고대 한나라의 비석이나 구리거울 등에 쓰여진 예서글씨의 강한 미감을 추구한 결과입니다.
▷ 유 : 당시에는 파격적인 글씨를 써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추사체의 독특한 필체는 어디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까?
▶ 허 : 추사 선생은 글씨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 조맹부(송설체), 소동파, 안진경 등의 여러 서체를 익혔습니다. 그러다가 중국 고대의 한나라와 남북조시대의 여러 금석문을 익히다가 예서체가 서예의 근본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까 독창적인 추사체는 중국고대의 예서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결국 김정희가 추사체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서체의 장점을 바탕으로한 창조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 유 : 이런 추사의 독특한 필체가 중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중국에서 이런 글씨체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요?
▶ 허 : 청나라 서예의 경우 양주팔괴나 이병수 등 매우 개성이 강한 작가들이 나타나고, 각종 서체와 서예재료에 대한 실험을 통해 청나라 중기 서예는 매우 발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추사는 서한의 예서 글씨를 바탕으로 한 금석기가 강한 글씨를 구사합니다. 추사 글씨 가운데에는 중국에서도 추사의 예서글씨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공간적 구성의 완벽함이며, 둘째는 한 화면 안에 직선과 곡선, 획의 굵기와 가늘기 등이 조화롭게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수직과 수평, 사선, 굵은 획과 가는 획이 적절히 구사된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얄미울 정도로 서예의 공간 구성이 좋다고 하겠습니다.
▷ 유 : 그렇다면, 추사박물관에서는 추사의 글씨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물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 허 : 추사박물관은 지하 2층, 지상2층의 건물입니다. 2층은 추사의 생애를 따라 살펴보는 전시실이고, 1층은 추사의 학예실로 추사의 학문과 예술을 보다 자세히 살필 수 있습니다. 지하1층은 후지츠카 기증실과 상설체험실, 기획전시실, 교육실과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2층 추사의 생애실은 추사 선생이 태어날 때부터 성장기까지, 그리고 24살 때 부친을 따라 중국 베이징에 갔었던 연행시절, 성균관 대사성, 병조참판 등의 관직을 지낸 한양시절, 8년 3개월간의 제주유배시절, 노량진에 머물던 강상시절, 1년여의 북청유배시절, 마지막 말년기인 과천시절 순으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유 : 상설전시 외에 특별하게 개최해서 하는 전시가 있을까요?
▶ 허 : 추사박물관은 2013년 개관한 이래 매년 2~3회의 특별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5월과 9월달에 2번의 특별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5월 30일에 개막하는 <추사의 발자취를 따라서>특별전은 추사 선생이 전국을 다니면 자취를 남긴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합니다. 9월 1일 개막하는 <추사한국전>은 작년 6월 중국 베이징 소재 중국미술관에서 개최한 <추사 중국전>의 귀국전 형식입니다. 추사한국전은 추사와 관련된 과천시 추사박물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충남 예산의 추사기념관, 제주 서귀포의 추사관 등 4개 기관의 순회전 형식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 유 : 특히, 추사의 작품이 현대미술에도 영감을 많이 준다고 하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 허 : 추사 김정희 선생이 현대인이기 때문입니다.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서예, 글씨의 본질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나 할까요?
추사 선생이 남긴 그림은 세한도와 불이선란도 등 많이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추사의 붓글씨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추사의 붓글씨에는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유 : 추사의 생애를 보러 추사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더 즐겁고 유익하게 관람 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허 :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은 전시된 작품을 주욱 보면서 한 번 관람하는게 보편적인 관람방식입니다. 저는 어느 박물관/미술관을 가더라도 꼭 두 번씩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해당 박물관 미술관의 건물구조나 전시작품을 전체적으로 살피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 볼 때는 작품을 죽 이어서 보되 자기 마음에 드는 작품을 좀 오래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유명한 작품일수도 있지만, 소품인 경우도 있고요, 어떤 경우는 패널의 설명문 한 구절일수도 있습니다. 관람은 작품이라는 대상과 자기 자신의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 유 : 추사박물관에서 관람을 할 때에 유물에 대한 해설을 듣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요. 따로 해설을 예약해야하나요?
▶ 허 : 추사박물관은 하루에 4번, 11시, 1시, 2시, 4시에 문화관광해설사가 정기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이나 가족단위로 왔을 경우에는 해설 예약이 필요없습니다. 20명 이상의 단체관람을 예약 하시면 편하게 전시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유 : 해설 시간을 못 맞추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요. 따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해설을 들을 수 있나요?
▶ 허 : 스마트폰의 QR코드를 이용하면 추사박물관의 주요시설과 유물이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전시된 유물 오른쪽에 있는 QR코드를 마킹하면 해당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유 : 추사박물관에는 학생들이 추사와 관련된 체험하려 많이 방문을 할 것 같습니다. 혹시 방문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까요?(프로그램 + 단체관람 방법)
▶ 허 : 2월까지는 겨울방학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사의 벗 문방사우, 조선명필 추사를 만나다, 추사 인장의 비밀을 밝혀라, 과천문화재탐방 등 4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교육프로그램은 유아, 초등학생, 가족, 어린이, 성인 프로그램 등 총 17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초등학생은 학교 연계, 가족프로그램 등 9개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학급단체로 <추사 인장의 비밀을 밝혀라>라는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추사의 벗, 문방사우>나 <두근두근 나도 암행어사>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입니다. 단체관람은 안내데스크 02-2150-2150으로 전화하시면 친절하게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2020 추사박물관 연중 교육프로그램>
▷ 유 : 과천시 추사박물관을 관람하려면 이게 가장 궁금해 할 것 같아요. 입장권 구매와 이용시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시겠어요?
▶ 허 : 입장권은 1층 안내데스크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관일입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 유 : 방송을 듣고 추사박물관을 찾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생길 것 같아요.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세요.
▶ 허 : 과천시 주암동에 위치한 추사박물관은 과천쪽에서 오시는 경우와 양재쪽에서 오시는 경우로 나뉘어 집니다. 사당이나 과천쪽은 선바위역에서 하차하여 1번출구에서 6번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양재쪽은 양재역 9번출구에서 6번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 유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허 : 급속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더구나 우리사회 만큼 변화가 빠른 사회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추사 김정희 선생이 오늘날 계속 얘기되는 이유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추사 학예의 핵심은 창조성입니다. 창조성과 그 실천이야말로 추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큰 선물일 것입니다. 추사 선생의 일생을 통해서 정치적인 굴곡을 경험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간 예술가로서, 그 창조적인 예술정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유 : 오늘 방송을 듣고 과천 시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추사에 관심이 있다면 추사 문화의 발신지인 추사박물관으로 편안하게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과천시 추사박물관 허홍범 학예연구사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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