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의 끝나지 않는 자녀돌봄

  • 입력 : 2019-12-31 18:03
  • 수정 : 2019-12-31 21:29
∎ 퇴직 후 월 소득 평균 188만원 감소, 지출 65만원 감소
∎ 부모님 위한 지출 변화없다 53.3%, 자녀 위한 지출 변화없다 40.3%

kfm999 mhz 경기방송 유연채의 시사공감

■프로그램: KFM 경기방송<유연채의 시사공감> FM 99.9
■방송일시: 2019년 12월 31일(화) (19:00~19:30)
■진 행: 유연채 앵커
■출 연: 키움에셋플래너 손우철 전문위원

▷ 유연채 앵커 (이하 ‘유’) : 2020년 내일이면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 퇴직자들의 현실 과연 어떨까요? 자신의 노후자금만 걱정하면 괜찮을까요?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취업걱정에. 결혼을 한다고 해도 결혼자금에 대한 걱정. 손자라도 생기면 맞벌이 하는 자식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태줘야 하나.??. 그리고 고령의 부모님이 계시면 부모님 부양하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구요..지금 막 퇴직을 앞두고 계시는 분들의 걱정이 아닐까 합니다. 키움에셋 플래너 손우철 전문위원 연결해 베이비부머들의 경제적인 현실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손우철 전문위원 (이하‘손’) : 안녕하세요.

▷ 유 :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현실 어떤가요?

▶ 손 :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대한민국 퇴직 후 라이프스타일’을 연구조사, 퇴직 후 5년 이내의 만 45세부터 70세의 대한민국 남녀 총 700명 설문

퇴직 전 월 소득 470만원 → 퇴직 후 월 소득 284만원 퇴직 전 월 지출 267만원 → 퇴직 후 월 지출 202만원 (이상적 생활비 224만원)

퇴직 후 월 소득은 평균 188만원 감소하지만, 지출은 65만원 밖에 감소하지 않아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퇴직 후~공적연금 수령기 이전 : 소득 크레바스 이 기간에는 ‘퇴직금+개인불입 연금’ 등으로 부족한 소득을 커버해야 하지만,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사람의 비율이 97.9%, 평균 1,600만원 수령 이는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사전에 수령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즉, 퇴직금은 현재 2차 연금으로의 기능을 사실상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유 : 소득이 줄어드는 폭보다 지출이 줄어드는 폭이 적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손 : 이는 지출을 분석해보면 더 안타깝습니다. 퇴직 전후 부모님을 위한 지출 변화 : 변화없다 53.3% 퇴직 전후 자녀를 위한 지출 변화 : 변화없다 40.3%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항목은 옷, 피부관리 등 외적 품위를 위한 비용(59%), 모임 밥값 등 사교에 드는 비용(51.3%) 반면 경조사비, 부모님을 위한 지출, 자녀에 대한 지출을 줄이지 못했다. 이 세 항목은 사실상 가계지출의 고정비 부모님과 자녀에 대한 지원 문제는 본인의 은퇴설계에 반영을 해야 합니다.

▷ 유 : 아이들이 자랄 때 ‘해달라고 하는 것’을 모두 해주다보면 경제 관념이 없어질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안해주기도 그렇고, 딜레마인 상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손 : 자녀의 문제라기보다 부모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7년 육아정책포럼 ‘한국인의 자녀양육관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보면 부모가 언제까지 자녀에게 경제적 지지를 해줘야 하느냐는 질문

대학 입학전까지 해줘야 한다 : 2008년 11.2% -> 2016년 9.9%로 낮아짐 대학졸업할 때까지 해줘야 한다 : 2008년 62.6% -> 2016년 49.3% 취업할 때까지 : 2008년 14.7% -> 2016년 23.6% 로 무려 9%p나 상승

보다 더 오래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생각

표 1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렇게 자녀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자녀

의 경제적 독립에 악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유 : 해외의 경우에는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요?

▶ 손 :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비율을 노년부양비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21.7입니다. UN이 분류하는 선진국의 노년 부양비가 30.2, 유럽 29.7, 북아메리카가 25.9로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되어 있는 선진국들은 ‘부모에게 기대사는 자녀’를 지칭하는 단어가 대부분 있습니다. 미국 트윅스터, 영국 키퍼스, 캐나다 부메랑 키즈, 이탈리아 맘모네 등 다양한데요. 가장 알려져 있는 것이 일본의 패러사이트 싱글입니다.

문제는 패러사이트 싱글들이 고령화가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총무성 통계연구소에 따르면 45~54세 연령대 중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해 살고 있는 패러사이트 싱글은 1980년 18만명에서 2016년 158만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의식주 등 생활의 가장 기초적 부분까지 모조리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들도 31만명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예비 중장년 패러사이트 싱글로 분류되는 35~44세 중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이들도 6명 가운데 한 명꼴입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들이 눈여겨봐야할 통계라 할 수 있습니다.

▷ 유 : 부모입장에서 때가 됐는데 결혼을 안하고 있으면 걱정이 되죠. 하지만 선뜻 시키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바로 결혼 비용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결혼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 손 :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가 올해 2월 발표한 자료가 있는데요.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1000명(남 508명·여 492명)을 대상으로 결혼 비용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 자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억3186만 원으로, 2018년 2억 3085만 원보다 101만 원(0.4%) 증가했다.

이중 주택자금이 1억7053만 원으로 총 결혼 비용에서 7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6년 69.9%, 2017년 70.8%, 2018년 72.7% 등 계속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5:5로 부담한 경우는 24.4%로 4쌍 중 1쌍이었고, 남자가 상대적으로 더 부담한 경우는 34.1% 였습니다.

▷ 유 : 자녀의 결혼자금 중 상당수를 부모가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본인의 은퇴생활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손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016년에 발표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 노후’ 보고서를 살펴보면 그런 경향성을 볼 수 있습니다. 부모 세대의 자녀 결혼자금 마련 방법에 대해 복수 응답한 결과를 보면 예적금 93.2%로 본인의 금융자산을 활용했는데, 문제는 노후생활에 문제가 되는 것까지 손을 댔다는 사실입니다.

부채 활용 12.4%, 퇴직금 활용 11.2%, 개인연금 또는 보험 해약 5.3%, 거주주택 처분 5.0%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부모의 결혼자금 지원 총액은 평균 1억 2,506만원으로 노후자금의 55%를 사용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자녀 결혼자금 지원이 본인의 노후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가정은 25% 수준, 자녀 결혼자금으로 9,346만원, 노후자금의 41.4%를 썼는데, 자녀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생활에 무리가 갈 것 같다고 응답한 75%의 가정은 결혼자금 지원으로 1억 3,546만원을 썼습니다.

자녀의 결혼자금을 어느 정도 사용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노후생활의 질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결혼하는데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도와줄 것”이라고 답한 부모 세대는 무려 22.6%에 달했습니다.

▷ 유 : 자녀 결혼자금을 지원하면 노후 생활에 문제가 되고, 지원해주지 않자니 결혼을 못 할 것 같고, 딜레마일 것 같습니다.

▶ 손 :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단, 자녀 결혼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자녀에게 나중에 부양받는 것은 다른 개념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금 부모 세대는 본인 노후자금의 55%를 자녀 지원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과연 부모 부양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요? 통계청 사회조사(2018)를 살펴보면 부모 부양에 대해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라고 답한 비율이 2008년 11.9%에서 2018년 19.4%로 10년 만에 무려 63%나 증가했습니다.

두 번째는 자녀에게 조기에 자산을 이전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부자 연구로 유명한 토마스J스탠리 박사에 따르면 조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많은 자산을 이전할 경우, 자녀 세대는 그것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수준을 높이는데 쓴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해줬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부모와 자녀의 경제적 의존관계를 강화시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유 : 그렇다면 합리적인 자녀 지원계획 어떻게 수립해아 할까요?

▶ 손 : 자녀가 더 이상 어리지 않고, 생각보다 독립심이 강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듀오웨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자립결혼이 가능한지에 대해 매우 가능하다는 답변이 46.7%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고, 가능하다는 답변도 29.5%였습니다.

2015년 삼성생명연구소 보고서를 보더라도 부모가 지원하고자 하는 결혼자금보다 자녀가 기대하는 금액이 더 적었고, 결혼자금이 부족할 때 자녀의 대부분(96.2%)은 결혼 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자녀들의 60.6%는 오히려 부모의 노후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자녀 지원 계획을 위해서 부모와 자녀 간 기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재정 상황에 대해 부모와 자녀 간 어느정도 공유를 하고 있느냐에 대해 부모 74.5%, 자녀 81.8%가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부모 세대의 노후자금 여력과 지원할 수 있는 결혼자금의 규모를 미리 산정한 후에 자녀와 대화를 하는 것이 본인의 노후생활을 지키면서 자녀들에게 대처방안을 만들게 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 유 : 지금까지 키움에셋 플래너 손우철 전문위원 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202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