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대신 비둘기? 볼턴 버린 트럼프, 북한과의 실무협상 급물살 탈까?

  • 입력 : 2019-09-11 19:27
  • 수정 : 2019-09-12 00:06
▪트럼프 대통령, 대북강경론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실용적 외교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부딪혀와
▪'슈퍼매파' 볼턴 해임 후 북미 협상 유연해질 것으로 예측.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9월 11일 (수)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슈퍼 매파로 분류되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되었습니다.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에 북한 선제공격론을 주장하기도 하였고 최근까지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요구해 온 인물이었는데요. 존 볼턴 보좌관 경질, 한반도 비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하 ‘신’) : 안녕하세요.

▷ 소 : 센터장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왜 경질이 됐을까요?

▶ 신 : 트럼프 대통령하고 맞지 않았던 게 사실인 거 같아요. 적대적 공생이라고 할까요. 존 볼턴 같은 경우에는 원칙주의자, 원리주의자에 가깝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을 위해서 상당히 실용적인 접근을 하는데 양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러가지 이슈에서 이견이 커졌고. 특히 지난 주말에 있었던 탈레반과의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배후에 존 볼턴이 있지 않나 의심을 한 거 같아요. 그래서 트위터로 전격 해임 통보한 거 같습니다.

▷ 소 : 탈레반 얘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 아프가니스탄 얘기잖아요.

▶ 신 : 네. 아프가니스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탈레반 리더들과의 정상회담을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탈레반이 미군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보도가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담을 갖고 결국 정상회담을 취소했죠. 그런데 그 뒤에 존 볼턴이 언론에 이야기를 흘렸기 때문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 거 같고. 관련해서 불편함이 약간 커졌는데. 탈레반 뿐 아니라 이란 문제, 시리아 문제, 러시아 문제, 북한문제, 베네수엘라 문제... 이런 것들이 겹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까 ‘이제 존 볼턴과 같이 갈 수 없다’는 판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 같습니다.

▷ 소 : 이 문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이 전쟁을 해야 되느냐, 그만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존 볼턴 보좌관은 ‘아니다, 계속 강경하게 가야 된다, 군사적 대응해야 된다’ 라고 주장해왔잖아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뜻대로 하기 위해서 비밀리에 탈레반과 정상회담 비슷한 걸 하려고 했는데 그걸 존 볼턴이 언론에 공개를 했다, 이런 이야기인 거죠?

▶ 신 : 예 그렇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 만들어진 거 같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을 안고 가는 거보다는 버리는 것이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 소 : 이번에도 트위터를 이용해 경질을 했어요. 이에 볼턴 보좌관은 “아니다, 내가 먼저 사임의 뜻을 밝혔다” 이런 얘기를 하긴 합니다만.

▶ 신 : 예, 양측이 트위터를 갖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인데. 사실 미국 행정부가 과거와 달리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도 좀 이상한 대통령이고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보통 관료였으면 조용히 있는 게 일반적인 반응인데 맞대응하는 걸 보면 두 사람 간 충돌이 약간 있는 거 같습니다.

▷ 소 : 사임이냐, 경질이냐는 그들의 문제인 거 같고요. 우리가 지켜볼 부분은 사실 지난번 하노이정상회담 때도 다 잘 된 것 같더니 맨 마지막 부분에서 볼턴이 좀 틀었다... 그래서 협상이 결렬된 거 같다 라는 뉴스도 있었거든요.

▶ 신 : 그런 보도도 있었죠. 하지만 제가 파악한 바로는 당시 볼턴 뿐만 아니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반대로 했었던 거 같고요. 트럼프 대통령만 거래를 희망 했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에 있을 때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완전한 비핵화, 그러니까 폐기에 방점을 두고 북한을 압박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서는 한편으론 도움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북한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인 거 같아요. 이제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 될지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부담을 덜 가지고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소 : 북한의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쪽인 것 같긴 한데. 그 동안에도 “볼턴 내려라, 대화 상대 바꿔야 된다” 이렇게 요구를 해왔었잖아요.

▶ 신 : 그렇습니다. 북한과 볼턴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악연이 있어왔죠. 그때는 존 볼턴이 국무부의 군축차관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북한 문제에 관여하게 되고. 북한인권 상황이라든가 그런 부분 관련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을 폭군 이라고 부르기도 했고요. 북한도 그에 맞대응해 볼턴을 향해 “인간 쓰레기다” 이런 표현까지 썼었는데. 아무튼 이번에 다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오면서 세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좀 볼턴이 오게되었고 또다시 악연을 이어갔던 거죠. 북한이 아직까지 공식적인 코멘트는 내지 않고 있는데 속으로는 웃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 행정부가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떠났다고 하더라도 바로 북한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나오진 않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자신들의 입장,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려 할 텐데. 다만 북한도 트럼프행정부 약점, 그러니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잘 풀어 가야 된다는 부담을 갖고 있잖아요. 북한이 그 점을 파고들면서 어떤 임시적인 합의를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미국을 견인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소 : 일단은 지금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 신 : 지금 당장은 부보좌관인 찰스 쿠퍼만이 대행을 하고 있고요. 미국 언론에서는 워낙 폭스뉴스가 트럼프행정부에게 잘해 주고 있고 거기에 더글라스 맥그리거라는 예비역 대령이 국방분야의 해설을 하고 있어요. 그 사람도 후보에 오른다고 하고 있고요. 그 다음 허버트 맥마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있죠. 그 당시에 부보좌관을 하고 있던 리키 와델도 있는데. 누가 될지는 사실 아직 모를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주에 발표한다고 했으니까. 워낙 갑작스러운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니만큼 의외의 인물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소 : 후임이 궁금한 것은 그렇게 물망에 오른 사람들이 볼턴 보다는 그래도 덜 강경한 것인지 유화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인지, 그게 궁금한 거거든요.

▶ 신 : 볼턴 보다는 덜 강경 할 거라고 생각해요. 앞서 소개 발언에서 말씀하셨는데 볼턴은 ‘수퍼매파’였잖아요. 저도 미국에 가서 여러 전문가들 만나봤지만 볼턴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지닌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그러니 아무래도 조금 더 유연할 수 있고 그러한 개인의 입장보다도 미국 행정부의 특징이 발휘될 거라고 생각해요. 뭐냐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내년 12월에 재선을 해야 되는데 이름 있는 명망가들을 다시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모셔 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더군다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을 갖다가 그 자리에 놓겠죠. 그렇다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더욱 세지고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행정부에 없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봅니다.

▷ 소 : 그렇더라고 하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 라고 하는 부분인데. 북한은 계속해서 “새로운 대화에 응할 테니까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와라” 라고 얘기를 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이 9월 4일 인가요,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듯한 그런 메시지...북한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하고. 북한이 쏜 단거리발사체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모든 나라가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갖는다” 이런 식의 표현을 해왔단 말이죠.

▶ 신 : 예.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그렇게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대화가 깨져버릴 경우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 결국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내년 초에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고 보고요.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의 성과라는 게 선거를 앞두고 사라지게 돼요. 그래서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도 안 하고 미사일 실험도 안 한다, 그게 다 자기 덕이다 이렇게 홍보를 해왔죠. 거기에 부담을 갖게 되니까 과연 이 새로운 계산법에 응할 것인가가 문제인거죠. 그러니까 미국은 기존의 입장에서 조금 더 유연한 입장을 취해야 되는 건데 그 가능성은 있다고 봐요. 체제보장을 북한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미 6월 30일 판문점회동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는 동결을 하는 조건으로 관계개선과 체제보장, 그리고 인도적 지원을 해 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북한이 만족스러워 하지 않았던 거죠. 왜냐, 결국 체제 보장 이야기를 하지만 핵심은 어디에 있냐, 바로 제재완화가 포함되어 있어야 된다는 거죠. 반면 미국은 하노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끼를 이야기 했잖아요. 비핵화의 최종상태와 전체 로드맵을 합의하자, 그랬는데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미사일 도발하고 하니까 그거는 버린 거 같아요. 그래서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면서 동결이라든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수용하고. 그 대신 보상에 있어서 관계개선과 평화체제 같은 체제보장 문제를 해주겠다는 거죠. 다만 제제완화의 경우 이걸 풀어줄 경우에는 협상을 북한이 주도하지 않겠습니까?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이렇게 버티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거를 안 해 주려고 하는 건데. 그래서 관건은 제재완화를 포함 시켜 줄 것인가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이 동결이든 영변 핵시설이든 그 부분과 관련해 미국의 보상에 제재 완화가 포함된다면 북한은 수용할 거예요. 그런데 수용이 된 이후에는 이 협상 자체가 북한에 의해 끌려갈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도 아직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거 같아요. 9월 달에 실무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높다고 보는데 바로 미국이 제재완화를 포함 시켜주는 거래를 북한과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요. 서로 줄다리기를 하다가 12월 정도에 최종 결정이 날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까지 기다려보겠다고 하는 건 연말이 돼야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협상력이 가장 커진다고 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9월 달에 어떠한 협상안을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거절을 하면서 시간을 조금 더 벌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론 미국이 가지고 온 협상안이 마음에 들면 바로 협상을 하겠죠.

▷ 소 : 알겠습니다. 시간 때문에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 : 감사합니다.

▷ 소 :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권혁인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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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