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선언한 한국. "당혹" 표시한 미일.
▪종료 선언했어도 11월23일까지 지소미아는 유효...우리 정부, 미국과 일본에 메시지 던진 것
▪우리 안보에 실질적 이득 없는 지소미아, 3년 전에도 졸속 가입. 중국과의 관계만 악화시켜.
■방송일시: 2019년 8월 23일 (금)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일명 지소미아의 연장 결정 시한인 24일을 앞두고 청와대는 어제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의 의미와 파장, 알아보겠습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이하 ‘홍’) : 안녕하십니까.
▷ 소 : 실장님은 이 지소미아 종료를 예상하셨습니까?
▶ 홍 : 글쎄요. 우리 정부가 한미동맹의 부담 때문에 이렇게까지 결정할 줄은 몰랐는데요. 어쨌든 대담하게 잘 결정했다...예상은 못했지만 저는 그렇게 되길 바랐습니다. 왜냐면 지소미아는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게 없고. 사실 한중 관계를 완전히 망쳐놓은 것이 사드도 그렇지만 지소미아도 마찬가지거든요. 애초에 이걸 3년 전에 체결 안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여기서 빠져나오려면 한미관계 때문에 그러기 어려운데. 마침 아베가 빠져나갈 구멍을 줘서 그 기회를 우리 정부가 잘 포착한 거다... 그럼에도 한미동맹에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연장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쨌거나 잘 된 결정이라고 봅니다.
▷ 소 : 그동안 전문가들은 정부가 조건부로 진행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예측하지 않았습니까?
▶ 홍 : 저도 대체로 그렇게 생각했죠. 일단 지소미아를 연장해놓고... 지소미아라는 게 계속 유지된다 해도 일본이 정보를 달라고 반드시 줘야 할 의무는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 연장은 해놓고 실제로 정보교환은 안 하면서 계속 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부의 선택은 지소미아를 일단 종료하기로 한 것이고. 조약국으로서 우리에게도 권리가 있는 거거든요. 굳이 명분이 없더라도 안 해도 되겠다 하면 안 해도 되는 건데. 이번엔 명분이 뚜렷했거든요.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했는데 그러면서 최고급 기밀정보를 달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거죠. 이미 일본이 경제보복했을 때 지소미아는 깨진 것이다... 그러니 미국도 한국을 탓할 게 아니라 일본을 탓해야 하는데. 워낙 아베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예처럼 굴었기 때문에 일본엔 책임추궁을 안 하고 우리에게 비난을 하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동네북처럼 돼버렸어요. 지소미아는 제가 표현할 때 과도할지 모르지만 한국을 중국이나 북한의 방패막으로 만들어놓고... 그러면 고마운 줄 알아야 하는데. 일본은 그런 방패막에 경제보복을 하고 미국은 쳐다만 보고 있고. 그런 와중에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니, 보세요. 지금 아쉬운 게 누굽니까. 그걸 보면 알 수 있죠. 미국과 일본입니다.
▷ 소 : 일본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안보환경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요.
▶ 홍 : 당연히 일본이 좋은 정보를 못 받게 됐으니까요. 그간 29건 밖에 교환한 게 없지만 실제로 중국과 전면전에 들어간다면 자기 나라에 날아오는 미사일 정보가 하나도 없거든요. 그건 엄청나게 손해죠. 국가의 사활적인 안보 이익인데. 우리가 지소미아에서 일본에 받는 정보도 북한이 한국쪽이 아니라 동해상 일본쪽으로 미사일을 쐈을 때 낙하지점이 어딘가 조정하는 정도인데.. 그 정보가 우리에게 왜 필요합니까?
▷ 소 : 그 정보는 미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홍 : 미국에서도 확인되고요. 미국은 인공위성으로 일본보다 몇 배나 더 좋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아주 보안적인 정보 뿐인 거죠.
▷ 소 : 실질적으로 29건 했다고 하는데. 사실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질적인 내용에 있어서 우리가 줬던 내용들이 훨씬 더 고급정보고. 일본에서 우리에게 줄만한 것이라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이었다.
▶ 홍 : 더군다나 일본은 인적정보도 거의 안 갖고 있고 전세계에서 우리만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미국에 편승해서 북한과 모든 걸 끊어놨거든요. 과거에는 사회당이나 여러 정치인들이 북한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요즘은 못 가게 하니까 북한에 대해서 전혀 몰라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소중한 정보를 일본에 주고 있는데 일본은 아주 부수적인 것만 줘놓고 경제보복도 하고. 그래놓고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니 우리가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다 하고 있는데 이건 한국의 주권을 완전히 무시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 소 : 당초 지소미아를 3년 전에 진행한 것도 미국이 요구해서 한 거잖아요?
▶ 홍 : 그렇죠. 그때 제가 반대를 명확히 했는데 국회의원들 모시고 해서는 안 된다고까지 얘기했죠. 원래는 이명박 정부 때 국민들 몰래 진행을 해서 국무회의에서 사전절차 없이 하려고 했는데 위법성이 발견돼 체결 1시간 전에 취소한 적이 있어요. 그래놓고 이명박 대통령은 독도 방문하고 일본 천황 사죄하라고 해서 한일관계가 다 망가졌죠. 박근혜 정부 때도 위안부 합의 졸속 처리하고 미국이 압박을 가하니까 지소미아를 다시 협상한다 해서 27일만에 체결했어요. 그런데 다른 나라들과이 협상 과정을 보면 이게 몇 년씩 걸리는 일이거든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당하기 전에 급박하게 처리한 걸 보면 얼마나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서 한 건지. 박근혜 대통령도 이걸 잘 체결했는지 모르고 반신반의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소 : 아무튼 미국의 요구가 있었는데 언론에선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상황이에요.
▶ 홍 : 일단 미국은 아쉽겠죠. 사드를 갖다 놨는데 사드가 월활히 작동하려면 한일 간 정보가 실시간으로 교환돼야 하거든요. 물론 지금은 피해가 없지만 위기시에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교류돼야 북한이나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데. 이게 파기가 돼서 미국과 일본의 안보가 취약해졌죠. 우려가 되고 실망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게 한미 조약이 아니잖아요. 한일 간의 조약인데 미국이 뭐라고 할 순 없는 거죠. 한국의 주권적 권리를 존중한다면. 우리 정부가 하는 이야기는 이겁니다. 미국이 지소미아로 가장 큰 이득을 보고 일본도 이득을 보고 있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사활적인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는데 미국은 구경만 하고 있지 않냐, 미국이 진짜 지소미아를 지키고 싶으면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해 경제보복을 못하게 하라, 그러면 우리도 지소미아를 계속 연장하겠다... 그런데 미국이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것 아닙니까. 미국이 그런 소리를 하는 건 책임감있는 강대국의 자세가 아닌 것 같습니다.
▷ 소 : 미국 입장에서는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관여를 해왔다.”는 입장이지 않습니까?
▶ 홍 : 그러나 중립을 지킬 상황이 아니고 일본이 명확히 잘못했습니다. 독도 문제만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 평화 조약 때 초안에는 ‘독도, 거제도, 울릉도, 제주도를 한국에 반환한다’고 하는 걸 독도를 빼줬어요. 일본의 강력한 로비 때문인데. 그때 미국이 잘못했으면 지금이라도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확실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 센가쿠고 독도고 죄다 애매한 태도만 취하잖아요. 초강대국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죠. 중립적인 태도만 옳은 것이 아닙니다. 사태가 명확할 때는 한쪽 편을 들어줘야 관계가 잘 돌아가는데. 한일 갈등의 씨앗을 미국이 심은 상황에서 한일 간의 갈등이 있으면 “우린 모른다, 제3국이다” 이러니 미국이 한일 간의 갈등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불이익이 오더라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거죠.
▷ 소 : 우리가 지소미아 카드를 꺼낸 것도 미국을 이용해 일본의 마음을 돌리려던 전략이었는데. 일본이 말을 안 들었잖아요.
▶ 홍 : 안 듣죠. 일본은 한국을 궁지에 몰아넣고. 본래는 백색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조치가 이번 24일보다 더 전에 실시를 하려고 했는데. 아베가 일부러 휴가를 가서 닷새로 연기해 우리가 먼저 결정하게 하고 “한국 때문에 깨졌다” 한 거죠. 어떻게 보면 미국을 등에 지고 한국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건데. 한국이 강수를 둠으로써 미국이나 일본이나 곤혹스럽게 됐죠. 하지만 미국, 일본 어느 나라에도 따질 자격은 없고. 그러나 여전히 한미관계는 중요하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잘 간수해야 하고. 또 하나 지소미아는 11월23일까지는 유효합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11월23일 이전에 백색리스트 배제 조치를 원상복귀시키면 지소미아는 다시 하겠다.” 이런 거거든요. 거의 3달 가량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아쉽다면 그 시간 동안 일본에 간곡히 부탁을 해서 원상복귀 시켜야죠.
▷ 소 : 지금 질문이 올라왔어요. “미국, 일본 동맹 관계는 취약하게 만들고 중국, 북한에 이롭게 만들었는데 이게 잘 했다? 이런 겁니까?” 라고요.
▶ 홍 : 이로운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를 확실히 지켜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안보가 아닌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따라 제도화된 것이 사드하고 지소미아입니다. 이건 안 하는 게 훨씬 좋았습니다. 지금 질문하신 분이 지소미아나 사드 배치 이전 한중 관계가 얼마나 좋았는지 떠올리시면 제 심정을 이해하기 쉬우실 거예요. 중국이란 나라는 우리와 동맹국은 아니지만 한국의 무역에 있어 매년 90조의 이득을 주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중국이 굉장히 중요한 나라인데 어느새 중국이 우리를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어요. 지소미아와 사드 때문에. 지금도 중국 전문가들은 사드를 추가배치할까 걱정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이 올 연초부터 서울을 오려고 했는데 사드 때문에 못 오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단추 하나는 제자리로 돌려놨는데 욕심 같아서는 사드도 우리 안보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드를 안 한다고 해서 국가안보에 소홀한 것이 아니라. 사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보복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가 핵을 못 갖더라도 북한의 재래식 미사일이 날아올 때 그에 상응하는 미사일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러면 북한이 감히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마치 북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하늘에서 맞출 수 있는 것처럼...그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에요. 엊그저께 정주영 회장 고향 강원도 통천에서 미사일을 쐈잖아요. 그게 서울로 날아오면 2분도 안 돼서 날아옵니다. 그걸 어떻게 맞출 수 있겠습니까. 만약 북한이 서울에 미사일을 쏘면 우리는 몇 배로 보복을 하는 능력을 함으로써 억제하는 것이지 하늘에서 막는다고 억제력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 소 : 결국 미국과 일본에 도움 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인가... 그런 생각을 해볼 수가 있겠는데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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