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M스페셜] "수원 원천동 오피스텔, 수백억원대 전세보증금 피해의 전말"

  • 입력 : 2019-08-22 19:16
  • 수정 : 2019-08-23 10:03
∎ 피해자 대다수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 대부분
∎ 은행 대출로 건물 짓고 공사 잔금은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한 이른바 ‘돌려막기’
∎ 계약을 맺는 세입자 당사자들이 등기부등본등 서류 꼼꼼히 확인이 제일 중요

■방송일시: 2019년 8월 22일(목)
■방송시간: 3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서승택 기자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아파트나 원룸을 구할 때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전세제도’ 인데요. 전세제도는 고려시대부터 논밭을 담보로 금전을 융통받고 해당 부동산 사용 수익을 이자로 제공하던 제도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렇듯 전세제도는 과거부터 이자 수익 때문에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정착이 된 제도입니다. 하지만 최근 전세제도에 대한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원에서는 세입자들이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이 만료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취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승택 기자!

▶ 서 : 네, 서승택입니다.

▷ 소 : 전국 각지에서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수원에서도 수백억 원 대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죠?

▶ 서 : 네, 그렇습니다. 피해자 대다수가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 대부분인데요. 피해 예상 규모만 5백억 원에 달하고, 피해 예상자는 총 4~5백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가 많다보니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개인생활에도 피해를 입는 등 안타까운 사연도 들리고 있는데요. 특히 피해자 박 모 씨는 지난 2017년 5월 수원으로 직장을 옮겼는데, 계약 기간 2년이 만료되는 지난 5월 집주인 변 모 씨에게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습니다. 박 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약 1억 4천만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혼도 무기한 연기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박 모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현재 제가 결혼을 내년 2월로 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돈이 큰 돈이다 보니까 이 돈이랑 모았던 돈 모아서 서울에 전세 구해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어요. 서울도 집값이 비싸니까 15평짜리 집을 구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구하고 스드메나 이런 준비를 하던 중에 돈을 빼려고 하다 보니까 집주인이 연락이 안돼서 그 돈이 없어지고 그렇게 되다 보니까 결혼 자체를 미정으로 무기한 지연을 시키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김 모 씨는 지난 2017년 12월 17일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해 여전히 해당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한동안 김 씨는 집에서 씻거나 용변조차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관리 업체에서 김 씨가 관리비를 미납했다는 이유로 수도를 끊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김 모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관리비를 안 내기 시작한 거죠 4월인가 5월부터 이번 달 초부터 수도 끊겼어요 지금도 불편해요 왜냐하면 물을 못 쓰니까 세탁기를 돌려야 되는데 못 돌리니까 그런 것도 불편하고 또 급하면 화장실을 써야 하잖아요 그럼 또 물을 내려야 하는데 물을 못 내리니까 악취가 좀 나고 그렇죠.”

▷ 소 :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집에서 씻지도 못하고 심지어 결혼까지 미루는 등 일상생활도 완전히 망가졌네요. 아까 피해 예상금액이 5백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서 : 일단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중 4백 명이 집주인 변 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고소장을 접수받아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출석해 자필로 진술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는데요. 피해자들은 변 씨가 총 26개 건물, 800호 이상의 가구를 가지고 무분별하게 임대사업을 확장했고, 임대차기간 만료 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이런 사실들을 숨긴 상태에서 새로운 세입자들과 임대차 계약을 계속해 임차인들의 피해 규모가 커졌다고 주장합니다.

▷ 소 : 현재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말씀인데요. 만약에 정말로 돈이 없어서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면 자산, 즉 원룸 건물을 팔아서 그 돈을 세입자들에게 돌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 서 : 세입자들은 집 주인 변 씨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본인 소유의 부동산들을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명의 이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변 씨가 재산을 의도적으로 은닉했다는 건데요.

한 세입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제가 듣기로 갖고 있는 재산들을 변 씨가 가지고 있는 땅이나 건물 소유주가 아닌 사람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저희 임차인들에게 돈을 주지 않고 그런 식으로 가지고 있는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으로 은닉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사해행위로 인정이 돼서 다시 돌려놔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는 재산들을 명의를 다른 사람들한테 이전을 하고 있거든요.”

더욱이 변 씨가 해당 건물에 대한 은행 대출이자도 내지 않고 있어 순차적으로 경매에 넘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 소 : 이쯤되면 집주인 변 씨가 의도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빼돌린 것이라고 의심해볼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서 : 심지어 변 씨가 소유하고 있는 원룸 건물 일부는 소매점과 사무소로 승인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적으로 숙박시설이 아닌 곳임에도 불구하고 세입자와 계약을 맺어 살게하고, 어떠한 고지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변 씨는 지난해 7월 건축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세입자들은 불법건축물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 세입자입니다.
(인터뷰) “여기 임직원 대출로 신입사원들 다 여기 살잖아요 사회 초년생들 그런데 살 수밖에 없어요 근저당이 걸려있고 해도 공업용지라서 다 근린시설 등록이 돼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살다가 결혼하는 추세인데 이것을 악용한 거잖아요 자기들이...”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변 씨는 같은 혐의로 이미 벌금형 1회와 징역형의 집행유예 3회를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입니다.

▷ 소 : 그러니까 수원시로부터 근린시설로 허가를 받은 뒤 불법 원룸 영업을 한 거네요.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피해자들도 3~4백 명에 피해금액도 5백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사건인데요. 근본적으로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겁니까?

▶ 서 : 우선 집주인 변 씨는 적은 돈으로 원룸 임대 사업을 계속해왔는데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짓고 공사 잔금은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른바 ‘돌려막기’로 추정되는 셈입니다. 변 씨는 이런 수법으로 원룸 건물을 불려온 건데요. 지난 해 인근에 380억 원 상당의 대지를 매입했습니다. 10여 명의 투자자들과 그 땅을 매입해 다시 원룸 사업을 시도하려고 했던 겁니다. 하지만 수원시에서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아 그 큰 금액이 묶여 버리게 됐습니다. 380억 원에는 투자자들의 자금도 있었지만 신탁들도 껴있었는데요. 변 씨의 현금 대부분이 묶이게 됐고, 계약 만료된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기 시작하게 된 거죠. 이러다 올해 5월 이 폭탄이 터져버려 이 사단까지 나게 된 겁니다. 변 씨 일가의 건물은 수원에만 총 26개 동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10개 동은 은행 대출이자를 내지 않아 현재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 소 : 카드 돌려막기와 같은 수법으로 임대 사업을 진행한 거네요. 하지만 이렇게 적은 돈으로 불안하게 임대 사업을 하는데 공인중개사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세입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나요? 공인중개사가 법적 중개인인 만큼 이런 사실을 계약 당사자에게 알려줬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서 : 네, 그렇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계약 당시 이러한 사정들을 세입자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문제는 변 씨의 오피스텔 계약은 특정 부동산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취재진이 확인 결과 해당 부동산은 집주인 변 씨의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이었습니다. 건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돼있는데요 중개업자는 “문제없다”,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세입자들의 계약을 유도한 겁니다.

한 세입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그 부동산이 임대인이랑 성이 같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가족 관계라고 알게 됐고, 계약 당시 딱히 그런 것에 대한 고지는 없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같은 성을 쓰고 성이 특이해서... 방을 골라주는게 3가지가 있었는데 101동부터 110동 사이에 있는 방 3개를 본거에요. 같은 건물들이었던 거죠. 그 중에 하나를 고른 거고요. 어딜 골랐든 결과는 똑같았을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집주인 변 씨는 해당 부동산이 의도적으로 해당 사실을 숨기고 계약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임대사업의 특성상 전세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집주인 변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임대인들은 20억 원 가까이 토지매입비, 건축비 해서 들어가면 대출이자도 내야하고 세금도 내야하고 그래야 하는데, 거의 99%가 전세에요. 전세를 안 놓고 비워둘 순 없어요. 그렇다보니까 재투자를 하는 거죠. 이게 피드백이 안되는 바람에 자금줄이 막힌 거에요. 두 번째, 새로운 임차인들이 들어오지 않아요. 나가는 사람이 10명이라면 들어오는 사람은 1~2명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10명 중 10명 중 8명은 돈을 받고 나가기 어려운 시장이란 말이에요. 그 상황을 모르고 접근하다 보니까 그 돈을 보증금 받아서 뭐했냐, 도피시켰냐 이런 추측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 소 : 집주인은 임대사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세입자들은 돈을 못 받고 있고...조금 전에 집주인이 불법건축물에 세입자들과 계약을 해 살게 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허가를 해준 수원시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수원시는 지금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 서 : 경기방송의 단독보도 이후 다수 언론에서 해당 사건을 보도하자 지난달 19일 수원시는 TF 팀을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8일에는 도시정책실장과 비대위 대표, 시민단체 등이 모여 면담도 벌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TF 관계자들은 임차인들의 의견을 듣고 향후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변 씨가 현재 자금난으로 전세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건축물을 삼성 등에서 매입해 기숙사 용도변경 후 임차인을 재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유는 피해자 중 80% 이상이 삼성전자 직원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 측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입니다. 삼성은 신입직원들의 기숙사를 운영하지도 않고 있고 기숙사는 외국인근로자들에 한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소 : 삼성전자는 엄청난 부담이겠죠.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 대부분이 삼성전자 직원이라는 이유로 해당 건물을 매입해 용도변경 후 임차인에게 재임대한다는 것에 대해 관련법도 확인해봐야 할테고... 결국 수원시가 중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건가요?

▶ 서 : 네, 현실적으로 수원시가 TF 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말했지만 현재까지도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또 다른 해결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분이 세입자들이 모여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건축물을 경매로 낙찰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후 해당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을 세입자들이 나눠 갖는 방법인데요. 하지만 수원시 측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세입자들이 특수법인 설립 가능성을 고려해 집주인 변 씨의 건물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말 것을 수원시에 요구했는데요. 수원시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결국 수원시가 설립한 TF 팀은 아무것도 못 하고 회의만 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 소 : 어떻게든 이런 문제가 잘 해결돼야 할 텐데요. 사회초년생들에게 수천만 원의 돈은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전세계약을 맺을 때 주의할 점이나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 서 : 우선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등본 상에서 가장 먼저 소유자가 집주인이 맞는지 확인하고, 문서 맨 밑 열람일시를 통해 오늘 날짜에 발급한 서류가 맞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이외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내역을 확인하고 등본 뒷장에 보면 주택임차권이라고 적혀 있고 임차보증금이 잡혀있다면 기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나갔다는 것을 의미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 작성 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전입신고는 해당 주소에 산다는 것을 증명을 해주고, 확정일자는 보증금을 보호받는 일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도 보증금을 지키는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 소 : 결국 계약을 맺는 세입자 당사자들이 서류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제일 중요하단 말씀이네요. 전국적으로 이러한 전세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피해를 막기 위한 법률 등의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승택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서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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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