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노동시장 흑역사 ‘20년’ 정규직 전환 어디로 가나?

  • 입력 : 2019-07-25 19:16
  • 수정 : 2019-07-26 11:38
◾ ‘불법파견’에서 자회사 전환 방식까지 고용시장 천태만상
◾ 변하지 않는 비정규직 800만명 언제까지...
◾ 대기업 사내 유보금 1천1백조 시대

■방송일시: 2019년 7월 25일(목)
■방송시간: 3부 저녁 7:40 ~7: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오인환 기자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이번주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3차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갈등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도 집권 초기 앞서 들으신대로 노동부문에서의 강력한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노동은 생명권과 직결되는 만큼 경기방송은 문재인정부와 대한민국 노동시장을 한번 간략하게나마 점검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보도국 오인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오인환기자(이하 ‘오’) : 네 보도국 오인환기자입니다.

▷ 소 : 먼저 이번주 공공무분에서 정규직 전환 실적을 내놨는데 어떤 내용 인지 부터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오 : 네. 고용노동부가 어제(24일)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에서만 18만5천명, 그러니까 약 9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자평했습니다.

공공부문 853개소에서 몇 명이 전환되었고 어떠한 방식으로 채용되었는지를 상세하게 공개했는데요.

처우개선 부분으로는 복지후생비를 지급하도록 해 다소 인상효과가 있었다.... 또 약 15%의 연간 임금인상이 있었다고 자료를 내놨습니다.

▷ 소 : 이에 대한 평가는 조금 생각 차가 큰 것 같습니다. 실제 어떤가요?

▶ 오 : 네. 앞서 들으신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민간 부문까지 개선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공공부문에서는 양적으로 일부 성과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수치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2017년 기준 공공부문에서만 비정규직은 무려 41만명에 달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정부가 애초에 비정규직 전환대상자를 이 가운데 절반 수준으로 추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약 20만명은 오히려 일자리를 잃거나 여전히 비정규직에 머무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 소 : 애초에 출발점 부터가 다르네요... 몇 점을 주어야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어쨌든 성과도 인정해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우리사회 전반적으로는 좀 비정규직이 많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오 : 네. 저희가 그래서 통계청이 실시하고 있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 조사라는 것이 있는데요. 매년 발표하는 이 자료를 비교 분석해봤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소 : 네. 이렇게 물어보시면 늘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구요. 그래도 좀 줄지 않았을까요?

▶ 오 : 네. 우선 통계청에서 매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01년, 2007년, 2010년, 2018년 자료를 살펴봤는데요.

비정규직의 총량을 보시면 사실 놀라실 겁니다.

지난 2001년 8월 기준으로 국내 비정규직은 737만명였구요.

2007년 3월까지 879만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고 2010년 828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기준 우리의 비정규직은 821만명입니다.

사실 크게 나아진 것은 없지요,

넓게 보면 2명 가운데 1명은 우리사회에서 여전히 비정규직이다라고 봐도 무방한 현실입니다.

▷ 소 : 앞서 말씀하셨지만 이번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질 부분이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 까요?

▶ 오 : 네. 먼저 정규직 전환의 질적 문제를 이야기 하기 전에 우리가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법파견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은 사실 2000년대 이후입니다.

당시 정부는 31개 업종에 대해서 사용자의 고용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요.

이 업종을 제외한 분야에서까지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한 후 지휘 감독하는 꼼수를 써왔습니다.

그렇다보니 처우나 해고에 항상 노출되어왔고...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불법파견노동자를 노동시장에서 가장 열악한 분야로 꼽았습니다.

언론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비밀스러운 고용형태를 지적하고 법적으로 이들의 지위를 확보하는 노력을 해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농협 하나로마트 사태 부터 해서 현대기아차 문제 등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구조적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소 : 그동안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불법파견이냐 아니냐 이런 문제를 법적으로 다투기도 했고 해결된 곳도 있고 하지 않았습니다.

KTX 승무원 문제, 이마트, 현대기아차 문제도 같은 맥락인데...

이제는 좀 이런 부분에 큰 변화가 감지 된다구요.

▶ 오 :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가장 큰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 그동안은 불법파견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하는 것이면 되었는데...

사실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법적 판결이 날 때 까지는 최소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렸습니다.

만약 이제 와서 법원이 사측의 잘못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에게는돌이킬 수 없는 시간인건데요.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정규직 전환 가이드 라인을 보면 정규직 전환 방식에서 좀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2017년 7월에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자료인데요.

정규직 전환 방식에 3가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먼저 직접고용방식, 그리고 자회사 방식,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방식을 내놓았는데... 실제 이 부분에서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자회사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 소 : 들어보니까 저희가 한번 다뤘던 내용인데 것 같은데요. 국내 대표 정수기업계의 자회사 방식의 전환 문제 이 방식 아닙니까?

▶ 오 : 네. 맞습니다. 자회사 방식 그러니까 파견용역근로자를 한데 모아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인데요.

불법파견으로 찬 세례를 맞았던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법의 감시를 피했던 방식이었구요...

어떻게 보면 정부가 아예 이제는 대놓고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 소 : 20년째 지속되어 온 불법파견을 공공부문이 답습하고 결국 이렇게 봉합해보겠다는 구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오 : 네 자회사 방식의 문제는 아시겠지만 전환 과정에서 사실상 일부 직원들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 과정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의 인터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1)“안전장치가 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민간의 용역회사가 들어온거에요. 일반분들은 본 회사의 비슷한 구조가 들어온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조직의 변화가 없이 들어오니까... 일의 행태들이 변한게 없습니다.”

사업주 또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자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취약부분인데요.

우선은 조직 내 갈등까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2)“어떤 조직 문화에 있어서도 누구는 자회사, 직고용 가려지다 보니까... 벽을 쌓는 문화가 생겨서 조금 조직 문화가 빡빡해진 것을 느껴요.”

정부는 일단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이 설립된 자회사에 대한 감사 등을 진행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자회사 운영에 대한 감시가 절실한데 민간차원에서의 설립된 자회사를 과연 정부나 언론에서 감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소 : 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를 또 저희가 꾸준히 지적해왔는데 새로운 소식이 최근에 있었던 만큼 좀 짚어주시죠.

▶ 오 : 네. 경기방송이 지난해 초 기획으로 보도를 꾸준히 해왔던 내용입니다.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서 검찰이 지난주 기소의견으로 임원 일부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고용노동부가 기아차 화성공장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상은 860명 정도인데... 사측은 600명 정도는 이미 정규직 전환을 마쳤다는 입장이구요.

노조측은 무슨소리냐 800명이 아닌 대상자는 7천명에 달한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말이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는 갈등의 정점에 이르지 않을까지 하는 전망을 해봅니다.

노조 관계자입니다.
(인터뷰3)“명백하게 검찰이 여전히 재벌을 봐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이미 법원에서 조차 판결이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기소하지 않는다면... 법원의 재판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미 10여년이 지난 상황이기도 하고 과거 이미 법원 판결까지 나왔던 상황이어서 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이제는 기업들이 정부권력이나 정치권력, 법 보다도 더 상위에 있다는 비판적인 생각이 듭니다.

▷ 소 : 왜 노동에 대한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공정하지 못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왜 이런 현상이 유지된다고 보시나요?

▶ 오 : 저희가 여러기업들을 취재하고 개선까지 상당히 노력을 기울이면서 느꼈던 점은 기업이 과연 이들에게 줘야 할 인건비가 경영에 무리가 될 정도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한가지는 분명히 여력이 있다는 것이거든요.

지난해 기준 국내 사내 유보금은 1천100조원에 이르구요. 이 가운데 저희가 지적해온 10대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이 80%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연간 한해 정부 살림이 400조원이 채 되지 않는데...

기업들은 이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온 이러한 댓가를 기업 몇 명의 소수가 가지고 있다는 것 한번 고민해볼 대목입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계의 노력을 통해서 우리가 좀 더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 특히 질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고민을 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라는 말씀으로 오늘 준비한 내용을 마치겠습니다.

공공기관 자회사 전환 노조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4)“과정에 시간이나 좀 더 공을 들였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차별적 문화나 과정에서 마음이 또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인식 자체가 많이 개선이 안됐어요. 예전 용역 시절 마음을 못버리셨어요. 정규직이 아니고 정규직화된거에요. 숫자 보다는 내용을 좀 보시고 사람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파악을 좀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소 : 네. 공정한 노동, 공정한 사회... 특히 오늘 말씀드린 것 처럼 사실상 합법이 된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공공부문은 물론이구요.

민간 부분까지 철저한 감시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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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