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 호국 보훈의 달, 산성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는 성곽길은 어디?

  • 입력 : 2019-06-02 13:02
◈‘강화나들길’, 시원하게 펼쳐진 북녘 땅 감상 가능.
◈‘남한산성’, 샛길 따라 다양한 등산로 탐방 가능.
◈‘고양 행주산성 역사누리길’, 행주대와 함께 보이는 노을이 장관.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길’, 산성 마니아들 답사처

kfm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5월 31일(금)
■방송시간: 2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오늘은 가정의 달 5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부터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시작되는데요. 이런데 딱 여행하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이 시간 함께 하실 분 경향신문 이윤정기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윤정입니다.

▷ 소 : 호국보훈과 관련된 여행지를 소개한다고 하셨는데, 무슨 테마에요?

▶ 이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6월 추천 걷기여행길로 국난극복의 역사가 서린 성곽길을 조명했는데요.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경기도권에서 갈 수 있는 명소와 전국에 있는 성곽길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소 : 오늘 테마는 성곽길이네요. 그럼 경기도에서 갈 수 있는 좋은 성곽길 많은데요, 어디부터 소개 받아볼까요?

▶ 이 : 네. 강화나들길이 정말 좋습니다. 저도 정말 많이 걸어봤거든요. 여기가 겨울은 좀 춥고 여름엔 이곳에 그늘이 없어서 걷기가 좀 힘들거든요. 그래서 요즘 걷기 참 좋은데. 특히 15코스인 ‘고려궁 성곽길’은 강화산성을 중심으로 걷는 남문을 출발해 남산 정상 남장대와 북문을 지나 북장대를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특히 북장대에서는 북녘 땅까지 내려다보여 가슴이 뻥 뚫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요. 대신 이 길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돌아오는 것도 감안을 하셔야 해요. 여기가 외진 곳이라 버스도 잘 안 다니거든요. 그래서 내 체력의 반만큼만 걸었다가 돌아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수도를 지키는 요새같은 역할을 했잖아요. 그래서인지 성곽이 정말 많습니다. 오산의 독산성은 지역의 대표 문화재인데요.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쌀로 말을 씻기는 이른바 ‘세마(洗馬) 병법’의 지혜로 왜군을 물리쳤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주에는 삼국 시대 돌성, 파사성이 있습니다. 둘레 935m로, 길지는 않지만 한강을 끼고 있어 전망이 좋습니다. 또 고양에 행주산성이 있다면 김포에는 문수산성이 있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성으로, 병인양요 때 지휘소 역할을 했던 ‘장대’와 110m의 성곽, 남문 등이 복원되면서 다시 조명 받고 있습니다. 파주로 올라가면 덕진산성이 있습니다. 고구려가 5세기 장수왕 때 남쪽으로 진출하던 과정에서 임진강변에 쌓은 산성입니다. 지난해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537호로 지정됐습니다. 해발 85m의 구릉에 설치된 이 성은 인근에 있는 연천 호로고루, 당포성 등과 함께 고구려가 지은 중요한 방어시설로 평가됩니다.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여러 시기의 축성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고요. 이천의 설봉산성은 백제 성곽이나 저수지에서 확인된 부엽 공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선 특별하게 성벽 및 제방 축조 방법으로 갈대와 같은 초본류나 나뭇가지, 삼나무 껍질을 깔아 제방이나 성벽을 단단히 하는 공법을 만들었다고 해요. 같은 경기도라도 지역마다 시대를 반영한 특별한 산성을 보실 수 있으니까요. 그런 걸 생각하신다면 가셔서 재미있는 걷기 여행 하실 수 있겠습니다.

▷ 소 : 그리고 또 어디가 있을까요?

▶ 이 : 남한산성을 잊으면 섭섭하죠. 남한산성도립공원은 경기도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에 걸쳐 있고. 연간 방문객만 300만 명에 달한다고 해요. 단위면적당 방문객으로 따지면 국내에서 최고 수준인데. 한겨울에 가도 너무 좋고.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코스를 잘 선택하셔야 하는데요. 짧게는 2.9km, 길게는 7.7km까지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맞춤코스가 있습니다. 중간 중간 나 있는 샛길을 이용한다면 코스는 입맛대로 더 다양해진다고 하고요. 제가 다녀봐도 남한산성이 힘든 등산코스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가볍게 가실 수가 있고. 그리고 제가 기사를 써야 하니까 여기 방문하기 전에 소설 ‘남한산성’을 읽고 갔거든요.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 안에 갇혀서 신하들과 함께 ‘청나라와 화친해야 한다, 계속 싸워야 한다’ 하면서 계속 싸웠던 곳이잖아요. 이런 역사도 생각해보시면 더 재미있는 걷기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소 : 남한산성 걷다보면 영화 ‘남한산성’도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 이 : 원래 남한산성이 치욕의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난공불락의 상징이었다고 해요. 인조가 성이 함락돼서 항복을 한 게 아니라 걸어나와 성 밖에서 항복을 한 건데. 그래서 청도 이 장소가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느꼈대요. 그래서 이후 계속 사신을 보내서 남한산성을 축조했는지 안 했는지 감시를 했다고도 합니다.

▷ 소 : 그렇게 난공불락의 요새지만 결국 안에서는 식량이 떨어져서 나왔나보죠?

▶ 이 : 그렇기도 하고 더 싸울 수도 없었을 거예요. 성은 함락됐지만 이미 나머지 국토는 청나라에 함락된 상태니까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겠죠.

▷ 소 : 네. 남한산성의 역사를 떠올리면서 걸으셔도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주실 곳은요.

▶ 이 : 이번에는 고양누리길 행주산성 역사누리길인데요. 행주산성은 덕양산 능선을 따라 1㎞ 둘레로 이뤄진 토성입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민군이 힘을 모아 왜군을 물리친 곳이기도 하답니다. 총 3.7㎞ 길이로 이어지고 도보로는 고양시정연수원에서부터 팔각초소전망대, 진강정, 권율장군대첩비, 대첩문, 시정연수원입구까지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데. 걸으면서 행주대교가 보이기도 하고 그것을 배경으로 보이는 노을 지는 풍경은 한강 최고의 경치로 손색이 없습니다.

▷ 소 : 오늘 권율 장군님이 많이 등장하시네요.

▶ 이 :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까요.

▷ 소 : 또 다음으로 소개해주실 곳은요?

▶ 이 : 경기도 안성 죽주산성길입니다. 안성의 죽주산성은 신라 시대 때 만들어진 성이라고 하는데요. 인근에는 칠장사와 매산리석불입상 등 안성 죽산 지역의 고려 불교 문화유산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이 문화재들과 함께 보셔도 좋습니다. 특히 지금 걷기 참 좋아요. 안성의 드넓은 평야 사잇길을 시작으로 약 13㎞ 정도의 길이를 걷는데. 한양과 부산을 잇던 옛 영남대로를 따라 이어집니다. 주변의 농촌 풍경도 멋있지만 비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경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길이가 길어서 코스를 잘 선택하셔야 할 것 같아요. 죽주산성북문에서 나와서 봉업사지5층석탑, 죽산면소재지까지 이어지는데, 코스 하나만 선택해서 걸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소 : 죽주산성길 소개 받아봤고요. 이번엔 어디로 가볼까요?

▶ 이 : 남쪽으로 내려가면 좋은 길이 있죠.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길입니다, 삼년산성은 산성의 나라라 불렸을 만큼 수많은 산성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산성마니아들이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명불허전의 산성 답사처라고 해요. 신라의 삼국통일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이 삼년산성에서 출동한 군사들이었다고 해요. 지금은 적군의 창칼을 막는 역할을 내려놓고 이곳을 찾는 현대인들을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주는 충실한 안식처가 되어 있는데. 보은사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으니까 당시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시면서 걸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소 : 한 군데만 더 소개 받아보겠습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 이 : 네. 진주로 가보시면 좋은데요. 한국관광공사에서 에나진주길 01코스 역사와 문화의 길을 추천했습니다.

진주사와 진주성공북문에서 시작되는 길인데요. 이 진주에 가보면 예와 풍류를 아는 곳이란 생각이 들어요. 남강변에 진주성이 있고 등축제도 열리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이 지역이 풍수적으로 배산임수라고 해서 남쪽으로 남강이 흐르고 북쪽에는 대룡산, 비봉산, 선학산이 품고 있는 모양새에요. 그래서인지 이곳을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더라고요. 없던 길을 산책로로 만든 것이 아니라 동네 분들이 다니는 길을 산책로로 만든 거라고 하는데. 진주성공북문을 지나서 중앙유등시장, 봉산사·비봉산으로 죽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경남문화예술회관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코스가 길어요. 길이가 총 15㎞정도 인데. 길이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남강 길만 죽 걸어도 너무 좋으실 거예요.

▷ 소 : 편도 15km인가요, 아니면 왕복인가요?

▶ 이 : 왕복 기준으로 나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너무 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남강과 진주성만 봐도 좋기 때문에 중간중간 버스랑 자전거를 타시면서 주요 명소만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소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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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