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 입력 : 2019-05-17 16:28
  • 수정 : 2019-05-29 08:56
프로그램 단독 공개 주요 내용
국가 2급 비밀 실미도 사형수 군사재판기록
미국 1급 기밀 키신저-주은래 비공개회담
실미도 기간병-유가족 트라우마 분석

3화 -"국가의 명령"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오프닝]

(뒤척뒤척 군인들 자는 소리) 상관 : (속삭이며) 이준영.... (흔들면서) 어이! 이병! 지금 바로 기상한다. 실시!

이준영 : (어리둥절) 네? 이병 이준영

상관 : 이병 황석종! 이병 김정현! 너희들도 지금 바로 기상한다. 실시!

모두 : 넵 알겠습니다.

(파도소리, 갈매기 우는 소리, 뱃소리)

배상사 : 자, 다들 배에서 내린다. 실시!

이준영 외 2명의 기간병 : (배에서 내린다. 군화발 소리)

배상사 : 지금부터 모자와 가슴에 있는 이등병 계급장을 뗀다.

이준영 외 2명의 기간병 : (계급장을 뗀다.)

배상사 : 지금부터 너희들은 섬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앞으로 그 곳에서 거기 있는 특수요원들 교육을 시킨다. 지금 이 시간부터 너희는 이등병이 아닌 하사다. 지금 나눠주는 하사 계급장을 이 실과 바늘로 이 자리에서 가슴과 모자에 단다. 실시!

이준영 외 2명의 기간병 : (다는 중)

배상사 : 지금 이 시간부터 너희는 정식 하사다...알겠나

모두: 네 알겠습니다.

(인터뷰) "구타를 그렇게 많이 해 영화에서? 천만의 말씀, 잘못한게 있으면 무조건 체력훈련으로 들어가는 거에요." "저희 집에 찾아왓을 때 제가 밥을 해서 먹였는데, 북한으로 가는 거래요 옥천에 내 친구들과 전부 합쳐서 7명이 간대요." "뼈도 울궈주고 계란도 들어오고 해서 잘 먹였습니다 사관생도들의 급여를 똑같이 지급했어요 3~4개월 만에 끊어지더라고."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10부작. "2019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3화 "국가의 명령"

[나레이션: 배우 강신일]

영화 실미도 684부대 제2조장 역을 맡았던 배우 강신일입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1960년대 말 실미도 부대의 탄생 배경과 시대적 배경을 통해 그들의 비극적인 운명의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이제 우리는 실미도가 만들어졌던 ‘역사의 그날’로 떠나보려고 합니다.

과연 그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부름을 받았던 것일까요?

중앙정보부에 의해 모인 31명의 훈련병 외에도 다른 청년들이 존재했습니다.

대한민국 공군 195기. 기초군사교육을 마친 기간병들은 영문도 모른 채 외딴 섬, 실미도에 배치됐습니다.

당시 입대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18살에서 19살에 불과했습니다. 사실 공작원보다도 더 어린 나이였습니다.

이준영 실미도전우회 사무국장 (인터뷰) "마지막 훈련 과정에 딱 조준 사격 4발 총을 쏘고서 수료를 합니다 공군은, 그 친구하고 3명이 불려나와서 도망백(더블 군용백)이고 뭐고 다 놔두고 와라 그래서 나갔더니 까만 지프차에 타라 그러더라고 그날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바로 실미도 684부대.

당시 훈련을 막 마치고 실미도에 배치된 기간병 역시 자신의 운명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실미도 공작원들의 신분에 대한 논란에 접근해봤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결코 결코 사형수나 무기징역수 같은 범죄자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지난 2006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서도 밝혀진 내용입니다.

공군2325부대가 1968년 3월 28일에 중앙정보부에 상신한 '특수공작 기본공작계획서'.

모집 당시 정부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처우와 보수를 약속했습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모집관들은 이를 통해 공작원을 설득하고 모집했습니다.

공작원 유가족 (인터뷰) "옥천에 내 친구들하고 해서 7명이 간대요. 7명이 가는데 가면 훈련받는 동시에 한 달에 150만 원을 엄마한테 매달 부쳐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엄마가 그 돈가지고 풍부하게 살 수 있지 않겠느냐..."

그들은 국가 부름에 응했던 평범한 민간인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군인의 신분은 물론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찬진 조사위원 (인터뷰) "제반상황을 고려해 볼 때,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실미도 부대는 '김신조 부대'와 같은 31명으로 모집됐습니다.

공식 명칭은 2325전대 209 파견대, 1968년 4월 4일에 만들어진 이 부대는 '684파견대'로 불렸고 작전명은 '오소리' 였습니다.

나레이션

1969년 부대 창설 이후 실미도 공작원들에게는 낙하산 강하훈련과 기구훈련이 필수적이었다.

특수부대원들 조차도 이겨내기 힘겨운 훈련의 연속이었다.

1969년 10월 4일 기간요원과 공작원들은 목숨을 건 실전훈련에 투입된다.

기간요원: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라 앞에 보이는 기구는 우리의 생명을 담고 있다.

공작원: 네 알겠습니다. 어디까지 가게 되는 겁니까?

기간요원: 오늘은 지난 훈련에 이어 오류동에서 경북 의성까지 우리는 이동한다.

공작원: 의성이면 200km 가 넘는 곳이지 않습니까? 지난 훈련에서 우리는 불과 25km 움직였습니다.

기간요원: 정신 똑바로 차려라 이번 훈련에서 너희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북한에 침투하기 위한 실전훈련인 것이다!

공작원: 네 알겠습니다.

기간요원: 저기 보이는 곳이 바로 경북 의성이다. 내 고향 의성, 수고했다.

공작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684!

공작원과 기간요원이 탑승한 3명의 기구는 5시간 45분 만에 경북 의성에 도착하며 성공의 깃발을 흔들었다.

창설된 684부대 소속 공작원은 모두 31명.

그들의 목표는 무조건 "김신조 부대보다 한 단계 더" 였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의 한계치를 고려하지 않는 강도 높은 훈련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이준영 실미도전우회 사무국장 (인터뷰) "만약에 여기서 이북으로 넘긴다고 칩시다 제일 중요한 게 뭐 같아요? 제일 첫째가 체력이에요 체력이 없으면 죽어요. 구타를 그렇게 많이 해? 영화에서? 천만의 말씀. 잘못한 게 있으면 무조건 체력훈련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들의 주요 임무는 북한의 핵심 인물 제거와 군사적 요충지에 대한 파괴였습니다.

실미도 부대 운영과 함께 이들을 감시하고 훈련 시켜야 하는 기간병에게도 고된 훈련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버려진 건 아니었습니다.

이준영 실미도전우회 사무국장 (인터뷰) "담배가 그때 제일 비싼 게 신탄진이었어요. 그쵸? 그거까지 다 지급을 했었어요. 머리맡에 피로회복제로 설탕포대를 두 포대씩 쌓아두고 두세 달은 했었어요. 그 다음에 다 짤라버린 거에요."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기간병들의 노력으로 이들은 공작원으로서의 면모를 하나 둘 갖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공군은 당시 부대 운영 상황을 중앙정보부에 끊임없이 보고해왔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그들이 흘렸던 땀의 결과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나레이션]

공작원들은 6km를 김신조 부대인 124군보다 1분 빠른 26분에 완주했다.

그들의 목표는 "김신조 부대보다 한 단계 더"였으며 최근 이뤄진 산악 훈련 결과에서 시간당 10km 이상 주파할 수 있었다.

사격 명중률 역시 98% 이상을 달성했다.

태권도와 호신술, 기구와 낙하산 훈련을 마친 이들은 이제 공중침투까지도 가능해졌다.

야간 공중 침투를 위해 진행된 서울 오류동에서 경북 포항까지의 훈련은 성공적이었다.

3개월에서 6개월 훈련병과 기간병은 영문도 모른채 긴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하지만 내려지지 않는 출격 명령.

결국 실미도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하나 둘 터지고 맙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실미도 684부대 운영과정에서 벌어졌던 참혹한 사건의 현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연출 오인환 취재 서승택 작가 하나리 나레이션에 강신일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도 방송문화진흥회의 라디오콘텐츠제작지원을 받아 제작하였습니다.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 기획: 오인환 취재: 서승택 작가: 하나리
나레이션: 강신일
성우: 홍후백, 하지형, 김용, 박주광, 이다슬

도움주신분들
실미도 기간장병
양동수, 김태수, 안지근, 김정현, 이준영, 김동배, 김양구, 김이태, 성영균, 권오관

공작원 유가족
이향순, 김병희, 임충빈, 임일빈, 백영철

김신조 목사
이찬진 변호사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조소영 국방부 서기관
이만종 호원대학교 교수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승준 최종현 학술원 자문위원
김태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장
신동근 원장(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안정애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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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