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의 끝자락 봄의 입구에 온 듯 합니다. 철이 바뀌면 볼 수 없는 것들이 몇 있는데요. 그중 하나, 바로 철새가 있죠. 오늘 4부에서는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와 우니라나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철원의 겨울철새 여행 안내 받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3월 2일(금)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3월입니다. 이번 주말, 역사와 철새와 함께하는 철원 여행 어떠신가요? 이 시간 여행 길라잡이,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이하‘이’) : 안녕하세요. 이윤정입니다.
▷소 : 이번 평창올림픽은 남북한 팀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더더욱 올림픽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평창은 한 번 소개를 했고. 오늘은 한반도 평화를 꿈꿔보는 의미로 철원으로 떠나본다고요.
▶이 : 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철원’ 하면 치를 떠는 분들이 계실 거에요. 한국전쟁 때 격전지였고, 지금도 DMZ와 군사지역이 워낙 많아 왜 철원으로 여행을 가냐고 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리고 한국전쟁의 상징어가 바로 ‘철의 삼각지대’라고 해서. 한국전쟁 당시 벤플리트 장군이 “적의 생명줄인 철원-평강-김화의 ‘철의 삼각지대(Iron Triangle Zone)’를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며 격전을 벌인 곳이기도 해요. 그런데 올림픽 개최 전에 성화 불꽃이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에서 양지리 검문소까지(16㎞) 자전거 특별봉송으로 이어지면서 평황의 의미를 되새겼는데요. 오늘은 바로 그 ‘양지리’로 떠나보겠습니다.
▷소 : 네. 철원 양지리...백마고지 전적지 인근에 있나 보네요.
▶이 : 네. 비무장지대 바깥 남방한계선을 경계로 남쪽 5~20㎞. 민간인출입통제선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464번 지방도로가 민간인출입통제선이었는데 지금은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갔어요. 이 선 북쪽 가깝게 마을이 있는데요. 그래서 민통선 북쪽에 있다 하여 민북마을이라 불리는데. 에전에는 일일이 통행 허가증을 받아야 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철새도래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생태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 됐습니다.
▷소 : 통행 허가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주민등록증만 보이면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이 : 네. 낮에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들어가면 되는 건데. 원래 여기에 마을이 있었던 게 아니래요. 민통선이 1954년에 만들어직조 이곳에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게 되니까 군사 작전 및 보안 유지를 목적으로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 정부는 양지리 주민들을 9평 단독주택에 2가구씩 입주시켰는데요. 여전히 소를 키우는 집이 많아 집 옆에는 우사도 있고요. 옛 7,80년대 풍경을 볼 수 있는 마을입니다.
▷소 : 철새생태관광지를 앞에서 말씀하셨는데. 부지런한 철새는 이미 뜨지 않았을까요?
▶이 : 네. 제가 한 번 취재를 갔을 때 2월 말이었는데 그때도 새들이 참 많았어요. 아마도 이번 주말이 지나면 떠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기 철원 DMZ 철새평화타운에서 두루미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열려요. 큰 사진기를 들고 와서 며칠 묵으면서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은데요. 철원지역은 전 세계 야생 두루미 800여마리(약 30%)가 평야에서 겨울을 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물오리, 재두루미, 큰고니, 고라니, 독수리...정말 많은 새들이 철원 평야에 내려앉아 있어요. 지금은 먼 길을 떠나기 전에 새들이 먹이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서 사진 찍기는 더 좋을 겁니다.
▷소 : 하지만 아마추어들이 가기에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따로 해설 프로그램 같은 게 있나요?
▶이 : 네. 사실 여기가 일반인이 승용차 몰고 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에요. 미리 마을에 사진을 찍으러 가겠다, 신청을 하고 또 철새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사람들을 모아 셔틀버스로 가서 조용히 사진촬영을 하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DMZ 철새평화타운이 있는데 양지리 옛 양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철새탐조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토요일에도 오전 10시, 오후 2시 셔틀버스를 타고 두루미 생태체험, 철새탐조, 평화전망대 관람 등을 할 수 있으며 2시간이 소요됩니다.
2코스(이길리철새도래지)는 평화타운에서 출발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자가용을 이용해 두루미 및 철새 탐조가 가능합니다. 뚜루 교실은 매주 2회 청소년을 대상으로 철새탐조, 자연동·식물 보호교육, 두루미 그림그리기, 에코백 만들기 등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곳이 숙박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요. 저도 마을에서 하루 머물렀는데 이용하시면 편하게 철새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약은 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실 수 있어요.
▷소 : 겨울 철새가 떠나기 전에 한 번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 좋겠네요.
▶이 : 네. 사실 철새 뿐 아니고 철원에 가면 의외로 가볼 곳이 많습니다. 분단의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역사의 현장이 많기 때문인데요. 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제2땅굴, 월정리역, 철원평화전망대, 아이스크림고지 등 분단역사 현장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395m 야트막한 야산을 두고 피아간 1만7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고 수없이 고지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백마고지 전투의 이야기를 실감할 수 있고요.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유명한 월정리역에는 분단으로 끊겨버린 철도와 외로이 녹슨 철마가 덩그러니 남았는데요. 또 공산 치하의 산물이라는 노동당사와, 남과 북의 공법이 함께 조화를 이룬 승일교, 금강산 전기철도의 출발점인 철원역, 그리고 끊어진 금강산철교 등은 흔히 알려진 분단-전쟁-냉전의 산물입니다.
▷소 : 아이들과 함께 가면 살아있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겠어요. 또 더 있을까요?
▶이 : 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 철원평화전망대에서는 비무장지대, 평강고원, 북한선전마을이 보입니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아이스크림고지가 있는데요. 아이스크림고지는 6·25전쟁 때 처절한 쟁탈전과 포격으로 산이 아이스크림같이 녹아내렸다고 해서 생긴 명칭입니다. 옛 철의삼각전망대는 현재 두루미전시관으로 바뀌었고요. 뿐만 아니라 고대 한반도 지질이 생성된 역사를 볼 수도 있습니다. 철원평야가 생기게 된 이유는 화산활동 때문인데요. 낙타고지와 장암산 옆에 ‘오리산’이라고 야트막한 봉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화산활동이 생겨났다고 해요.
▷소 : 마지막으로 여행하면 남는 게 먹는 거죠. 간단하게 먹을 거리가 있나요?
▶이 : 네. 철원은 소고기가 유명해요. 부위별로 파니까 먹어보셔도 좋고요. 장어도 유명하고 막국수도 맛있더라고요. 한탄강 인근에는 메기 매운탕 집도 많은데,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잡은 메기라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가셔서 취향대로 골라드시면 좋겠습니다.
▷소 : 알겠습니다. 철원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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