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집행정지…법원, 원청·하청 교섭단위 분리 제동
AI경기방송 · 2026.09.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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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우려”…법원, 중노위 교섭단위 분리 결정 집행정지
'본안소송 주목'

 

[AI경기방송 = 사회]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단위 분리 문제와 관련해 법원이 처음으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8일 자동차 제조업체 D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결정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노란봉투법 자체의 시행이나 효력을 정지한 것은 아닙니다.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이 쟁점이 된 개별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교섭단위 분리 결정’의 집행을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정 기간 중단시킨 것입니다.

 

■ 노란봉투법, 원청도 일정 조건에서 ‘사용자’ 인정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원청도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도록 사용자 개념을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하청 노동조합이 직접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이 같은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단위 설정을 둘러싸고 발생했습니다.

 

■ 11개 협력업체 근로자, 민주노총·한국노총 노조에 각각 가입

 

자동차 제조업체 D사는 11개 협력업체에 업무를 위탁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한국노총 산하 D사 협력업체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D사 분회에 나눠 가입돼 있었습니다.

금속노조는 지난 3월 10일 D사가 산업안전 분야 근로조건 등에 대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D사 협력업체 전체 교섭단위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 충남지노위 ‘분리 인정’…중노위도 D사 재심 기각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9일 금속노조의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D사가 산업안전 분야 근로조건과 관련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면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한 것입니다.

D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 D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결정이 확정될 경우 D사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을 상대로 각각 단체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 D사 행정소송 제기…동시에 집행정지 신청

 

D사는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동시에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냈습니다.

D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가입한 복수 노동조합의 상급단체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중노위 결정이 계속 효력을 유지할 경우 교섭단위 분리에 따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법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예방할 긴급한 필요”

 

서울행정법원은 D사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으로 D사에 발생할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집행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집행을 본안 사건인 서울행정법원 2026구합53338 사건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6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하도록 했습니다.

집행정지 사건번호는 서울행정법원 2026아13162입니다.

 

■ ‘노란봉투법 무효’ 판단 아니다…본안 판결이 핵심

 

이번 결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법원이 아직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 자체가 위법하다고 최종적으로 결론 내린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집행정지는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해당 처분이 계속 집행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등을 판단해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추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D사가 실제로 하청 근로자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상급단체가 다른 복수 노동조합의 교섭단위를 분리한 것이 적법한지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에서 다뤄질 전망입니다.

 

■ 노란봉투법 시행 후 원·하청 교섭분쟁 본격화 가능성

 

이번 사건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하청 관계에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둘러싸고 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한 첫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번 결정이 향후 유사한 원·하청 교섭분쟁과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개정법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범위와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단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첫 집행정지 결정이 나온 가운데, 서울행정법원이 본안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판단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노동계와 경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AI경기방송 현준호 대표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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