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햇볕과 바람으로 3년…당진 장독대에서 익어가는 ‘미예담’
AI경기방송 · 2026.10.13 16:49
AI경기방송
공유하기

비가 오면 뚜껑 닫고 맑으면 햇볕으로…3년 숙성 전통된장

일반 고추장은 고춧가루 6~10%이내 ... 미예담은 40%·메줏가루 25%…원료부터 차별화된 프리미엄 

6년 묵힌 천일염에 3년 숙성…시간으로 완성한 당진 전통장

전라도 도기 장인이 만든 항아리에서 메주와 천일염 사용
맑은 날에는 햇볕과 바람, 비가 오면 뚜껑 덮으며 장독 관리

청국장을 직접 띄우고 건조해 분말로 가공


[앵커멘트]

좋은 장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무엇일까요?

콩과 고추, 소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충남 당진에서는 전라도 도기 장인이 만든 항아리에 직접 만든 메주를 넣고, 6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장을 담가 3년간 숙성하는 곳이 있습니다.

물엿을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직접 만든 메줏가루의 함량을 크게 높인 고추장과, 전통 방식으로 띄워 만든 청국장 분말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당진시가 인정한 지역특산품, ‘미예담’의 전통장 제조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시 면천면.

넓은 마당에 크고 작은 장독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미예담 제공

장독마다 햇볕이 골고루 내려앉고,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항아리 사이를 천천히 지나갑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항아리 위에는 이물질과 벌레가 들어가지 않도록 촘촘한 망이 씌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전통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 분말을 생산하는 ‘미예담’입니다.

미예담의 장독대에서는 기계가 아니라 햇볕과 바람,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장을 숙성시킵니다.

 

■ 항아리부터 다르다…도기 장인이 만든 전통 항아리

 

미예담 된장의 차별화는 장을 담는 항아리에서 시작됩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일반 용기가 아니라, 전라도 지역의 도기 장인이 직접 만든 항아리를 사용합니다.

 

전통 항아리는 안과 밖의 공기가 미세하게 드나들 수 있어 ‘숨 쉬는 그릇’으로 불립니다.

업체 측은 이 항아리 안에서 메주와 소금물이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발효되고 숙성된다고 설명합니다.

 

 

항아리 안에는 직접 만든 메주를 차곡차곡 넣습니다.

여기에 6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과 정제수로 만든 소금물을 붓습니다.

소금은 장의 짠맛만 결정하는 재료가 아닙니다.

메주가 상하지 않도록 보존하면서 된장의 발효와 숙성, 최종적인 맛의 균형까지 좌우합니다.

 

미예담은 천일염을 구입해 곧바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간수가 충분히 빠지기를 기다린 뒤 장을 담그는 데 사용합니다.

천일염 특유의 거칠고 쓴맛을 줄이고, 된장 맛을 보다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 가을에 말린 고추와 정제된 숯까지

 

메주와 소금물을 넣은 뒤에는 가을에 말린 붉은 고추와 정제된 숯을 항아리에 함께 넣습니다.

붉은 고추와 숯을 띄우는 것은 전통 장 담그기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방식입니다.

업체 측은 말린 고추와 정제 숯을 사용해 전통적인 장 담그기 방식을 재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재료를 넣은 항아리에는 촘촘한 망을 씌웁니다.

뚜껑을 계속 닫아두는 것이 아니라, 맑은 날에는 뚜껑을 열어 장이 햇볕과 바람을 만나도록 합니다.

햇볕이 좋은 날에는 장독 뚜껑을 열고,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서둘러 뚜껑을 덮습니다.

날씨가 바뀔 때마다 장독대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하루도 관리에 소홀할 수 없습니다.

햇볕이 너무 강하지 않은지, 비가 들이치지는 않는지, 항아리 안의 발효 상태는 적절한지를 사람이 직접 확인합니다.

 

이런 장독 관리는 며칠이나 몇 달 만에 끝나지 않습니다.

계절이 세 번 바뀌고, 다시 세 번의 여름과 겨울을 지나는 동안 계속됩니다.

 

■ 햇볕과 바람 속에서 3년 숙성

 

미예담 된장은 장을 담근 뒤 약 3년 동안 숙성합니다.

봄에는 따뜻한 햇볕을 받고, 여름에는 높은 기온 속에서 발효가 활발해집니다.

가을의 건조한 바람을 지나 겨울의 차가운 기온을 견디며 된장의 맛은 조금씩 깊어집니다.

 

빠르게 생산해 곧바로 판매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항아리 안에서 충분히 숙성될 때까지 기다리고, 판매할 때가 돼야 비로소 항아리를 개봉합니다.

 

3년간 숙성된 된장은 색이 진해지고, 콩과 메주에서 나오는 구수한 맛과 향도 깊어집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항아리와 날씨, 숙성기간, 관리방법에 따라 장맛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예담이 된장을 대량생산 제품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품 하나를 출하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과 수많은 관리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콩부터 메주까지 직접 만든다

 

 

된장의 기본이 되는 메주도 외부에서 완제품을 구입하지 않습니다.

엄선한 콩을 깨끗하게 씻은 뒤 12시간 이상 물에 충분히 불립니다.

불린 콩은 가마솥에 넣고 콩이 충분히 무를 때까지 약 6시간 동안 삶습니다.

 

잘 삶아진 콩은 분쇄한 뒤 일정한 크기로 빚어 메주를 만듭니다.

메주를 건조하고 자연 발효시키는 과정에서도 온도와 습도, 발효 상태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제대로 발효된 메주만 된장과 고추장 제조에 사용합니다.

원료 상태부터 메주 제조, 장 담그기와 숙성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것입니다.

 

■ 고춧가루 40%…시판제품과 확연한 차이

 

미예담 고추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춧가루 함량입니다.

업체가 밝힌 원료 배합 기준에 따르면 미예담 고추장에는 고춧가루가 40% 들어갑니다.

 

2022년 소비자단체가 국내 주요 제조사 고추장 17종을 조사한 결과, 당시 조사제품의 고춧가루 함량은 6%에서 11.8% 수준이었습니다.

미예담의 고춧가루 함량 40%는 당시 조사제품과 비교하면 최소 3.4배에서 최대 6.7배 높은 수준입니다.

 

제품별 제조법과 원료 표시 방식이 달라 모든 고추장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요 시판제품에서 보기 어려운 고함량 배합인 것은 분명합니다.

 

고춧가루 함량을 높이면 원료비 부담도 커집니다.

특히 국내산 고춧가루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면 수입산 고추양념이나 다른 곡물 원료를 중심으로 만든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미예담은 가격을 맞추기 위해 고춧가루 함량을 줄이기보다, 고추 본연의 색과 매콤한 맛을 살리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 직접 만든 메줏가루 25%

 

고춧가루와 함께 주목할 원료는 메줏가루입니다.

미예담 고추장에는 직접 만든 메줏가루가 25% 들어갑니다.

고춧가루 40%와 메줏가루 25%를 더하면 두 원료가 전체 배합의 65%를 차지합니다.

 

직접 만든 메줏가루는 고추장의 구수한 맛과 발효 풍미를 결정합니다.

외부에서 대량 생산된 메줏가루를 단순히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된장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콩을 삶고 메주를 띄운 뒤 건조·분쇄해 사용합니다.

고춧가루의 매콤한 맛과 메주의 구수한 풍미가 고추장 맛의 중심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 물엿 없이 엿기름과 프락토올리고당 사용

 

미예담은 고추장의 단맛과 점도를 내기 위해 물엿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통적으로 단맛을 내는 데 사용해 온 엿기름과 프락토올리고당을 사용합니다.

 

찹쌀죽을 쑤는 방법도 일반적인 제조법과 차이가 있습니다.

엄나무를 달여 만든 추출액에 찹쌀가루를 넣고 천천히 죽을 쑵니다.

 

이렇게 만든 찹쌀죽에 엿기름과 프락토올리고당, 고춧가루와 직접 만든 메줏가루 등을 배합해 고추장을 만듭니다.

물엿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당류가 전혀 없는 제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프락토올리고당과 엿기름도 단맛을 내는 원료입니다.

미예담의 차별점은 무가당이나 특정한 건강 효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료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제조했는지에 있습니다.

 

■ 청국장을 직접 띄워 만든 분말

 

미예담의 또 다른 제품은 청국장 분말입니다.

청국장 역시 깨끗하게 세척하고 충분히 불린 콩을 가마솥에서 삶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잘 삶아진 콩을 발효실에서 띄우고, 발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합니다.

 

충분히 발효된 청국장은 특유의 실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건조시설에서 말립니다.

약 48시간 동안 건조한 청국장을 곱게 갈아 분말 형태로 만듭니다.

 

청국장 분말은 청국장찌개뿐 아니라 국과 각종 양념에 넣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청국장을 갈기만 한 제품이 아니라 콩을 삶고 발효시키고 건조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된장·고추장·청국장 분말 모두 제조과정 차별화

 

미예담 된장은 전라도 도기 장인이 만든 항아리와 6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해 3년간 숙성합니다.

고추장은 고춧가루 40%와 직접 만든 메줏가루 25%를 넣고, 물엿 대신 엿기름과 프락토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냅니다.

찹쌀가루는 엄나무 추출액에 풀어 죽을 쑵니다.

청국장 분말은 콩을 직접 삶고 띄운 뒤 건조해 분말로 만듭니다.

세 제품 모두 생산시간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방식보다 원료와 전통 제조과정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대량생산 장류와는 원료 함량과 제조방식, 숙성기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 안에 무엇이 들었는가

 

미예담 제품의 판매가격은 일반 대량생산 장류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가격만 비교하면 3년의 숙성기간과 직접 만든 메주, 높은 고춧가루 함량, 6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의 가치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가 살펴봐야 할 것은 포장지 앞면에 적힌 ‘전통’이나 ‘태양초’라는 문구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고춧가루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고추와 콩의 원산지는 어디인지, 메주는 직접 만들었는지, 단맛을 어떤 원료로 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숙성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미예담이 말하는 프리미엄은 화려한 포장이나 광고 문구가 아닙니다.

전라도 도기 장인이 만든 항아리, 6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 3년간의 자연 숙성, 고춧가루 40%, 직접 만든 메줏가루 25%.

그리고 날씨가 바뀔 때마다 장독 뚜껑을 열고 닫는 사람의 손길입니다.

 

[클로징]

좋은 장은 서둘러 만들 수 없습니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6년 된 천일염으로 소금물을 만들고, 항아리 안에서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3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맑은 날에는 장독 뚜껑을 열고, 비가 내리면 다시 뚜껑을 덮습니다.

 

고추장은 물엿 대신 엿기름과 프락토올리고당을 사용하고, 고춧가루 40%와 직접 만든 메줏가루 25%를 아낌없이 넣습니다.

청국장은 직접 띄우고 말려 고운 분말로 완성합니다.

가격을 낮추기보다 좋은 원료와 충분한 시간을 선택한 전통장.

당진의 햇볕과 바람, 그리고 3대째 이어온 손맛이 담긴 ‘미예담’입니다.

 

AI경기방송 이유진 입니다.

※ AI경기방송은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합니다. 기사 내용에 대한 정정·반론·제보는 오보·정정보도 요청을 통해 접수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여 의견을 남겨주세요.
관련기사
 
비행깃값 빼도 이득… '스시자로' 원정 처방 유행 8시간전
불법 반입 적발 건수 4건에서 5,030건으로 폭증 일본발 반입이 63% 차지… 현지 품귀
 
국물 다 마시면 나트륨 '5일 치' 섭취… 마라탕 나트륨 함량 '경고' 어제
한 그릇 평균 나트륨 5,380㎎… 일일 기준치 2.7배 최고 함량 제품은 1만㎎ 돌파&h
 
어르신 독감 무료 접종 개시… 75세 이상부터 순차 진행 6일전
이른 독감 유행에 일정 앞당겨…75세 이상 10월 6일 첫 접종, 70세~74세 10월 12일,
회원정보 로그아웃
콘텐츠
소통·홍보
회사소개
홈홈 메뉴메뉴 영상영상 마이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