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26년 9월 SK가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이사장 최태원)은 트리플라잇과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트리플라잇(주)이 국민 1000명의 사회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발간한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표지. 사회적 지지는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관계망’을 설문한 결과이며, 사회 신뢰는 정부, 기업, 언론 등 제도권에 대한 신뢰를 설문한 결과이다

10대 사회문제별 국민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 비교
2020년부터 시작된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는 국민 1000명 대상 사회문제 인식 조사 결과(6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조사, 95% 신뢰수준, 오차 ±2.03%p)를 분석한 보고서로 올해 7년째를 맞이했다.
객관적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진단한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본 보고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매년 꾸준히 살펴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2026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한국 경제에 초록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2026년은 1% 성장률로 부진했던 2025년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의 경제 지표가 좋아진 만큼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도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는 올해 처음으로 국가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은 일본과 함께 경제 지표보다 경제 체감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국가들의 1인당 GDP 수준과 국민의 경제 체감 수준을 비교했다. 1인당 GDP는 2022~2026년 IMF에서 발표한 수치를, 국민의 경제 체감 수준은 Ipsos의 ‘What Worries the World(2023-2026)’에서 29개 국가 대상으로 국가 경제 상태에 관해 설문한 결과를 활용했다.
대체로 국가 경제 지표와 경제 체감도가 유사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1] Ipsos에서 29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 체감도와 비교하기 위해 1인당 GDP도 29개 국가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1인당 GDP 대비 국민의 경제 체감도가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1인당 GDP 순위는 29개 국가 중 13위였지만 경제 체감도가 27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일본 역시 1인당 GDP 순위는 15위였지만 경제 체감도가 29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싱가포르, 네덜란드, 호주는 경제 지표와 경제 체감 수준이 모두 높았다. 싱가포르는 1인당 GDP 순위와 경제 체감도 순위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네덜란드는 1인당 GDP 3위, 경제 체감도 4위를 차지했다. 호주 역시 1인당 GDP 4위, 경제 체감도 6위로 경제 지표와 경제 체감도 간 격차가 거의 없었다.
눈여겨볼 만한 결과는 경제 지표보다 경제 체감 수준이 더 낮은 한국, 일본에서 사회 체감 수준 역시 낮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가 단순한 숫자(경제 지표)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마음(인식)과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과 일본은 개인 행복, 사회적 지지, 사회 신뢰 수준 등 사회 체감 지표가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개인 행복 수준은 29개 국가 중 21위, 사회적 지지 수준은 29개 국가 중 25위, 사회 신뢰 수준은 22개 국가 중 21위에 머물렀다. 일본 역시 개인 행복 수준 19위, 사회적 지지 수준 17위, 사회 신뢰 수준 22위를 기록했다.
반면 1인당 GDP와 경제 체감 수준이 모두 높은 싱가포르, 네덜란드, 호주는 사회 체감 지표 역시 (최)상위권에 속했다. 싱가포르는 특히 사회 신뢰 수준이 3위로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네덜란드는 개인 행복 수준 2위, 사회적 지지 수준 5위, 사회 신뢰 수준 7위를 기록했다. 호주 역시 개인 행복 수준이나 사회적 지지 수준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은 저성장 징후를 보이는 대표적인 국가인 만큼,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성장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숫자와 마음’의 간극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찾기 위해 지난 7년간의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았다. 7년 전에 비해 국가 경제 평가나 가정 경제 평가는 긍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신뢰 사회, 살기 좋은 사회 등 사회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 국가 경제 평가는 2020년 5.43점(10점 만점)에서 2026년 5.68점으로 지난 7년 중 가장 긍정적이었다. 가정 경제 평가 역시 2020년 5.43점에서 2026년 5.66점으로 지난 7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조사가 진행된 시기인 2026년 6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기 때문에 경제 체감도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신뢰 사회에 대한 평가는 2020년 5.48점(1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으나 2026년 5.43점으로 하락했다. 살기 좋은 사회에 대한 평가 역시 2020년 6.11점으로 가장 높았으나 2026년 5.96점으로 하락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보다 사회에 대한 평가가 더 후퇴한 것이다.
앞선 국가 분석 결과와 연결해 보면, 2026년 한국은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되는 사회 성장 수준이 아직 불안정해 잠시 높아진 경제 체감 수준도 언제 떨어질지 불안한 상황이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문제 역시 7년 전에 비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국민의 의지나 행동은 크게 감소했다.
10대 사회문제별로 국민이 느끼는 부정적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모든 사회문제가 7년 전보다 심각해졌다. 소득, 고용 등 만성 사회문제뿐 아니라 자연재해 같은 급성 사회문제도 심각해졌다.
반면, 국민들의 사회문제 해결 의지는 감소했다. 봉사 및 재능기부 의향이 2020년 80.4%에서 2026년 72.3%로 낮아졌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을 추가 납부하겠다는 의향 역시 2020년 55.5%에서 2026년 42.6%로 낮아졌다.
사회를 위한 국민들의 행동 역시 줄었다. 사회문제를 일으킨 제품을 불매운동했다는 비율은 2020년 63.6%에서 2026년 31.7%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책임 있는 소비 활동 역시 2020년 54%에서 2026년 30%로 24%p나 낮아졌다.
누적된 사회문제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높이고 사회 참여를 위축시키는 등 사람들의 불안과 무력감을 키우고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비용을 높여 경제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사회문제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2020년 6.54점에서 2026년 6.91점으로 상승했다. 앞선 결과에서 보듯, 2020년 대비 2026년, 모든 사회문제의 부정적 영향력이 증가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문제로 삶의 불안정성이 커지다 보니 사회 시스템 전반이나 타인에 대한 신뢰도 낮게 나타났다. 2026년, 가족을 신뢰한다는 비율은 96.3%로 매우 높은 반면, 정부, 공공기관, 제도 등에 대한 신뢰는 52.2%, 일반인에 대한 신뢰는 21.9%,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는 5.5%로 대폭 낮아졌다.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1명 이하라는 응답률도 2024년 24.3%에서 2025년 29.2%, 2026년 34.6%로 지속 증가하는 등 위기 때 기댈 관계망도 취약해졌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나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망이 취약하다 보니 사회 갈등 수준도 2026년 4점 만점 중 3.25점을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특히, 정치적 갈등은 3.7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무조정실(2024)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만 연평균 약 300조원[2]으로 2025년 명목 GDP의 11.3%에 달했다. 이는 사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커져 경제 성장에 제약을 가져올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국가 성장을 위해 과거처럼 ‘경제’ 자체만 양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넘어, 경제 성장 과정에서 누적되어 온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사회’의 질적 성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의 사회문제 해결 의지나 행동이 줄어든 상황에서 산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회문제 해결을 전담해 왔던 정부에만 의존하기에는 국가 재정 부담이 크다. 실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10년간 정부 재정이 1.7배(386.4조원 → 673.3조원) 증가하는 동안 사회문제 해결과 직결된 사회복지 재정과 환경 재정은 각각 2배(123.4조원 → 248.7조원), 2.6배(5.7조원 → 14.8조원) 증가했다[3].
이에, 정부의 사회문제 해결 노력에 더해 혁신성과 자원을 가진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 역시 기업이 본래의 역할인 경제 성장은 물론 사회문제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 1000명에게 기업의 역할을 물었을 때 성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44.3%, ESG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55.7%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이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에 본 보고서는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사회문제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지속가능성 맵(Sustainability Map)을 제안했다.
국민 1000명이 대기업에서 해결하기를 바라는 30대 이슈(소셜 임팩트)와 산업별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의 재무 중대성(Outside-in) 평가 결과에 기반한 30대 이슈의 비즈니스 연관성(비즈니스 임팩트)을 토대로 4가지 영역을 제시했다.
먼저 소셜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 모두 높은, 즉 사회문제 해결로 사회 성장은 물론 경제 성장까지 가능한 영역을 도출했다. 대표적인 예로 온실가스 증가, 대체에너지 개발 기술 부족, 청년 일자리 부족 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이 부분에 전략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소셜 임팩트는 낮지만 비즈니스 임팩트가 높은 영역(에너지 비효율, 다양성(성별 격차 등) 등)의 문제들이 해결되면 기업의 비즈니스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소셜 임팩트는 높지만 비즈니스 임팩트는 낮은 결혼/출산/양육 시스템 부족, 일-생활 불균형 등의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사회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서 불안 및 자살 증가,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부족 등과 같이, 소셜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 모두 낮지만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몰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도출할 수 있다.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던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며 사회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를 진행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나석권 대표이사는 “2026년, 경제 수치는 회복됐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사회문제의 보이지 않던 비용이 청구되기 시작한다면 경제 성장마저 발목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 숫자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경제의 숫자와 사람들의 마음이 함께 회복되는 성장의 밸런스(Balance)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리플라잇의 정유진 공동대표는 “경제의 크기만으로 한 사회의 성장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국민이 성장의 성과를 삶의 안정으로 체감하고 가족과 지인을 넘어 사회와 제도를 신뢰하며 공동의 문제 해결에 다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성장을 위해 신뢰와 연결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6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는 사회적가치연구원 홈페이지와 트리플라잇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주 [1] Ipsos에서 29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 체감도와 비교하기 위해 1인당 GDP도 29개 국가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2] 국무조정실(2024).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분석. 2016년부터 2022년까지의 연평균 갈등 비용
[3] 지표누리 e나라지표. 기획재정부 ‘한국통합재정수지’, 기획재정부 ‘나라살림 예산개요’. 기후환경에너지부 ‘환경통계연감’
사회적가치연구원 소개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SK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개발하고,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추가 자료 다운로드: https://svhub.co.kr/contents/info?id=5876
웹사이트: https://www.cse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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