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말레이시아의 싱크펌(think-firm) 시장교육센터(Center for Market Education, CME)가 발표한 정책 보고서 ‘격차 줄이기: 한국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문제 대응을 위한 예측 가능한 담뱃세 체계(
Narrowing the Gap: A Predictable Tobacco Excise Framework to Address South Korea’s NHI Insolvency)’에 따르면 한국이 담배 가격을 한 번에 큰 폭으로 인상하는 대신 예측 가능한 다년간의 담뱃세 인상 체계를 도입할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국민건강보험에 이전할 수 있는 추가 재원 약 14조8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CME 보고서,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해법으로 담뱃세 개편 제안
CME의 앨빈 데스피안디(Alvin Desfi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피안 반자란사리(Alfian Banjaransari) 아시아태평양 프로젝트 매니저 겸 인도네시아 컨트리 매니저, 클라렌스 풀젠티우스 찬(Clarence Fulgentius Tjan) 리서치 어시스턴트가 공동 집필한 이번 보고서는 한국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수입과 지출 양측에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근로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으며, 고령층의 의료 이용 규모는 젊은 세대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검토한 재정 전망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지출은 2025년경부터 수입을 넘어서기 시작하고, 누적 적립금은 2030년까지 소진될 수 있으며, 총 적자는
2035년 161조원에 이를 수 있다.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누적 재정 부족분만
약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들은 담뱃세 개편이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 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보험료율 조정, 의료 효율성 개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개혁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동안 즉시 활용 가능한 추가 재원으로 재정 운용 여력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 가능한 연간 인상이 급격한 가격 인상보다 효과적 한국의 담배 가격은 2015년 이후 갑당 약 4500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정부가 시사한 OECD 기준인 갑당 1만원 수준으로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상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가격을 4500원에서 1만원으로 한 번에 올릴 경우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 합법 담배 제품 판매 및 세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일회성 인상은 122%의 가격 충격에 해당하며, 소비자가 불법 담배 시장으로 이동할 유인을 키우고 세수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보고서의 기본 시나리오 분석 따르면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는 초기에는 더 많은 세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에 일회성 인상 시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재원이 약
2조8700억원 발생해 단계적 인상 방식의
2조3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28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된다. 2030년에는 단계적 인상 방식이 연간 약
3조58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하는 반면,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는 약
2조6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단계적 인상 방식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누적 재원
14조8000억원 창출
· 일회성 가격 인상보다
약 6300억원 많은 재원 확보
·
예상되는 국민건강보험 누적 재정 부족분 37조원의 약 40% 충당 가능
·
2026년 예상 적자의 116%를 충당할 수 있는 재원 확보. 다만 구조적 적자가 확대되면서 충당률은 2030년 26%로 점차 낮아질 전망
보고서는 담뱃세 개편만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위기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핵심은 시간을 버는 데 있다. 예측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은 보다 근본적인 의료 및 인구구조 개혁이 설계되고 실행되는 동안 정부의 재정 운용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점진적 개편으로 실질적인 정책 효과 높일 수 있어 불법 담배 시장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계적 접근 방식의 장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보고서는 담배 가격을 갑자기 크게 올릴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불법 거래로 인해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재원 약 1조5500억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단계적 인상 방식에서는 같은 기간 손실 규모가
약 5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급격한 인상 시나리오에서는 소비가 불법 담배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단계적 인상 방식보다 약 3배 많은 재원이 손실될 수 있다. 이러한 조정을 반영하면 단계적 인상 방식은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에 비해 약
1조6300억원 더 많은 누적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일회성 가격 인상은 초기에 26.4%라는 훨씬 큰 폭의 소비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감소분 중 일부는 실제 금연 효과라기보다 규제와 과세를 받지 않는 불법 유통 경로로 소비가 이동한 결과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점진적 개편은 단순히 소비를 합법 시장에서 불법 시장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금연이나 규제를 받는 저위험 대체 제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측정 가능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더 높다.
2015년 가격 개편의 시사점 이번 분석은
2015년 한국의 담배 가격 인상 사례를 참고했다. 당시
담배 가격은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으며, 이는 80% 인상에 해당한다.
개편 이후 나타난 변화는 다음과 같다.
· 전체 담뱃세 수입은
6조9000억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51.4% 증가
· 궐련 담배 판매량은
853억 개비에서 667억 개비로 21.8% 감소
·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한 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138% 증가
· 금연율은 7.2%에서 9.9%로 상승
다만 저자들은 담배 가격을 1만원 수준으로 새롭게 인상할 경우 시장이 2015년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수요 탄력성은 인상 전 가격, 소비자 소득, 대체재의 이용 가능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5년과 달리 현재 소비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전자담배로 이동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니코틴 파우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비자 행동을 고려한 4대 통합 개편안 보고서는 한국이 담배 과세만 개별적으로 손보기보다 통합적인 개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첫째, 정부는 궐련에 대해 매년 자동으로 담뱃세가 인상되는 장치를 법제화해 2030년까지 갑당 1만원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연간 조정 폭은 정치적 판단에만 근거하기보다 실제 시장 반응, 합법 제품 판매 추이, 불법 담배 거래 지표를 함께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궐련과 비연소 니코틴 제품 간 기존 위험 기반 세율 차등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금연하지 않는 성인 흡연자가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날 명확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갑당 약 3004원으로, 연소 방식 제품인
궐련에 부과되는 갑당 세금 3323원의 약 90%에 해당한다. 이는 여러 해외 비교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40~50% 비율보다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세 부담을 더 비슷하게 조정할 경우 흡연자가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날 경제적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한국 정부는 구강용 니코틴 파우치가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에 대한 별도의 담뱃세 과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의 최대
65%만 국민건강보험 재원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 보고서는 추가 담뱃세 수입이 다른 예산 수요에 흡수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재정경제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개편 체계는 불법 담배 거래 단속 강화, 세율의 정기적 재조정, 합법 제품 판매량과 제품 전환, 세수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영구적 해법이 아닌 재정적 완충 장치 이번 연구는 제안된 모델의 핵심이 개별 세금 인상 폭이 아니라 제도 전반의 예측 가능성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법제화된 단계적 인상 장치는 소비자, 생산자, 소매업체, 단속 당국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민건강보험의 다년간 재정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을 창출한다.
저자들은 한국에 필요한 것은 짧은 기간에 최대한 큰 폭으로 담뱃세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며 지속 가능한 합법 세수를 극대화하고,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유도하며, 정부가 보편적 의료보장을 계속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ME 소개 시장교육센터(Center for Market Education, CME)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둔 싱크펌(think-firm)이다. CME는 싱크탱크의 지적 통찰과 컨설팅 회사의 실행력을 결합해 전문 비즈니스 자문 서비스, 경제 및 정책 분석, 맞춤형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글로벌 기업에는 심층 시장 정보, 전략적 비즈니스 모델 자문, 법률 및 제도적 지원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혁신, 개방성, 자유무역 원칙에 기반한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책 연구와 정책 제언 및 옹호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CME는 학계, 기업 리더, 외교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며, 각 대상의 필요와 목표에 맞춘 경제학 모듈을 개발한다.
웹사이트: https://marketed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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