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9조 ‘어닝 서프라이즈’… 성과급 제외 시 사실상 100조 돌파
코스피 외국인 1조 5천억 투매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피크아웃 우려 직격탄
■ 충당금 빼면 사실상 분기 영업익 100조 돌파… ‘반도체 초호황’ 증명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엔비디아의 역대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9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10%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인 84조원을 가볍게 웃돌았다. 이는 약 17조 원 규모의 성과급 충당금을 선반영한 결과로,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106조원에 달해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익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AI 수요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범용 메모리로 확산하고, 세계 최초로 6세대 HBM(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한 점이 실적 폭발을 이끌었다.
■ 역대급 서프라이즈에도 주가 폭락…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소동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역대급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10% 넘게 폭락하며 29만원 선으로 밀려났다. 이 여파로 오전 10시 23분경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5,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낸 외국인의 거센 ‘셀온(차익 실현)’ 압력이 증시를 뒤흔들었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익(약 60조원)과 합산하면 양사가 석 달 만에 번 돈이 반도체 최고 호황기였던 2017~2018년의 2년치 합산 이익(147조원)과 맞먹지만, 주가는 철저히 외면받은 셈이다.
■ ‘메타발 AI 인프라 과잉 신호’… 진짜 시험대는 월말 빅테크 투자 계획
시장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AI 산업의 정점 통과(피크아웃)에 대한 짙은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메타(Meta)가 남는 데이터센터 연산 능력을 외부에 대여하는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빅테크들의 AI 군비경쟁이 둔화되거나 인프라 공급 과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전 세계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이 ‘우려를 잠재울 만한 탄탄한 수요’를 증명했으나, 이미 시장에 예상됐던 범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결국 향후 반도체 주가의 향방은 이달 말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내년도 AI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얼마나 유지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AI경기방송/이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