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일부 통화 외 지급
양대노총 법안 철회 촉구
직장인 커뮤니티도 비판
■ 성과급 지역화폐 지급 길 열리나… 박민규 의원,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기업의 성과급이나 보너스 등 임금 일부를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파장이 일고 있다. 현행법은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명시된 특별한 경우에만 임금을 현금 이외의 수단으로 줄 수 있도록 제약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근로계약서를 통한 '근로자 사전 동의'가 있다면 통화 이외의 물질로도 지급이 가능하게 길을 열었다. 박 의원은 기업의 이윤과 보너스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가 본국으로 대거 송금되면서 생기는 지역 내 소비 위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법 배경을 밝혔다.
■ 양대 노총 일제히 반발 성명… “우월적 지위 악용한 동의 강요 우려”
노동계는 임금 직접 지급이라는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을 흔드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9일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개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노동계는 고용 관계의 힘의 불균형 속에서 사측이 채용이나 인사평가, 조직문화를 무기로 동의를 강요할 경우 거부할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용처와 유효기간이 제한된 지역화폐 특성상 사실상 실질임금을 잠식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협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 “국회의원 월급부터 바꿔라” 직장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거센 역풍
제도 변화를 직접 맞닥뜨릴 직장인들의 여론도 극도로 싸늘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는 "피땀 흘려 일해서 얻은 정당한 보상과 성과급의 사용처까지 국가가 제한하려 든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역 경제 상생이 목적이라면 입법을 추진하는 정치인들의 급여부터 70% 이상 지역화폐로 강제 지급하라"며 조롱 섞인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노동계의 강력한 입법 반대 투쟁 예고와 더불어 실수요층인 직장인들의 집단 반발 여론까지 맞물리면서, 임금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이번 개정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AI경기방송/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