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숨지게 한 이른바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소영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법정에서는 의식을 잃어가는 피해자를 부축하는 김 씨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으며, 김 씨는 과거 신체 접촉에 대한 방어 차원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 "원샷해라"… 피해자 증언과 일치하는 CCTV 영상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지난 7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소영(20)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재판의 핵심은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이 담긴 증거 자료들이었습니다.
검찰이 법정에서 공개한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 CCTV 영상에는 약물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남성과 그를 이끄는 김 씨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 속 남성은 휘청거리며 김 씨에게 의지해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김 씨는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는 듯 볼을 두드리거나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증인 신문에서 생존 피해자 A씨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A씨는 "김 씨가 준 음료에서 쓴맛이 나 마시지 않으려 했으나, 김 씨가 '원샷하라'며 전량을 마실 것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스킨십 방어 차원" vs "현재성 없는 위험한 수단"
김 씨 측은 이번 재판에서도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김 씨는 재판부가 질문 기회를 주자 피해자에게 '과거에 자신을 동의 없이 만진 적이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이를 두고 "과거의 원치 않는 신체 접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약물을 건넸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법리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현재의 침해'가 있어야 하는데, 과거의 경험을 이유로 치명적인 약물을 투여한 행위는 방어의 상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추가 범행 확인… 재판부, 병합 심리 검토
검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먹여 2명을 사망케 하고 1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는 김 씨가 피해자가 입원 중일 때 생성형 AI를 활용해 '체내 약물 검출 가능성' 등을 검색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김 씨는 또 다른 남성 3명에게 유사한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별도 기소된 상태입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1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리는 다음 공판에서 두 사건의 병합 여부를 결정하고 심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AI경기방송/문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