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아래 도끼 품은 정치인들...계속되는 사회적 약자 비하·혐오 발언

  • 입력 : 2020-02-14 15:56
  • 수정 : 2020-02-14 17:19
이정아 경기여연 대표 "총선 후보자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해결책 가지고 있는지 질문해야"

[앵커]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잘못된 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 항상 말을 조심하라는 뜻인데요.

최근 정치인들이 별생각 없이 뱉은 말이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입단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상호 기자, 최근 정치인의 어떤 말들이 비판을 받았죠?

[기자] 한 달 전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인재영입 1호인 최해영 교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선천적 장애인과 후천적 장애인을 비교했던 말이 문제가 된 건데요.

당시 이 대표의 발언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대요.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까요. 그런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부분에 대한 꿈이 있잖아요."

일각에서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 대표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된 겁니다.

결국, 이 대표는 다음 날 "그런 분석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어서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상처를 줬다고 하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당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거셌었죠.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인식에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고 비판했던 것도 기억나는데요?

[기자] 네. 그런데 참 모순적이게도 이번에는 심재철 원내대표 역시 여성 폄하 논란에 봉착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여성 변호사 7인 영입 환영식에서 나온 발언 때문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아까 유정화 변호사께서 흔녀라고 말씀하셨는데, 흔녀가 아니라 비녀입니다. 비범한 여자. 벌써 여성으로서 변호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죠. 그래서 비녀의 역할이고 잘 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여길 보면 남자들은 직장 나가서 돈만 벌어다 주고 여자가 엄마가 가정을 많이 꾸려갑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다 여자의 몫입니다."

이 발언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지만 현재 심 대표의 지역구인 안양지역을 중심으로 경기지역 여성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변호사 합격자의 45%가 여성인 시대에 여성이 변호사 역할을 할 수 있어 대단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의 능력을 낮게 본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입니다.

또 가정내 발생하는 일을 여성의 몫으로 한정해서 보는 것도 양성평등 인식이 부족한 발언이라는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앵커] 앞선 두 발언 모두 공통점이 있어 보이는데요. 처음부터 나쁜 뜻을 담은 막말과 달리 악의 없이 사용한 말이지만 결국 상처를 준 셈이 됐는데요. 아무래도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예전과 같은 말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는 것이 달라졌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과거보다 말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진 것이 사실인데요.

문제는 정치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잘 안 되다 보니 이런 실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경기지역 시민단체들이 각 정당에 총선 전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및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책임감과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해야죠. 우리 사회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제대적으로해결할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지요.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거침없이 차별하고 배제하는 것에 대해 어떤 대안들을 가지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지 의원이 될 사람들한테 질문해야 한다고 봅니다. "

[앵커]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에서 그 사람의 민낯이 드러나는 만큼 정치인들이 더욱 말을 조심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호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믿고 듣는 뉴스 kfm 경기방송

202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