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적인 이야기 했을 때…세계인의 공감으로 인정받은 작품

  • 입력 : 2020-02-10 18:12
  • 수정 : 2020-02-11 01:01
  • 20200210 (월) 4부 하재근 문화평론가.mp3
∎한국영화 최초 4관왕…아카데미 부문 빅5 중 3개 받아
∎비영어권 영화 최초…아카데미도 이러한 작품을 기다렸다
∎백인중심, 영어중심 벗어나 다양성 인정한 ‘정치적 올바름’
∎기생충이라는 작품 나타나…아카데미 이심전심으로 작품상까지

kfm999 mhz 경기방송 유연채의 시사공감

■프로그램: KFM 경기방송<유연채의 시사공감> FM 99.9
■방송일시: 2020년 02월 10일(월) (19:30~20:00)
■진 행: 유연채 앵커
■출 연: 하재근 문화평론가

▷ 유연채 앵커 (이하 ‘유’) : 오늘 오전, 아카데미 시상식 정말 놀라운 발표였습니다. 그 누구도 '기생충'에 의한, '기생충'을 위한 아카데미 시상식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 했을 텐데요. '기생충'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오스카를 품으면서 할리우드 중심에 한국영화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와 찬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하 ‘하’) : 네, 안녕하세요.

▷ 유 :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이 어떤 영화제인지 알아야 봉준호 감독 기생충 쾌거가 얼마나 큰지 알 것 같습니다.

▶ 하 : 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제 시상식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미국이 세계 대중문화 산업의 중심에 있고 특히 미국 영화 할리우드 산업이 세계 영화산업을 대표하기 때문에 아카데미 영화상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영화상이다. 세계에서 최고의 위상이 있는 영화상 중에 하나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유 : 세계 최고의 영화상 당초에는 후보 이름에 오른 것만으로도 한국영화 최초라는 의미가 부여 됐는데 무려 4관왕 입니다. 이건 어떤 의미를 붙여야 될까?

▶ 하 : 말씀하신 대로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한국 최초였고 그거 자체가 엄청난 사건이다. 더군다나 후보가 하나도 아니고 6개 부문 후보나 올랐기 때문에 이것 자체로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의 신기원이다. 그렇게 생각 했고 이 중에 하나만 받아도 이거 역사를 새로 쓸 일이다. 그랬는데 무려 4개 부문을 받을 거라고 정말 상상을 못 했고 그리고 그 4개 부문에 아카데미상이 여러 부문이 있지만 그 중에 5개 부문이 빅5라고 하거든요. 그 빅5가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 남녀주연상 이렇게 되는 것인데 빅5 중에 3개를 받은 거죠. 작품, 감독, 각본 이렇게 되니까 이거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고 한국영화사 뿐만이 아니라 세계영화사로도 일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 : 그 빅3에 국제 전편영화까지 6개 부문 후보 중에 4개의 트로피 아카데미 시상식장이 바로 기생충의 세트가 되는 느낌까지 받았는데 이렇게 해외영화제에서 이런 성적을 거둔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 하 : 기생충이 빈부격차, 자본주의의 계급사회가 이런 모습을 그렸는데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화도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지금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을 굉장히 형성화를 잘해서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도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고 자기들 이야기처럼 공감을 하게 되니까 여러 나라에서 수상 실적이 이어지는 것이고 그 다음에 최근에 세계적으로 다양성이라는 화두가 제기되고 있거든요. 특히 제일 세계에서 백인 중심으로만 가지 말고 다양한 인종, 하자, 소수자한테 문호를 열자 그런 흐름이 나타나다 보니까 이게 또 기생충이 탄력을 받는 데에 작용을 한 거 같습니다.

▷ 유 : 여기 어떤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배합한 것 이것은 봉 감독의 어떤 의도라고 해석해야 됩니까? 그것이 상당한 공감을 일으킨 요소로 지금 평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 하 :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기존의 우리가 전형적인 예술 영화처럼 비대중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만들 거든요. 상업영화에 전형적인 그 문법이 장르영화인데 장르영화의 문법을 따르면서 그 안에 유머코드를 집어넣어서 누구나 대중적으로 재밌게 볼 수 있게끔 그렇게 만들면서 그 안에 깊이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기 때문에 그게 이제 평론가들한테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다 보니까 아카데미상 같은 경우에 굉장히 난해한 예술 영화한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대중성 있는 영화한테 상을 주거든요. 그런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 유 : 우리 한국에도 생방송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첫 승전보가 바로 오스카 각본상 이었습니다. 이것이 아시아 영화로 최초라고 하는데 특별히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 하 : 우리나라 영화가 언젠가 아카데미상을 받는다면 그것은 외국어 영화상 될 것이다. 항상 그렇게 생각 했었는데 요번에 이제 국제장편영화상으로 이름이 바꿨잖아요. 그런데 외국어 영화상이 아니라 최초의 이름이 불리게 된 게 각본상이거든요. 한국 최초의 오스카 수상이 각본상이 된 거예요. 이거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고 이게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 영화제인데 한국어로 된 한국영화의 각본상을 주는 건 너무나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인데 그만큼 기생충의 치밀한 스토리 구조가 미국의 평론가, 기자, 영화인들한테도 깊은 인상을 줬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유 : 네, 그 치밀한 구조를 만든 주인공 각본상의 수상 무대에 봉 감독과 함께 각본 작가와 함께 올라왔죠. 그러면 각본을 함께 쓰는 겁니까?

▶ 하 : 네, 그렇습니다.

▷ 유 : 봉 감독은 원래 이 영화각본, 시나리오도 자주 써 왔던 거죠?

▶ 하 : 그렇죠. 봉준호 감독이 이제 자기가 만드는 영화 각본도 직접 쓰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자기만의 주제의식을 표출하는 사람을 작가라고 표현하거든요. 감독이면서 작가주의 감독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그게 이제 영미권이나 유럽의 평론가들한테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데 바로 봉준호 감독이 작가주의 감독의 계보를 잇는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것이죠.

▷ 유 : 네, 이어서 봉준호 감독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이때 수상소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릴 때, 영화를 공부할 때 내가 항상 가슴에 새긴 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 "그 말은 바로 마틴 스콜세지의 말이다"라고 이렇게 얘기해서 참석한 모든 영화인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이 순간을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될까요?

▶ 하 : 상당히 감동적인 순간이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것은 봉준호 감독이 억지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한국적인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게 바로 세계인들한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나오는 길이라는 자기의 가치관을 이야기 한 것이고 그 가치관을 바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한테 배웠다. 마틴 스콜세지가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인데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아카데미가 아주 엄청난 결단을 한 것인데 외국 영화한테 작품상을 안겨주는 감독상까지 결단을 한 상을 준 대상이 무대에 올라 와서 제가 사실은 미국영화를 보고 배웠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저의 스승은 미국영화라고 한 것인데 텍사스 전기톱으로 상을 조각내서 여러 감독들을 함께 나누어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텍사스 전기톱도 유명한 미국 영화 제목에서 따온 것이거든요. 그렇게 무대 위에 올라와서 봉준호 감독이 내가 할리우드 키드다. 라고 인증한 셈이니까 봉준호 감독한테 상을 준 미국 사람들이 보기에도 굉장히 뿌듯하고 우리가 이렇게 영화를 수출해서 시상식에서 훌륭한 작가를 길러냈구나 이러면서 자기들도 자부심이 생겨나잖아요. 봉준호 감독이나 기생충을 보면서 자기네들이 자부심이 생겨나니까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봉준호 감독을 더 밀어 주게 될 것 같습니다.

▷ 유 : 봉준호 감독 지칭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요번 영화상의 후보로 오른 분입니까?

▶ 하 : 네, 스콜세지가 바로 봉준호 감독이랑 같이 감독상 후보에 올라왔습니다.

▷ 유 : 어떤 영화죠?

▶ 하 : 아이리쉬 맨이라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감독도 나란히 후보에 올랐는데 굉장히 유명한 감독들이거든요. 그러한 감독들을 다 제치고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기 때문에 이건 엄청난 사건이 되는 것이죠.

▷ 유 : 한국적으로 가득 찬 영화다. 이렇게 봉준호 감독 스스로가 말했듯이 반지하가 나오고 짜파구리라는 음식이 나오고 이것이 세계적인 공감을 얻었다. 그래서 마침내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고의 영예 꽃으로 불리는 작품상까지 지금 안았는데 이건 정말 놀라운 일 아닙니까?

▶ 하 : 그렇죠. 작품상을 받을 거라고는 저 같은 경우에도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상상을 했었는데 가장 좋게 상상했을 때 제일 높은 게 감독상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제가 요번에 이게 투표거든요. 팔천 몇백명이 투표를 하는 건데 투표라는 게 바람이 불거든요. 요번에 바람이 불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그래서 바람이 막 불어온 끝에 감독상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예측을 했었는데 작품상까지 갈 거라고 정말 상상을 못했고 이거는 한국뿐 만이 아니라 미국 세계 어디에서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초대형 바람이 불긴 불었는데 초대형태풍급이었다. 그래서 세계영화사에 한 장을 차지할만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 유 : 특히 아카데미 92년 역사에서 외국어로 된 작품 말하자면 한국어로 된 작품 아카데미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 이것이 기생충의 최초라는 거죠, 이 의미는 어떻게 부여할 수 있습니까?

▶ 하 : 비영어작품 중에서 기생충이 최초라는 건데 작품상은 기존의 비영어작품들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었거든요. 10번 정도 그중에 중국어 쓰는 단편영화도 있었고 그런데 그 10편 모두 다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랑 연관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미국의 자본이 들어갔거나 미국 스텝이 들어갔거나 등등 완전히 미국이랑 상관없는 제 3세계 언어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도 최초였는데 상까지 받았으니까 이거 정말 놀라운 일이고 그리고 뉴욕 타임즈 같은 데에서 아카데미 역사를 산산 조각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이것을 통해서 아카데미가 앞으로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다. 지금까지는 백인 중심 그렇게 영어 중심 그렇게 흘러 왔다면 앞으로보다 다양한 작품들을 포용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줬는데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분수령이 되는 사건인데 그 계기가 아니고 중국, 일본영화사가 아니고 한국영화사가 됐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운 일입니다.

▷ 유 : 그렇군요. 놀라운 벽을 넘은 것 이것은 봉준호 감독이 벽을 뚫은 겁니까 아니면 미국이 벽을 낮춘 것으로 봐야합니까?

▶ 하 : 두 개 다 있는 거죠.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들었기 때문에 칸영화제를 비롯해서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것이고 동시에 미국도 이러한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이 그동안의 백인 중심 주위에서 또는 미국 영어 중심주위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렇게 다양성을 인정하는 걸 그 사람들 표현으로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하는데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대중문화의 시상식이 아카데미 하고 그레미인데 둘 다 조금 씩 조금 씩 최근 몇 년간 변화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중에 결정타가 될 만한 작품을 그들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요번에 기생충이라고 하는 정말 맞춤화 작품이 나타났기 때문에 여기에 순간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이심전심으로 이 작품을 밀어주자 이렇게 열풍이 불면서 결국 작품상, 감독상 고지를 다 차지하게 된 거 같습니다.

▷ 유 : 네, 아카데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봉준호 감독도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다. 이건 어떨까요? 그동안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까?

▶ 하 :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를 목표로 했으면 서울 반지하 얘기를 안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봉준호 감독이 무슨 영화제를 목표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아니고

▷ 유 : 옥자라는 작품은 한미합작 작품으로 넷플릭스 작품이 나왔는데요.

▶ 하 : 미국 진출 작으로 만든 것인데 기생충 같은 작품은 그런 식으로 만든 것이 아니죠. 순전히 우리나라 이야기를 했는데 작품을 만들다 보니까 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되고 최근에 정치적 올바름의 방향성 분위기도 잘 타서 그리고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굉장히 반감이 크거든요. 대중인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배타적인 발언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그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더 이제 다양한 인종을 품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그런 분위기와도 연관이 되면서 이제 기생충이 더 조명을 받은 거 같습니다.

▷ 유 : 이제 관심은 포스트 봉준호, 포스트 기생충 한국 영화의 미래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지 궁금증이 쏠립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하 : 당장 한국영화에는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고 한국영화의 위상을 재고 되면서 한국 영화인들이 앞으로 세계에서 활동하는 데에 굉장히 좋게 작용을 하고 그리고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게 될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근데 먼 미래를 봤을 때는 과연 한국 영화계가 지금 제2의 봉준호, 제2의 박찬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있는가 그 부분에 있어서 일단 미래를 책임져 줄 신인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블록버스터 위주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작은 영화들 이런 걸 밀어주는 시스템을 간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유 : 오늘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하재근 문화평론과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첨부
202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