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M스페셜] 음원사재기의 이해

  • 입력 : 2020-02-06 17:53
  • 수정 : 2020-02-07 08:04
- 가요계, 음원 위주로 재편되며 음원 사재기 나타나
- “음원 차트 1위 했을 경우.. 10억 대 이상의 총수입까지도 가능”
- “각자 취향에 맞춰 소비를 한다면 차트에 대한 민감성은 줄어들 것”

■프로그램: KFM 경기방송<유연채의 시사공감> FM 99.9
■방송일시: 2020년 02월 06일(목) (19:00~19:30)
■진 행: 유연채 앵커
■출 연: 소영선 피디

▷ 유 : 가요계의 음원사재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어떤 가수는 ‘사재기를 한 가수가 있 다’고 실명을 거론하기도 하고,지목된 가수는 ‘아니다, 마케팅을 잘 했을 뿐이다’ 해 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원사재기를 누가 한 것인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 늘 이 시간에는 음원사재기가 무엇이고, 왜 하는 것이며,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지, 개선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 음원사재기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먼저 갖도록 하겠습니 다. KFM스페셜 잠시 뒤 시작합니다.

▷ 유 : KFM스페셜 [음원 사재기의 이해]. 소영선 피디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소: 안녕하십니까? 소영선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질문 하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께서는 음악을 어떤 식으로 들으시나요?

▷ 유 : ....

▶ 소 : 예전에는 LP판을 구입해서 듣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물론, 아직 모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러다가 2000년대까지만 해도 테이프나 CD를 통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하셨죠. 그런데, 요새는 카세트 테이프도 사라진지 오래고, CD보다는 파일을 통해 듣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 유 : 그렇죠. 그래서 예전에는 음반사재기 얘기가 있었는데, 요새는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가 파일 위주로 바뀌면서 음원사재기가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 같은데요, 일단 ‘음원사재기’에 대한 정의부터 해보죠. 어느 개인이 어떤 음원을 마구 사는 게 음원 사재기입니까? 사실 라면 사재기, 생수 사재기 이런 것과는 좀 다르잖아요.

▶ 소: 다르죠. 사재기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품귀(品貴)나 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필요 이상으로 사 두는 일’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물건 값이 오를까봐 미리 사두는 게 사재기죠. 그런데 음원사재기는 좀 다릅니다. 한 사람이 어떤 품목을 많이 사는 게 사재기의 일반적 특징인데, 음원은 한 사람이 어떤 파일을 계속 다운받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한 번 다운받은 파일은 그 자체로 무한복사가 가능하거든요.

▷ 유 : 그러니까요. 그러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개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필요 이상으로 다운받는 것, 그런 것이 음원사재기입니까?

▶ 소 : 그것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음악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 26조 (음반 등의 유통질서 확립 및 지원)을 보면 알 수가 있는데요. 같은 법 제2조 제8호부터 제11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을 하는 자, 그러니까 풀어보면, 음반·음악 영상물 제작업, 배급업, 판매업, 그리고 온라인 음악서비스 제공업을 영위하는 자를 말하는 거고요, 거기에 음반 등의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자와 저작인접권자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적어두고 있습니다. 이걸 음반이나 음원 사재기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 ‘관련업자 등이 제작·수입 또는 유통하는 음반 등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음반 등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관련된 자로 하여금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 둘째 그런 행위를 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음반 등의 판매량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행위입니다.

▷ 유 : 일반적인 개인이 아니라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 해당하는 거군요. 관련업계 종사자라 함은 제작하고 배급하고 판매, 유통하는 자들과 직접적인 저작권 자나 저작인접권자들을 가리키는 것이고, 그들이 부당하게 음반 등을 구입하면 불법 이다! 이런 얘기네요.그런데, 음원은 파일이잖아요. 부당하게 구입한다는 게 뭡니까?

▶ 소 : 말씀하신 것처럼, 음원은 파일이기 때문에 음반하고는 좀 다릅니다. 그래서 오늘 다룰 음원사재기라는 것은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부당하게 음원을 다운로드 하거나 혹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 혹은 관련자들에게 그렇게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 팬들이 하는 사재기와는 좀 다른 거죠.

▷ 유 : 출판업계에서 많은 책을 사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는건 불법이지만, 작가의 팬들이, 설사 그것이 불순한 목적 이 있다고 하더라도, 팬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사주는 것 은 불법이 아닌 것과 비슷하네요.

▶ 소: 그렇습니다. 실제 예전에 일부 아이돌 가수들의 팬들의 경우는 음반 판매량과 순위를 올리려고 1인당 수십 장의 앨범을 사기도 하고, 또 음원의 경우 본인이 자면서까지 틀어놓고 자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스트리밍 횟수를 올린다고 생각해서요. 하지만 어쨌거나 그건 도덕적 문제지 법적 문제는 아닙니다.

▷ 유 : 알겠습니다. 그럼 처벌 조항은 어떻게 됩니까?

▶ 소 : 2016년 3월 22일 개정된 ‘음악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34조 벌칙 조항을 보면, ‘음반이나 음원사재기 행위’와 관련해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 유 : 처벌이 가벼운 지 여부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요, 우선, 음원사재기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겁니까?

▶ 소: 일단 브로커들이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받으면 특정 가수의 특정 음원을 일반인이 듣는 것처럼 작업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음악 순위나 실시간 스트리밍 순위 등을 상위로 올립니다. 보통은 수백 대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기도 하고, 음원 사이트의 가계정이나 매크로 같은 불법적 방법도 이용합니다.

▷ 유 : 인위적으로 조작을 해서 음원 관련 기록들을 상위로 올린다는 거네요?

▶ 소: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음반 판매량이 가요 순위에 집계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팬덤이 부족한 가수들의 음반 사재기가 문제가 됐었는데, 요새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음원 위주로 가요계가 재편되고, 각종 음악 방송에서 순위를 정할 때도 음원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음원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유 : 그렇게 순위를 올리는데 비용은 어느 정도나 듭니까?

▶ 소: 브로커들을 만나지 못해서 정확한 가격을 알 수는 없었지만,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관련 정보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음원 차트에서 100위 안에 올려놓는 걸 하루 동안 유지하면 8800만원, 50위 안에서 하루를 유지하면 2억 5천만 원 정도입니다.

▷ 유 : 하루만 하는 데도 엄청나네요. 어떤 목적이 있어서 사재기를 하는 걸 텐데 그 목적이 하루만 순위권 안에 있어서는 힘들 것 같은데, 그러면 며칠 더 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 금액이 상당하겠는데요?

▶ 소: 최초 하루 금액이 그렇게 알려졌다는 것이고요. 하루씩 연장할 경우는 최초 금액의 10%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100위 안에 유지하는 건 800만원, 50위 안에 유지하는 건 2천5백만 원 정도가 되는 거죠. 물론, 음원차트 사이트마다 점유율이 다르기 때문에 점유율이 다소 낮은 곳에서는 금액이 좀 더 떨어지는 편이라고 합니다. 또, 실시간 차트의 경우에는 잘 나가는 사이트의 경우 1시간 기준으로 8000만원까지로 나와 있습니다. 예전에도 3억이면 점유율 가장 높은 음원 사이트에서 1위도 가능하다.. 이런 말이 있었는데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월 4일 방송의 일부 내용 들어보시죠. 가수 타이거JK와 말보의 얘기입니다.

컷1. 가수 타이거 JK
“사재기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들은 제안은 충격적이었어요.” “(말보) 전체 부담은 3억~3억5천. (그럼 몇 위가 되는 거예요?) 1위”

▷ 유 : 순위를 돈을 들여서 인위적으로 높인다는 건데, 100위, 50위. 실시간 차트 안에 드는 게 왜 중요한 겁니까?

▶ 소: 바로 음원 소비 행태의 변화 때문인데요. 하재근 문화 평론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컷2. 하재근 문화평론가
“음원 소비시장의 패턴이 소비자들이 음원 차트를 보고 자신이 구매할 노래를 선택하는 패턴이기 때문에 차트 안에 들어가야 이 노래가 히트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고, 차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냥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보니까 억지로라도 차트 안에 자기 노래를 밀어올리기 위해서 그래서 사재기라든가 조작을 하는 것이 아니냐..”

▶ 소: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들을 보면 인기가요 차트 TOP 100 혹은 200을 재생 목록에 올리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 소비자들은 그 목록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고요. 쉽게 얘기하면, 매장에서 음악을 틀어놓는 경우도 많은데, 일 하면서 일일이 좋아하는 음악을 한 곡 한 곡 검색해서 듣기 보다는 100위 안에 있는 곡들을 쭉 듣기가 쉽잖아요. 바로 그 때 이 100, 200 차트 목록을 재생한다는 겁니다.

▷ 유 : 미용실이나 커피숍, 화장품 가게 등에서 음악을 트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게 되면 차트에 들어 있는 곡들이 계속 소비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어제 들은 거 오늘도 듣고 또 내일도 듣고 하니까요.

▶ 소: 그래서 장기간 차트 안에 들어 있으면 어느 정도의 스트리밍 횟수가 보장되는 거죠. 최상위권 노래는 더 그렇게 되고요.

▷ 유 : 사람들이 많이 들어서 1위를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1위에 올라 있으니까 더 듣게 되는 경우도 생기겠네요. 그러면 듣는 사람이 더 늘게 되니까 1위 프리미엄이 생기겠는데요? 사재기를 해서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면 누릴 수 있는 게 많습니까?

▶ 소: 일단 음원이 소비가 되면서 수익을 얻기도 하고, 인지도도 올라가죠. 또, 1위를 했을 경우는 출연료나 행사비 등도 덩달아 오르게 됩니다. 하재근 평론가와 경기방송에서 공개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장주영 피디의 얘기를 차례대로 들어보시죠.

컷3. 하재근 문화평론가
“음원 차트 안에 들어가면 그 가수가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신인 가수의 경우에 차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냥 무명 가수인 것이고, 차트 안에 들어가면 그 때부터 유명 연예인, 스타 대접을 받으면서.. 예를 들어서 차트 1위를 했다 그러면 여기저기 보도가 나기 시작하고, 연예 프로에서 섭외가 들어오고, 대학 축제라든가 이런 행사에서도 섭외가 들어오면서 거의 연예인으로서 급이 달라진다..” “(장주영 PD) 신인인 경우 공개방송 개런티를 (얼마) 준다고 치면, 1위를 했을 경우 많게는 10배까지..”

▷ 유 : 1위를 했을 경우에 많게는 10배까지 출연료가 올라간 다..?

▶ 소: 물론, 1위를 한 가수라도 ‘좀 이상하다’ 싶어서 안 부르면 그만인데요. 어쨌건 그런 점이 몸값을 올리는 한 요소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 유 : 음원 사이트에 가입하신 분들이라면 차트 상위에 있는 곡을 한 번쯤은 들어보게 될 것이고요. 그러면서 ‘이런 곡이 몇 위구나’ 소위 '유행곡'으로 여기게 되고, 또, 처음 접한 가수라면 알아보기도 할 텐데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 스트리밍 횟수도 늘고 인지도가 오르겠네요. 그러다 보면 차트에 진입하는 게 더 중요해지겠는데요, 그렇죠?

▶ 소 : 걸리지만 않는다면, 한 번에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앞서 언급된 것처럼, 차트 최상위에 올라가면 무명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설사 사재기 의혹을 받더라도 화제성으로 인지도는 올라가니까요.

▷ 유 : 음원사재기 절차 같은 게 나와 있습니까? 의뢰인들이 사재기 해 주는 업자들을 먼저 찾는 겁니까?

▶ 소: 그 내용은 2018년 4월 26일자 이데일리 기사에 잘 나와 있는데요. 제목은 ‘댓글 이어 음원까지 순위조작.. 1억 받고 ID 1만개 가동’이고, 내용을 보면, 음원 발매시기 또는 원하는 작업 시점의 약 한 달 전 쯤 업자와 접촉을 하고, 보통은 의뢰인이 먼저 찾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 다음은 기본적으로 선입금을 하게 되고, 시세는 아이디 1만 개당 1억~1억5천만 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돈을 받으면 업자들이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임의의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디나 아이핀 같은 걸 확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확보한 아이디 중 일부로 실제 차트에 반영되는지 ‘사전 테스트’를 하고, 그 뒤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되죠. 음원 발매 이후 2주 정도가 지나면 ‘애프터 서비스’까지 이뤄진다고 나와 있습니다. 보통 성공률은 6, 70%로 본다고 합니다.

▷ 유 : 아이디 만개 당 1억에서 1억 5천이다.. 그리고 앞서 들으신 것처럼, 1위 만들어 주는데 3억 정도 든다... 그런데, 처음부터 자본이 많이 확보된 사람이 아니면 사재기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명 가수가 자신을 더 알리기 위해 사재기를 한다고 해도 그런 돈이 없으면 못하는 거 아닙니까? 음원사재기도 ‘부익부 빈익빈’ 같은데요?

▶ 소: 실제로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나 회사에서 자주 하는 해명이 ‘우리는 사재기 하려고 해도 할 돈이 없다’ 그런 건데요. 그런데, 작년 11월 26일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라는 팟캐스트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 경험자가 밝히는 은밀한 거래’ 편인데, 밴드 ‘술탄 어브 더 디스코’의 멤버 얘기입니다.

컷4. 밴드 술탄 어브 더 디스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재기. 작년 쯤 앨범을 냈을 때. 저희는 저희가 요구한 게 아니니까.. 그 쪽에서 요구한 게 나누자, 띵을 하자. 8이 그쪽.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중)”

▷ 유 : 의뢰인이 먼저 찾는 줄 알았는데, 브로커들이 먼저 찾아왔다는 거네요? 더구나 사재기를 통한 이익을 나누자고 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돈이 없어도 음원사재기가 가능하다는 얘기 아닌가요?

▶ 소: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컷5. 밴드 술탄 어브 더 디스코
“멜론 차트 1위에서 10위까지만 듣지 나머지는 안 들어요. 그래서 그 안에 들면 음원 값이 계속 나와요. 돈 없는 사람은 자기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사 재낀 다음에 거기서 9:1, 아니면 ‘너는 몇 만 될 때마다 얼마 가져가’ 이런 식으로 하는 거고, 음원수익료는 회사가 다 가져가는 거죠. 뮤지션 입장에서는 빛을 보고 싶은 거죠. 내 노래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고.. 일단은 딜.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중).”

▶ 소: 하재근 평론가의 얘깁니다.

컷6. 하재근 문화평론가
“한 곡 수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하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의 수익을 한 데 모으면, 그래도 총합, 음원 차트 1위 정도까지 했을 경우에는, 최대 몇 억 원까지의 저작권 수입까지도 가능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TV방송에서 많이 소개가 되고 일반 대중한테도 널리 알려지게 된다고 하면, 그 다음부터 TV출연료라든가 또 여기저기 행사 출연료 이런 것까지 합쳤을 경우엔 10억 대 이상의 총수입까지도 가능하다..”

▷ 유 : 결국은 차트에 들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 같네요. 사실 예술 분야에서는 절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떤 순위를 매기는 게 쉽지 않은데 순위가 매겨지면서 그 가치가 정해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음원 사이트에서 순위를 없앨 수는 없나요?

▶ 소: 순위와 관련해서는 주간 차트나 월간 차트보다 실시간 차트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하재근 평론가입니다.

컷7. 하재근 문화평론가
“차트 사재기를 통한 조작을 하려고 해도 주간 차트나 월간 차트는 조작하기가 어려운데, 실시간 차트는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보니까 이 부분이 주요 타겟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실시간 차트에 한해서만큼은 폐지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고.”

▷ 유 : 실시간 차트를 없애자는 얘기가 나오고는 있군요. 그런데, 음악 소비자들 중에서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지 않나요? ‘음원사재기 의혹이 있는 곡을 들었는데 노래는 괜찮더라’ 이렇게요. 어떻습니까? 음악이 아예 나쁘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겠냐는 건데요.

▶ 소 : 네. 저도 그런 댓글 같은 거 보고 그랬는데요. 평소 공부 잘 했다고 해서 좋은 대학에 부정입학 하면 안 되겠죠. 음원사재기의 문제점. 하재근 평론가로부터 들어봤습니다.

컷8. 하재근 문화평론가
“음원시장이 정상적인 소비자들의 선호에 의해 움직이고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가 히트하고 이래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순위가 조작된다면 순수하게 음악작업을 하는 뮤지션 입장에서는 본인이 사재기를 하지 않으면 히트할 수 없다는 절망감을 가지고 의기소침해 질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 대중음악 산업 전체구조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더 나아가서 한류, 케이팝 산업의 왜곡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입니다).”

▷ 유 : 정리하자면, 일단 음원시장 교란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음원시장이 신뢰를 잃게 되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케이팝의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또, 신인들의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거네요?

▶ 소 : 음원 결과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본력에 의한 평가가 되는 거니까요.

▷ 유 : 문제는 있는데, 그렇다면 단속 같은 걸 통해서 근절하기는 어렵습니까?

▶ 소: 일단 음원사재기를 밝히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유 : 관련 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 아닌가요? 왜 어렵습니까?

▶ 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2018년에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들이 있었는데, 네티즌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서 조사해 달라고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의혹을 받은 가수들의 소속사들도 직접 문체부에 의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1월에 내린 문체부의 결론은 '자료 부족으로 판단이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데이터 전문 분석업체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해당 음원에 대한 자료들이 제한적이고 부족해서 사재기 행위를 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결론은 “혐의 없음”이 됐고요.

▷ 유 : 자료들이 부족하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 소 : 일단 가짜 아이디, 즉 가계정으로 스트리밍 같은 걸 한다고 해도 그걸 들여다보기에는 음악 사용자의 개인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뒤 열 달이 지난 작년 11월 27일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음원사재기 의혹과 관련해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인정보 보호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표본 추출 등을 하고 그걸로 음악 사이트 아이디의 실사용 여부 등 실제 청취 여부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 유 : 아직까지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이 있어서 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점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조사해 보겠다.. 뭐 그런 얘기 같네요. 조사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 소 : 그렇습니다.

▷ 유 : 그런데, 우리가 IT강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범죄 수사를 할 때도 로그 기록 이런 거 다 분석하는 걸로 아는데, 음원 사이트 측에서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한 겁니까?

▶ 소 : 그래서 음원 사이트 측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재근 평론가입니다.

컷9. 하재근 문화평론가
“사재기 조작 시도에 대해서 음원 차트를 산정하는 사이트 측에서 자신들을 이것을 잡아낼 수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인지 아니면 노력을 하고 기술적인 개선을 하면 그런 시도를 잡아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인지 음원차트를 만드는 사이트 측에서 좀 더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IT선진국인데 음원사재기 시도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거, 탐지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의심을 하고 있어서 이런 의심들을 불식시키려면 이런 사이트 측에서 로그 기록이라든가 보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고, 그런 부정한 시도를 적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조금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데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은 그런 사재기를 통해 매출이 일어나면 그게 결국 음원사이트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별로 규제를 안 하고 있다 이런 의혹이 있어서...”

▷ 유 : 음원 사이트 입장에서는 사재기라는 불법이 있든 없든, 우선은 화제나 논란이 되고 그렇게 해서 이용자 수가 늘면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극적인 것 같다는 얘기네요.

▶ 소 : 그렇습니다. 급작스런 순위 변동이나 특정 시간대의 수상한 순위 변동, 사이트별로 현저하게 다른 스트리밍 횟수나 순위, 또 특정 IP 대역의 급격한 스트리밍 증가나 다수 ID의 접속로그, 해외 IP의 다수 스트리밍 정도만 모니터링 한다고 해도 상당수의 음원 조작을 잡을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유 : 큰 틀에서, 음원사재기를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오늘 얘기를 들어보면, 음원이 순위에 드는 게 핵심인 것 같은데, 포털 사이트의 실검 서비스 같은 걸 참고하면 좋을 것도 같고요.

▶ 소 : 네.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포털 사이트 실검 순위에서 주로 마케팅 차원 검색어들이 많이 올라오기도 하면서 문제가 됐고요. 작년 10월에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서 ‘실검조작 논란’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요. 그 이후 네이버는 실검 순위를 현재 급상승 검색어 순위, 연령대별 검색어 순위, 시간대별 많이 클릭된 급상승 검색어 순위 등으로 나눠서 다양한 이용자의 관심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 유 : 그러니까요. 음악 차트도 장르별, 연령별 뭐 이런 식으로 제공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 소 : 네. 그런 지적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어떤 환경 개선이 필요한지 하재근 문화 평론가에게 들어봤습니다.

컷10. 하재근 문화평론가
“음원사재기 의혹이 계속 나오는데도 정확하게 규명됐다고 느껴질 만큼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어서 정부 기관이 나서서 수사를 해서 발본색원해야 한다, 사실 관계를 밝혀 정말 어떤 사람이 실제로 그런 행위를 했다면 응당한 대가를 받게끔 강력하게 처벌해야 이런 일을 근절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소비풍토가 너무 차트에 민감하고 차트에 올라온 곡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까 차트에 자기 노래를 밀어 올리려는 과열된 경쟁이 일어나는 건데, 소비자들의 태도도 차트에 어떤 노래가 올라와 있는지 상관없이 각자 취향에 맞춰 소비를 한다면 차트에 대한 민감성은 줄어들 것이고, 그 다음에 음원 차트 측에서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거나 또는 어떤 소비자가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바로 대문에 차트를 보여주는 이런 방식의 사이트 구성 이런 것들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유 : 음악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맞춤형 추천 제도로 전환하자! 순위에만 오르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 자체가 문제다! 이런 식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강력한 처벌은 기본이고요.

▶ 소 : 네. 개인적으로는 라디오를 통해 음악 들으시면 더 좋겠고요.

▷ 유 : KFM스페셜. 오늘 이 시간에는 음원사재기에 대한 이해를 해봤습니다. 소영선 피디 수고했습니다.

첨부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