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 "비참했던 시간... 국민청원, 국회에 눈물"

  • 입력 : 2019-12-02 08:54
  • 수정 : 2019-12-02 09:07
"국회와 싸웠던 2년... 희망과 절망 느껴"
국민청원 20만명 채우려 눈물... 뭐하나?

▲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 인물초대석 "사람을 만나다" 5회
기 획 : 오인환 보도팀장
일 시 : 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출 연 :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

[앵커] "아이 살기 좋은 세상, 아이가 안전한 세상을 꿈꿔봅니다" 이 말을 꺼내기가 미안한 요즘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죠.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한 국민과의 대화를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을 텐데요.

오늘은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님을 전화 연결해 보겠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고유미] 네 안녕하세요.

[앵커] 민식이 법에 이어서 하준이 법까지 소위가 통과됐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접했습니다.

어머님이 이번에도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하셨는데, 그동안 참 많은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소회부터 한 말씀해주시죠.

[고유미] 저는 사고 후 2년이 넘게 싸워오면서 국회 안을 2년 만에 밟아봤습니다. 그 때 얼마나 가슴이 뛰고 희망적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이후 매일 국회로 출근하다시피 하여도 아이들 법안은 대부분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이 사회가 아이들의 안전이 돈과 표가 되지 않는다고 얼마나 인색하고 경직되어 있는지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인터뷰하는 중간 중간 목이 메시는걸 보니 지금까지 얼마나 힘드셨는지가 느껴집니다.

국회의 지난 상황을 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것처럼 ‘어쩜 저럴 수 있냐’ 이런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다.

국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고유미] 현재 생명안전법안, 하준이, 한음이, 태호·유찬이, 민식이법 중에서 오직 민식이법만 어제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20대 국회 회기 종료 12월 10일이 되면 아이들 법안은 모두 폐기가 됩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모여서 전체 의원님들에게 생명안전법안 통과 동의서를 돌렸지만, 전체 회수율은 30%고 자유한국당은 6%에 불과했습니다.

소위가 열릴 때 마다 쫓아다니며 부탁드리고 있지만, 소위 자체가 열리는데 여당과 야당 합의가 잘 안됩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정쟁에 아이들 안전이 좀 밀려났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뉴스를 보니까 무릎 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방지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직까지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고유미] 제가 이번에 가장 비참하게 느꼈던 부분은 국민청원입니다. 생명안전법안에 대한 청원이 20만 명이 됐습니다. 유가족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정해가면서 겨우 20만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이 모두 필요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나온 걸 정부도 아는데,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되기만 기다리고 유가족들이 이렇게 사람들 모아오기를 방관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건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법안 폐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행정부와 정부도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실현 가능한 대책을 빠른 시간 내에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느껴지는데요.

하준이, 한음이, 태호·유찬이, 민식이법을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유미] 저희 유가족들은 모이면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아이 잃어서 살아 숨쉬기도 힘든 사람들을 이렇게 줄지어 세우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은 국회와 정부가 아이들 안전에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돈과 표가 없어 이렇게 맨 마지막으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다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나설 힘이 있습니다.

내 아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참여와 정치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저희와 같은 사고로 더 이상 아이들을 보내지 말자는 그 한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과연 국회와 정부가 어디까지 챙길지 꼭 지켜봐주십시오.

[앵커] 경기방송은 어린이생명안전법안에 대한 더 많은 지지와 검증을 할 것이라는 약속을 어머님께 드리고요. 오늘 어려운 말씀 전화연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유미] 네 감사합니다.

[앵커] 네 하준이 어머님이시죠. 고유미님과 함께 전화연결 해봤습니다. ▲ 경기방송 인물초대석 사람을 만나다

태그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