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인정한 화성 8차 사건 '부실수사'... 검찰, 재심개시 기록 검토

  • 입력 : 2019-11-19 22:31
  • 수정 : 2019-11-20 07:51
화성 8차 사건 증거 유력... 재심 시기 놓고 저울질할 듯

[앵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실마리가 점점 풀리고 있습니다.

경찰이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을 이춘재라고 잠정 결론 내렸는데요.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까지 했던 윤 모 씨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얘기해보겠습니다.

서승택 기자!

[기자] 네, 서승택입니다.

[앵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건인데요.

경찰도 이춘재를 범인이라고 잠정 결론 냈고,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 씨도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8차 사건의 재심이 열릴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윤 씨의 재심 청구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이 열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박 변호사는 8차 사건의 범인이 윤 씨가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당시 경찰은 윤 씨가 담을 넘어서 집에 침임했고, 잠을 자고 있던 13살 박 모 양을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현장 검증 당시 윤 씨가 담을 넘을 때 담은 곧바로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담장이 부실해졌다고 적는 등 의도적으로 윤 씨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경찰이 현장 검증 과정에서 담장이 무너질 정도로 허술한 담장이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조작했냐면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담장이 부실해졌다고 기재했습니다. 이 또한 명백한 조작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춘재가 진술한 내용이 현장 상황과 일치하고, 책상 위에 남은 발자국도 윤 씨의 것과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법원의 결정으로 재심이 열리게 된다면 경찰과 검찰의 과거 수사가 잘못됐다고 인정하게 되는 셈인데요.

이에 대해 검찰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검찰도 지난 13일 법원이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기록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수원지검 형사 6부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로부터 화성 8차 사건의 수사 기록과 당시 수사관 등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기록 등을 넘겨받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특히 이번 기록 검토가 화성 8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나 수사 지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검토해 법원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8차 사건의 범인을 이춘재로 잠정 결론 내린 만큼 검찰도 과거 수사가 잘못됐다고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결국 재심이 과연 열리느냐에 국민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법원이 8차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한다면 언제쯤 될까요?

[기자] 그동안 재심이 개시된 사건을 봤을 때 재심은 단기간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0년 발생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린 35살 최 모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3년 3월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항고했고, 결국 재심 청구 3년 만인 2015년 12월 재심이 개시됐습니다.

최 씨는 결국 2016년 11월 무죄를 받았습니다.

지난 2000년 김신혜 친부 살해 사건에서도 김 씨는 지난 2015년 1월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검찰의 항고 끝에 3년 8개월 만인 지난 9월 재심이 개시됐습니다.

법원이 재심을 받아들이는 사례도 많지 않았지만 개시된다고 해도 검찰의 항고 끝에 수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8차사건의 재심은 법원이 빠르게 재심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려면 새로운 무죄 증거나 수사기관의 부당행위 등 직무상 범죄가 드러나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윤 씨 측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등 강압수사와 이춘재의 진술 등 두가지 요건을 모두 들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춘재가 진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원은 신속하게 판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네, 서승택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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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