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역대 최장기 부진에 SOC투자 카드 꺼내든 문대통령, 향후 효과는?

  • 입력 : 2019-10-18 19:18
  • 수정 : 2019-10-21 21:31
▪기획재정부 국내 경제지표인 그린북 발표, 7개월 연속 경제성장률 하락 분석
▪문대통령 이례적 경제장관회의 소집. '건설투자' 강조. SOC산업 탄력 받을 듯
▪소득주도경제성장, 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난 모습. 경제계는 환영

■방송일시: 2019년 10월 18일 (금)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정부가 역대 최장기로 한국경제가 부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반도체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이하 ‘김’) : 안녕하세요.

▷ 소 : 오늘 기획재정부가 한국 경제가 역대 최장기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는데요. 그만큼 지금 경제 상황, 빨간불이 켜진 상황인가요?

▶ 김 : 예. 오늘 기획재정부가 그린북을 발표했는데요. 그린북이라는 건 우리 정부 경제 총책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실제 경제 돌아가고 있는 현상을 전국적으로 종합 진단한 것으로써 국내에서 가장 종합적이고 정확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의 그린북 조사 결과 한국 경제가 7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거죠. 7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그린북의 통계를 작성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상당한 우려가 나오는 거죠. 특히 지난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있을 때 청와대에서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테니 연말을 지켜보라’ 했고. 당시만 하더라도 6,7개월 지나면 경기가 좋아진다 했는데 그런 전망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경기가 7개월 째 연속 하락하고 있어서 국민들 뿐 아니라 청와대도 사기가 꺼져있는 분위기입니다.

▷ 소 :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제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첫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건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 김 :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입니다. 2017년 12월 한 번 경제장관을 소집한 적은 있는데 그때는 국민경제회의를 발족하는 행사였고요. 실제로 정책을 논한 것은 어제 모임이 최초였죠.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을 했고 특히 의미가 있다고 보는 내용이, 그동안 문재인표 경제정책하면 양극화 해소, 소득주도성장, 빈익빈부익부 해소 등을 들 수 있어요. 그런데 어제 회의 내내 모두 발언은 물론이고 공개된 각종 자료에서 소득의 ‘소’자도 꺼내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했고. 특히 건설 투자를 콕 집어 여러번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건설투자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공사를 적폐로 규정하고 엉터리로 공사를 했다고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새 정부 들어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민간건설투자도 억제를 하고 각종 규제 정책을 남발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건설 투자도 획기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이런 이야기를 한 거죠. 경기 상승 면에서는 건설 투자가 가장 효과가 있고. 건설 투자 뿐 아니라 민간의 투자를 많이 강조하셨는데. 그 대목에 대해서도 만시지탄은 있지만 대통령의 인식이 바로 돌아온 것 아니냐 하면서 반기는 모습입니다.

▷ 소 : 그동안 SOC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생활SOC’라고 하면서 접근하긴 했었는데. 이번에 직접적인 건설투자 이야기를 하는 것 보면 정부가 돈을 풀겠다는 메시지로 봐야 할까요?

▶ 김 : 생활SOC라는 말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서 정책 공약집을 만들어내면서 작명한 것인데요. 하지만 생활SOC가지고는 경제정책을 좌우하기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SOC하면 사회간접자본이라 해서 도로, 항만, 공항을 건설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을 더 증폭시킬 수 있는, 개별 기업이 하지 못하는 것을 국가예산으로 하는 것을 말하는데. 1920년대 미국 경제가 어려웠을 때 이른바 테네시강 개발 공사를 해서 미국경제를 살린 적도 있고요. 캘리포니아의 후버댐도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겠다... 특히 어제 재정 집행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예산을 늘려 예산을 많이 쓰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만큼 SOC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소 : 재정을 늘리겠다고는 했지만 야당에서는 ‘곳간이 비워진다.’며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구휼미도 푼다고는 하지만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 : 경제 위기시에 정부라도 돈을 풀어서 민간의 소비를 늘리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은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다만 돈을 급격히 풀게 되면 국가 채무가 커지기 때문에 우리 국가 신용도가 추락하고 금융시장이 몰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돈을 풀더라도 푼 돈이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것이 큰 변수에요. IMF(국제통화기금)에서도 한국 정부를 향해 돈을 좀 풀어라 하는데. 그때 돈을 풀라는 이야기는 수입도 많이 하고 기계, 장비도 더 사서 투자를 활성화시켜라는 뜻인데. 현재 우리 정부에서는 돈을 풀어서 노인복지라든지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뿌린다든지 하면서 돈 풀어서 국가신용도만 떨어지고 돈 푼 효과는 역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만 만든 것이죠. 그래서 설혹 돈을 푼다 해도 굉장히 고심해서 꼼꼼히 성장촉진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정책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 소 : IMF에서 지금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를 2.6%에서 2.0%로 하향시켰어요. 그래서 올해 2%대 성장 달성도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부는 ‘우리가 소득 3만 달러 이상 국가 중에는 경제성장률이 2위다.’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 : 정부에서, 특히 청와대 경제수석께서 지난주 일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했죠. ‘우리가 30-50클럽에 들어있는 나라 중 경제성장률 2위다’. ‘30-50클럽’이라는 건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고 인구가 5천만명이 넘어가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를 보십시오. 그 나라들은 완전히 성숙한 나라입니다. 우리가 30-50클럽 들어간 건 작년이에요. 제일 꼴찌입니다. 경제성장률이라는 것은 덩치가 크면 낮아지는 거예요. 우리가 30-50클럽의 꼴찌기 때문에 우리 성장률은 단연 1등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30-50클럽에서 성장률이 2등이다. 성장률이 높다’ 하는 것은 아전인수의 황당무계한 궤변인 겁니다. 오히려 우리는 OECD국 35개 국가 중 경제성장률이 18위입니다. 성장률이 낮은 것은 낮다 인정을 해야하지 않나 싶고요. 그리고 IMF가 2.6%에서 2.0%로 경제성장률을 반년만에 0.6%를 떨어뜨렸는데. IMF 전망 중 우리 하락폭이 가장 커요. 그 이유가 뭔지 찾아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 우리 성장률이 높다, 낮다 하는 것은 부질없습니다. 한국은행 올해 전망이 2.7%입니다. 그러면 2.7%가 2.0으로 떨어진다면 충격적인 하락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이미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걸 보면 전세계 신용평가회사를 비롯한 세계 유수기관이 평가한 우리나라 평균 경제성장천망치가 1.9로 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문제를 찾아내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 소 : 독일 같은 경우 1.9%에서 0.5%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가 제일 많이 떨어진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최근 6개월 간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경제가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에 전부 어려운 상황 아니냐, 우리만 놓고 보면 억울하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 : 전 세계가 지금 미국을 빼고는 다 어렵거든요. 미국만 성장률이 고공행진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100이 좀 넘어요. 그래서 무역전쟁이 생겼을 때 받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특히 미중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고 중국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단연 1등입니다. 따라서 미중무역전쟁이 터지고 중국이 휘청할 때 우리가 충격을 받는 건 어쩔 수 없고. 현재 반도체시장 쪽에서 삼성전자, SK쪽이 푹푹 떨어지지 않습니까. 외생변수가 있어요. 물론 정부의 잘못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외생변수로 경제가 떨어질 때 과연 정부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이렇게 거꾸로 가본다 하면 정부 출범후 외형성장률을 늘리기 위한 정책보다는 소득주도성장에 주력하다 보니 실패한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 따라서 그에 대해 반성을 하고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꿔줬으면 하는 것이 경제계의 바람인데.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투자를 늘리자’ 하는 원칙론적인 측면에서는 입장의 변화를 보여서 상당히 기대가 되긴 한데. 하지만 어제 경제대책위를 열고 난 뒤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나온 게 없어서 실망 역시 크게 느끼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소 : 알겠습니다. 시간이 여기까지여서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대호 글로벌이코니믹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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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