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돌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해외 외신들도 한국 '악플문화'에 주목했다

  • 입력 : 2019-10-15 19:01
  • 수정 : 2019-10-15 19:32
  • 20191015(화) 1부 오늘이슈 - 하재근 문화평론가.mp3
▪가수 설리의 극단적 선택에 충격에 빠진 대중들, 해외 외신도 대대적인 보도
▪평소 악플로 인한 우울증과 스트레스 호소...악플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 쏟아져
▪대형 기획사의 소속연예인 관리 미흡도 문제 지적돼. 정신건강 지원 부분 업계서 적극 논의 돼야.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10월 15일 (화)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하재근 문화평론가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어제 아이돌 그룹 F(x)의 멤버였던 설리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특히 설리 씨의 경우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한때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하 ‘하’) : 안녕하세요.

▷ 소 : 어제 갑작스러운 설리 씨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 뿐만 아니라 대중도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검색어에도 정말 많이 올라왔었는데. 현재 연예계, 애도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죠?

▶ 하 : 예. 굉장히 큰 충격이고. 설리 씨가 과거에 소속됐던 그룹이 f(x)란 그룹이거든요. f(x)그룹 멤버들과 f(x)소속인 연예기획사 SM 연예인들이 거의 활동 중단 상태로 설리 씨를 애도하고 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애도 메시지를 올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도 연기되고. 방탄소년단도 리얼리티 영상을 공개하기로 돼 있었는데 설리 씨를 애도하면서 영상 공개를 연기했고. 네티즌들의 경우 설리 씨를 애도하면서 검색어 바꾸기 운동을 펼치고 있거든요. 설리 씨와 관련한 부정적인 연관검색어를 밀어내고 긍정적인 검색어로 바꿔주자 이런 취지에서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 소 : 그룹 f(x) 활동과 연기자로 활동했던 설리,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히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해외에서도 관련 소식이 보도되고 있죠?

▶ 하 : 예. 해외 다수 매체, AP통신이나 BBC가 이 사건을 전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포털 사이트 메인에 이 소식이 전해졌죠. 설리 씨가 소속됐던 f(x)가 워낙 유명한 한류스타였기 때문에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고요.

그리고 특기할 만한 것이 해외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 사건의 충격성도 있지만. 또 하나가 이 사건을 통해 한국의 악플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외신들이 보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메트로지의 경우 ‘설리 씨가 생전에 악성 댓글로 고통 받다가 팀 활동을 정지하기도 했다.’ 더 선의 경우에도 ‘설리 씨가 끔찍한 온라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까탈스러운 팬들이 케이팝 스타들에게 가하는 엄청난 압박’ ‘정신건강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된 것 같다’는 시각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소 :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악플 때문에 2014년에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현재 설리 씨의 사망 원인이 정확하게 나오진 않았죠?

▶ 하 :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고요. 설리 씨의 사망 원인이나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른 추측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고. 일단 경찰은 조사해보겠다 하면서 부검을 할 계획이라는 말까지 했거든요. 그래서 설리 씨 사망과 관련한 사실관계는 따져봐야 하는데.

그런데 그 문제와 별개로 생전에 설리 씨가 악플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이것은 사실관계와는 별도로 우리 사회가 논의할 가치가 있다면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사실 설리 씨의 경우 과거 공개연애를 했었는데 그게 죄가 아니잖아요. 남을 해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웬만한 범죄자 이상으로 질타를 받은 거예요. 아직도 그때의 공개 열애 때문에 악플이 나오고 있고.

또 설리 씨가 자기 사진을 개인SNS에 올렸는데 이것도 범죄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극단적으로 설리 씨를 단죄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래서 과거 설리 씨가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었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해서 이번 설리 씨 사망원인과는 별개로 이런 부분은 우리가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소 : 경찰이 정확한 사망원인을 위해 부검영장을 신청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유족들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동안 설리 씨가 우울증을 앓아왔었다는 것을 보면 이런 악플문화가 영향을 끼쳤던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하 :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악플문화를 한 번 되돌아보자는 것이 논의 주제가 된 겁니다.

▷ 소 : 그러다보니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댓글 문화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필요해보입니다?

▶ 하 : 예.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대중이 어떤 사람을 분풀이 대상으로 찍어서 그 사람을 샌드백처럼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문화가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고.

그 다음 어떤 사람이 대상으로 찍히면 바로 ‘신상털기’라고 하는 사생활 털기로 들어가서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 협박까지 하는 흐름들이 툭하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하고. 그 다음 대중의 공분을 일게 하는 사건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그 경우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일단 단죄부터 하는...사실 확인은 나중일로 차치하고 먼저 이 사람을 멍석말이부터 하자는 집단적 악플 문화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도 경계를 하고 반성해야 하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댓글 실명제로 규제장치를 둬서 제한할 것인가...그것은 또 자유로운 여론형성 기능을 억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 그것과는 별개로 또 악플 문화에 대한 반성은 필요해보입니다.

▷ 소 : 저도 게시판을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 단정 짓듯이 글을 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분들은 그걸 실제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글 한줄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좀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그나저나 설리 씨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SM이 국내 대형 기획사인데 예전에 그룹 신화의 김동완 씨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대형기획사도 소속사 연예인들에게 약물 권유만 하는 것도 잘못된 것 같다.”라고 했는데. 대형기획사의 연예인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겁니까?

▶ 하 : 그게 항상 지적되는 문제인데. 관리가 아무래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없는 특수한 시스템이 있는데 어린 친구들을 대형 기획사에서 데려다가 어렸을 때부터 트레이닝을 시키는 그러한 시스템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 아이돌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로까지 올라간 거거든요. 춤과 가창력을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훈련을 받고 경쟁을 하는 환경에서 사회화라거나 심리적인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세상에 나오고. 세상에 나오자마자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한꺼번에 받는. 그런 상황에서 조금만 잘못해도 엄청난 질타를 받기 쉽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길도 없고. 그리고 제대로 된 사회화와 심리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스트레스를 스스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그러다보니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약물 의존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 만큼 기획사가 어린 친구들을 연예인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사회적 성장까지 충분히 뒷받침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우리나라 기획사를 비롯한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소 : 가만 생각해보면 기획사들이 무대 전면만 관리할 뿐 무대 후면의 소속 연예인 관리는 잘 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 하 : 예. 요즘 대형기획사들도 소속 연예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과 상담이라든가 하는 것을 주선한다고 하지만 연예인들이 받는 스트레스 양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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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