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북미협상 실패에 미국, 처음으로 '경제카드' 꺼내들었다

  • 입력 : 2019-10-07 19:33
  • 수정 : 2019-10-07 23:59
  • 20191007(월) 1부 오늘이슈 - 조한범_통일연구원_선임연구위원.mp3
▪북미협상 또 결렬, 사전 물밑 접촉 통한 합의점 도출 잘 안 됐다.
▪일부 언론 '북한의 의도된 결렬' 분석. 성에 안찬 美셈법 거부 차원
▪전문가 "양보않던 美가 경제제재 일부 해제안 들고나와, 절반의 성공"
▪두 정상 모두 연말 안에 성과내야 유리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10월 7일 (월)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7개월 만에 열린 북미실무협상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결렬되며 북미 관계 다시 안개 속으로 빠졌습니다. 앞으로 북미관계 어떻게 될지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하 ‘조’) : 안녕하세요.

▷ 소 : 오늘까지 뉴스를 보니까 ‘북한의 의도된 결렬이었다’ 하는 말도 제법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 : 글쎄요. 그렇게 본다기 보다 전반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일단 회담 전에 북한이 SLBM을 발사했고요. 실무회담 자체가 예비회담이거든요. 그런데 이 예비회담의 또 예비회담을 했거든요. 그렇게 보면 사실 양측간 합의가 된 게 없는 상태에서 회담을 했다...이렇게 볼 수 있죠. 그래서 어느 정도 결렬은 예상돼 있던 상황이 아닌가 싶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이 의도된 결렬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확실하게 사전에 물밑 접촉을 통한 합의가 된 상태에서 결렬이 나온 건 아닌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지금 언론에 보도가 되고 있는 북측의 성명인데. 그 준비된 성명의 완성도가 높았거든요.

▷ 소 : 그것 때문에 의도된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조 : 의도됐다기 보다는,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성과를 전혀 못 내고 있고. 북한 내부에 불만이 형성이 되고 있고. 하노이 회담도 북한이 당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번도 실패했다고 하면 김정은 위원장에 좋을 리 없거든요. 따라서 의도된, 계획적인 기획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저는 이것을 완전한 실패라고 보진 않고 다만 북한이 원하는 수준까지 합의가 안 나오니까 선제적으로 화를 낸 모습을 보인 것인 아닌가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 소 : 하노이 회담에서도 막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에 나와서 “결렬했다”라고 발표했는데 그걸 북한이 따라한 것 아니냐...라는 말이 나와서 한 번 좀 짚어봤고요. 일단 양측이 대화를 했을 텐데 과연 어떤 카드를 꺼냈을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조 : 일단 언론에서는 결렬이라고 많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한 발 물러서서 창의적인 대안들을 가져갔다고 분명히 말했고요. 확인은 안 됐지만 대북제재 일부 제재 해제라는 벽은 북한이 허문 것 같습니다.

▷ 소 : 미국으로부터 그 정도는 받아냈다, 이런 얘긴 거죠?

▶ 조 : 예. 난공불락이었던 제재 해제의 일부를 받아낸 것 같고요. 그걸 어디서 볼 수 있냐면 김명길 수석대표나 북한의 외무성 담화에서 미국을 비난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최선희 부성이 9월9일에 발표할 때 “이번에도 낡은 셈법을 가져오면 판을 걷어차게 될 거다, 끝난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도 똑같은 안을 가져왔다면 판을 접어야 했는데. 마지막에 김명길이 “연말까지 좀더 수고해 볼 것을 권고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매우 정중한 표현이거든요. 그러니 아무 딜이 없었던 건 아니고 미국 말대로 상당한 정도의 의견을 주고 받은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상태에서 북한이 합의를 받아들이기엔 가격이 안 맞았던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전격적으로 결렬하는 방식을 던졌다, 봐야겠죠. 저는 이번이 완전한 실패라고 보진 않고 절반의 성공 내지 3분의1 정도 진일보했다...그래서 아주 비관적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 소 : 일단 스웨덴에서 2주내에 다시 볼 것을 바란다, 했더니 미국은 오케이했지만 북한은 일단 반응이 미지근합니다.

▶ 조 : 그 온도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말은 연말까지 시간이 있다는 이야기고. 실무협상은 재개가 될 가능성이 높죠. 그러나 미국은 속개를 원하고 있고. 북한은 일단 전격적인 결렬은 선언한 상태기 때문에 곧바로 재개하긴 어렵죠. 좀 더 뜸을 들일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고 무한정 뜸을 들일 수는 없기 때문에 아마 2주 내지 그 즈음한 시기에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 소 : 그래서 그런지 11월 중에는 다시 만나지 않겠느냐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 조 :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머릿속에 들어가 보면 제일 좋은 게 연말 안에 만나는 겁니다. 연말에 만나서 합의를 도출해야만 김정은 위원장은 대외적인 위상이 되는 거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면초가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은 어떻게든 연말에 만나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고. 지금까지 북미비핵화 협상의 동력은 탑다운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힘이 실무협상을 이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겠죠.

▷ 소 : 위기상황이 부풀려진 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나서서 해결해볼게’ 하는 접근을 해보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조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30 판문점 남북미회동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쇼케이스를 좋아합니다. 언제든 극적인 반전을 기획할 수 있는 충분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고요. 그런데 조금 더 난해한 이야기로 들어가보면. 지금 충돌 지점이 ‘영변 밖에 못내놓겠다’는 북한과 ‘영변 이상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미국. 그리고 ‘대북제재 해제는 못해주겠다’는 미국과 ‘파격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 충돌입니다. 그런데 이게 일부 제재 해제 내지 유예까진 간 것 같습니다.

▷ 소 : 3년 유예설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 조 : 하지만 그 정도는 북한에 가뭄의 소나기 정도지. 사실 북한이 내놓은 영변은... 이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영변 영구 폐기는 상당한 성과입니다. 영변에 들어가 검증 내지 사찰을 해보면 북한 핵의 전모가 드러날 수 있거든요. 북한이 작은 걸 내놓은 것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석유 수입이나 석탄수출을 3년 정도 유예해준다, 이 정도로는 북한 입장에서 가격이 안 맞을 수 있는 거죠.

▷ 소 : 그런가하면 영변 플러스 알파는 하노이 때 나왔던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은 오히려 “하노이 때가 아니라 싱가포르 회담 때로 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관계 수립이 첫 번째 항목이었는데. 이 부분부터 짚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조 : 원하는 건 대북제재 해제입니다. 그것이 하노이에서 막혀버리니까. 그 상위의 개념이 북미 관계가 좋아지면 제재해제가 되는 거거든요. 북한이 목표 상향을 해버린 거죠. 관계 정상화 쪽으로 가면 최소한 종전선언, 연락사무소는 기본이고 종전선언 그 정도까지는 나와야 하거든요. 종전선언이 사실상의 불가침을 의미하는 거니까. 그런데 지금 미국은 유엔 사령부를 더 강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전작권 환수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 상실을 우려해 연합사령부인 유엔사를 강화해 지휘권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인데.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유엔사의 설립 근거가 희박해지거든요. 그러니 종전선언을 해주기는 지금 어렵습니다. 관계 정상화 쪽에서 미국이 줄 카드가 마땅치 않은 거죠. 그 부분에서 미국이 주저했을 가능성이 있고. 북한이 거기에 대해 불만이 있었을 수 있겠죠.

▷ 소 : ‘안전권’, ‘발전권’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안전권은 체제보장, 발전권은 경제제재 해제라는 말인데.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조 : 그것이 좀 딜레마입니다. 왜냐면 이번에 북한이 SLBM발사를 했던 게 위험한 발상이었거든요. SLBM 사거리가 단거리를 넘어서서 최소한 준준거리인데. 910km까지 올라갔는데 사거리 계산할 때 최소한 곱하기 3을 하거든요. 그럼 2700km가 나옵니다. 북한으로서는 위험한 압박을 했고. 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한에게 가장 좋은 상대입니다. 모든 미국 내 여론은 북한과의 협상에 강경한 입장입니다. 볼튼에 가까운 거죠. 그러니 트럼프라는 기회를 상실하면 북한에게는 민주당이라는 큰 강적이 남습니다. 거기다 트럼프의 탄핵 국면으로 들어가 기회를 놓치면 북한에 좋을 게 없습니다. 가능하면 트럼프 대통령에서 불가역적인 합의를 하는 게 좋은데. 그런데 이 부분에서 북한이 주저하는 것 같은 흐름에 있어서...전략상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소 : 연말까지는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김명길 순회대사가 “실무협상 끝나고 나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쏠지 말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한 것도 더 강력한 압박을 하려는 모양새 아닙니까?

▶ 조 : 그 부분이 SLBM발사와 결부가 돼서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단거리 가지곤 통하지 않으니 강도를 높인 거거든요. 그런데 걱정은 연말까지 는 아마 핵실험이나 ICBM 발사는 없을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북한이 그 카드를 만지기 시작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강경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압박 카드 수준이고요. 연말까지는 아마 지금의 국면이 이어지면서 대형 도발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 : 일단 ICBM을 거론하긴 했지만 연말까지는 지켜볼 일인 거고. 협상이 깨지면 그 후 얼마든지 시험발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 조 : 아니요. 그 이후도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도 ICBM을 해버리면 이 협상판은 완전히 깨져버리는 거거든요.

▷ 소 :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연말까지 수습이 안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조 : 그 뒤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거든요. 그 새로운 길이 바로 협상판을 깨는 것일지 아닐지는 두고봐야 하는 거죠. 이 협상국면이 깨지고 고강도 도발을 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남은 선택지가 군사적 선택지밖에 없습니다. 지금 온건파인 민주당이 오히려 강경한 입장에 있고. 볼턴은 해임된 후 군사적 선택지밖에 없다고 네오콘 보수쪽 여론을 조성하고 있어요. 그러면 경제난에다 군사적 압박까지 시달리면 김정은 위원장엔 좋을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현재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고 하긴 했지만 그것이 바로 협상 결렬 국면으로 가게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봅니다.

▷ 소 : 이쯤에서 한 번 더 여쭙게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누가 더 절박하다고 보십니까?

▶ 조 : 당연히 김정은이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안 되면 그만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거든요.

▷ 소 :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이 최고 아닙니까?

▶ 조 : 그렇긴 하죠. 국가의 정권과 존망을 걸고 있는 김정은 체제와 본인의 정치적인 야심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봤을 때는 절박한 건 김정은 위원장이 훨씬 더하죠.

▷ 소 : 김정은 위원장이야 안 되도 위원장이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안 되면 시민 아닙니까?

▶ 조 : 그런데 문제는 김정은 정권은 핵 보유 자체가 체제의 보장과 체제 수호, 정권 안정으로 시작한 거고. 김정은 체제가 훨씬 더 많은 것을 포커판에 걸고 있는 거죠. 판돈이 더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관계 뿐이고요.

▷ 소 :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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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