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뚫린 안보 구멍, 경계 대책 시급하다

  • 입력 : 2019-06-19 18:59
  • 수정 : 2019-06-19 19:57
  • 20190619(수) 1화 오늘이슈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mp3
◈북한 목선, 동해 삼척항에 정박한 사실 뒤늦게 알려져 파장.
◈해상경계선 선박 열감지장치부족... 보완 필요
◈평화수역, 공동어로수역 설정되면 경계 문제 더 심각해질 것.
◈첨단 장비 및 필요 무기 체계 섞는 하이로 믹스(High-Low Mix)대책 필요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6월 8일 (수)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지난 15일 동해안에서 군에서 발견했다는 북한 어선이 알고 보니 주민이 발견한 것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해상판 노크귀순'이라 불리며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 어선이 삼척 앞바다에서 날이 밝길 기다린 것으로 알려져 '해상판 대기귀순'이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하 신‘) : 안녕하십니까.

▷ 소 : 북한에서 온 목선이 삼척항에 정박해서 주민이 발견하기까지 했다는데, 이 사건 어떻게 보십니까?

▶ 신 : 참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데요. 기본적으로 우리 군이 경계에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군의 발표대로 1.8t의 워낙 작은 목선이기 때문에 이것을 식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쪽 해안을 경계하는 우리 해군이나 육군. 해경이 안일했던 것이 아닌가. 130km라고 하면 너무 많이 내려온 거거든요. 그러니 그런 부분에 있어 경계 실패를 반성하고 이런 일이 앞으로 재발하지 않게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 소 : 속초, 강릉, 동해도 아니고 그 밑 삼척까지 130km를 내려왔는데 몰랐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 신 : 예 그렇습니다. 군의 발표가 정확하지 않았던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요. 처음에는 삼척 인근에서 발견한 것처럼 이야기했고. 표류하고 있었다는 표현도 썼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삼척 인근이 아니라 삼척항까지, 표류한 것이 아니라 와서 정박까지 한 것을 우리 군이 의도적으로 사실 관계를 왜곡해 발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 소 : 그 부분에 대해서 국방부에서는 “통일부 발표를 인용한 것 뿐이다” 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는데요.

▶ 신 : 그래도 안 돼죠. 왜냐하면 그 작전을 이행한 것이 누굽니까? 군이잖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군이 통일부에서 잘못 발표했더라도 내용을 정확히 정정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고. 결국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 소 : 어쨌거나 목선이고 장비도 노후화돼있고...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긴 한데. 그렇다하더라도 실제로 간첩이었다면 속수무책으로 뚫렸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 신 : 그렇죠. 북한이 의도적으로 목선을 활용해 침투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과 관련해 우리 군이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하는데.

사실 과거에도 유사사례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이 취약점이라는 건 이미 군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현실적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목선의 경우 우리 군이 가진 초계기라든가 열상감지장비로 파악하기 쉽진 않았겠지만. 취약 지역이나 특히 접경 지역 쪽에서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들을 좀 많이 배치한다든가... 이렇게 작전 운영상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문제라 보는데. 그 부분에서 약간 안이했던 것 같습니다.

▷ 소 : 만약 주민 신고가 없었으면 우리 주민들과 만나고 다시 올라가고.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 신 : 충분히 그런 상황이 가능하죠. 또 우리 주민들한테 전화도 빌리려고 했다는 것 아닙니까.

▷ 소 : 서울에 사는 친지한테 전화하게 좀 빌려달라고 했다는 것 아니에요. (웃음)

▶ 신 : 어떻게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이뤄진 건데. 과거의 잘못보다 앞으로 어떻게 시정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 소 : 앞서 과거에도 유사사례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그게 ‘노크 귀순’과 ‘대기귀순’을 말씀하신 거죠?

▶ 신 : ‘노크귀순’의 경우 2012년 동해 인근 지상에서 있었던 일이고요. 그때도 경계가 빈 공백을 뚫고 북한병사가 들어와서 초소까지 와서 노크했다고 해서 ‘노크귀순’이란 말이 나왔던 거고요. 동해 지역에서도 과거에 목선이 표류한 경우 바로 해상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견하지 않고, 좀 아래로 내려온 적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우리 군의 취약지대라는 점도 군이 알고 있었고요. 그렇다면 사실 이것을 개선해서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일 텐데. 우리가 그간 국방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사각지대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소 : 실제로 육상의 경우 공간이 제한적이잖아요. 하지만 동해상은 굉장히 넓지 않습니까?

▶ 신 : 그런 면에서 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공간이 있는 거죠. 말씀 드린 것처럼 해상경계선 인근에 보다 많은 감지장치를 배치해서 적어도 북에서 군사분계선을 통해 남쪽으로 들어오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깥 바다를 돌아 들어오는 건 우리가 그 다음 단계에서 대비할 일인데. 이번의 경우 바로 해상경계선 위쪽으로 해서 바로 남쪽으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아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 소 : 우리 군의 장비가 노후화돼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 신 : 우리 군이 국방예산을 많이 쓰기 때문에 첨단장비로 무장했다고 기대하실 수 있겠지만 실상은 좀 열악합니다. 때문에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노력을 했어야 하고. 우리가 F35같은 비싼 무기만 살 것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군에 필요한 맞춤형 무기를 구입해야 한다...이런 감시장치는 그렇게 많이 비싸지도 않거든요. 어떻게 보면 군사용어로 하이로 믹스(High-Low Mix)라고 해서 첨단 무기 체계와 첨단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무기체계를 섞어서 군사력을 건설하는 부분도 우리가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소 : 큰 무기에 대한 관심만 가졌지, 기본적인 경계 태세에 필요한 장비들은 부족한 편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 신 : 그렇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이번에 열상감지기(TOD)가 그쪽에 많이 배치되면 탐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거든요. 그것은 F35 전투기 한 대 값이면 장치가 필요한 동해지역에 충분히 배치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부분을 약간 소홀히 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소 : 우리가 향후 9.19.군사분야 합의로 인해 공동어로수역이나 서해평화수역을 개시하려 하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 해상경계에 어려움이 더 생기게 될 까요?

▶ 신 : 그렇죠. 지금 우리 군이 그 지역에서 작전을 해도 찾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공동어로수역이라는 게 만들어지면 그걸 어떻게 경계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북한과 협의를 해서 아예 우리 군이 그곳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요. 그렇게 되면 이런 경계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거고. 따라서 우리가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대화를 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접근을 해야지. 대화를 하고 평화를 만들어놓고 가는 과정이라고 우리가 안보나 국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이번에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 소 : 그런데 평화수역이나 공동어로수역을 정하게 되면 그 경계가 있잖아요. 그 바깥에서부터 경계를 하는 것과 지금 현재 상황과 크게 다릅니까?

▶ 신 : 현재 상황과 아주 큰 차이는 없는데. 특정수역이 설정되면 그 안에서의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우리 군의 정찰이나 감시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러니 밑에서 경계를 하더라도 그 안의 활동을 감지하지 못한 공간차와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려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 소 : 이를테면 정찰하고 감시하는 구간이 더 짧아지게 되는 그런 상황인 거네요.

▶ 신 : 그렇죠. 그리고 지금보다 촘촘하게 경계 준비를 해야만 하는 건데. 그것도 함께 준비해나가야겠죠.

▷ 소 : 이번 일과 관련해서 정경두 국방장관은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했는데 어떤 조처가 필요해 보입니까?

▶ 신 : 관련조사를 해 책임자를 문책하겠다는 취지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저는 사고만 나면 ‘책임 처벌 추궁’ 이란 말을 먼저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책임을 져야한다면 고위급 장관에서 사과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째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인가, 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만들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의무가 있지 않겠습니까? 관리자로서 그 의무를 해태했을 경우,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같은 경우 이런 일이 생기면 그 지역의 사단장이나 분단장 등 고위급을 처벌하는 관행이 있는데요. 저는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했다면 이런 사고로 책임을 지는 건 맞지 않다...하지만 만약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책임 추궁을 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 소 : 대책이라고 하면 장비 보완 혹은 군의 기강을 보완해야 할까요?

▶ 신 : 다 포괄적으로 해야죠. 감시 의무가 있는 부대가 그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건 기강의 문제가 있는 거고요. 또 절대적으로 장비가 부족했다고 한다면 어느 지역에 장비를 보충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하는 것도 확인을 해서 특정 지역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준비도 해야겠죠. 따라서 군이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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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