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연속 근로후 사망한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병원 측은 "개인 문제"

  • 입력 : 2019-06-17 18:53
  • 수정 : 2019-06-17 20:05
  • 20190617(월) 1부 갑갑한 사내탈출 - 이경석 노무사.mp3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12일 연속근로 후 사망...
◈시민대책위 “고인 사망 원인, 과로와 병원 내 감염 때문”
◈간호사, 행정직원 사망 이후 3번째 죽음...병원 측은 “고인 책임” 해명
◈유급휴가 시 결원발생, 근로자 아닌 병원 측이 해결해야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6월 17일 (월)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경석 노무사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월요일에는 노동이슈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태움으로 인해 간호사가 숨졌던 서울의료원에서 최근 청소노동자가 숨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정 기관이지만 어떤 이유로 이런 비극이 연이어 일어났는지... 그 원인과 대처 상황을 짚어보면서 우리 사회 노동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경석 노무사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경석 노무사 (이하 ‘이’) : 안녕하십니까.

▷ 소 : 먼저 얼마 전 발생한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어떤 사건입니까?

▶ 이 : 고인은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미화원이시고요. 유가족 진술에 따르면 6월 1일 경 가족들에게 건강이상을 호소하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치료를 위해 업무를 쉬어야 했지만 동료근로자들의 병가 사용 등으로 쉬지 못하고 계속 근무했다고 하고요. 결국 숨지기 하루 전까지 업무를 하셨고. 사망 당일 복통으로 조퇴 후 응급실을 찾았다가 거기서 폐렴으로 진단을 받은 뒤 다음 날 패혈증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고인의 사망원인과 관련하여 유가족 및 서울의료원 직장내괴롭힘에의한 고 서지윤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2일 연속근로로 인한 과로로 인해 고인의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폐렴이 발병하여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고 주장 하고 있고요. 병원 측은 고인의 개인지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소 : 대책위 측에서는 해당 청소노동자의 사망 원인이 노동 인력 감축과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죠?

▶ 이 : 예. 단순하게 사망 원인 2가지를 놓고보면 하나는 ‘과로’, 다른 하나는 ‘병원 내 감염’입니다.

과로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의료원의 미화원 인력이 2012년에는 69명이었다가 2015년에는 58명의 인원으로 줄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청소기술이 발달하거나 업무프로세스가 개선이 되어 감소된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이었던 미화원 인력을 무기계약직으로 변경하면서 그 인건비 증가분을 상쇄하기 위해 미화원 인력 감축을 것입니다. 결국 미화원들의 근무량과 노동강도는 더 강해진 상황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고인의 경우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연속근무 하였으며, 6월 근무표 또한 12일 연속 근무에서 19일 연속 근무로 짜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고인은 만성과로에 시달렸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또 과로가 지속되면 몸의 면역체계가 망가져 폐렴과 같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원 내 감염과 관련해서는 고인의 본업무는 쓰레기 수거업무였습니다. 그런데 5월 내내 4월말 병가를 낸 노동자를 대신에 대체업무를 하였는데요. 이 대체업무가 병원의료폐기물 처리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링거병분리작업, 투석병칼슘제거 등 1달간 업무를 하였고, 6월1일 토요일은 하역장 당직을 서면서 각 병동,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수거한 쓰레기 및 폐기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인의 혈액을 조사를 했더니 혈액에서 클렙시엘라균이 발견되었는데요. 이 클렙시엘라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하나로 대책위의 주장에 따르면 병원 내 감염 3위에 해당하는 균이라고 하고 있고. 고인의 사망 원인에 병원 내 감염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 소 : 여기에 대해서 서울의료원 측은 어떻게 해명하고 있나요?

▶ 이 : 병원 측은 서울시를 통해 발표를 하였는데요.

‘고인은 외곽청소 담당이었으며, 의료폐기물과 관련한 업무는 고인이 아닌 다른 2명이 담당 하였다... 고인이 12일 연속근무한 시기 또한 사망일과 차이가 있고. 12일 연속근로를 선택한 것도 고인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조정한 것이다...그리고 고인의 과로와 감염으로 인한 사망가능성은 전문의의 자문결과 “없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 소 : 병원 측은 사망 노동자가 개인사정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는 것도 고용자 측의 임무 아닌가요?

▶ 이 : 서울 의료원 측은 ‘고인의 12일 연속근무는 고인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제 경험에 따르자면 보통 사업장에서 본인이 근무표상 짜여진 업무 일에 일이 생기면 연차 유급 휴가를 쓰도록 하고 그 업무를 빠집니다. 하지만 다른 근로자와 업무를 바꾸어 근무를 조정하는 경우는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 소 : 휴가를 내고 갔다 올 수 있으면 굳이 근무를 바꿀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씀인 거죠?

▶ 이 : 맞습니다. 그래서 참고로 말씀드리면, 근로기준법 60조에 ‘사용자는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청구하면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시기 변경권이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고인이 연차유급휴가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었다면 굳이 업무를 변경해가면서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로 인해서 인원의 결원이 생기는 부분은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소 : 그게 법입니까?

▶ 이 : 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연차를 쓰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겠죠. 그럼 자연적으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 될 테니 노무관리 상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서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상에 보장하고 있는 연차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고인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연차사용이 아닌 본인들의 업무조정으로 쉬는 날을 변경했다는 것은 연차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의료원의 근로기준법 위반책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무표를 변경하여 연속근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관리 및 제재하지 않은 것은 노동자들의 연속근로를 방조하고 묵인한 것으로 의료원의 노무관리 책임 또한 크다고 생각됩니다.

▷ 소 : 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 강도 때문에 주52시간 근무제 이야기가 나온 것인데. 그런데 12일 연속 근무를 넘겼다 라고 하는 것은 노무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말씀이시죠?

▶ 이 : 1주 52시간은 1주를 기준으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12일이라고 하면 일주일 하고도 5일을 더한 것이잖아요. 그러면 7일 빼고 5일을 더하게 되면 52시간이 별도로 카운팅 되는 것이어서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12일 내내 일을 하면 당연히 지치고 힘들겠죠.

▷ 소 : 그나저나 서울 의료원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 이 : 그래서 다시 한 번 청취자 분들에게 상기시켜드리면, 지난 1월5일 간호사로 일했던 서지윤씨가 ‘병원 직원에게 조문도 받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서씨가 ‘태움’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3월 서울시는 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조사 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 11월에는 행정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이 잦은 부서 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는데요. 사망 3년여 만인 최근에야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 소 : 비단 이런 일들이 서울의료원에만 해당되는 일들은 아닐 텐데요. 힘든 의료보건 환경 문화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이 : 고 서지윤 간호사 사건, 요번 미화원분의 사망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인력부족으로 인한 업무과잉인 것입니다.

간호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과잉 때문에 태움문화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생을 달리한 분들이 있는 것이고, 그리고 얼마 전에 돌아가신 미화원은 인력감축 및 대체인력 없이 본인들의 업무를 바꿔가며 근로하는 과정에서 상시적인 과로에 시달렸을 것이고. 그로 인해 면역력이 악화돼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측일 것 같습니다.

의료는 공공재입니다. 의료를 이윤방식으로 접근하다보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나 제공받는 사람이나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의료원은 사병원이 아닌 공공기관입니다. 서울의료원은 사건이 발생이 잦은 만큼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접근을 해야할 것인데.

그저 문제를 개인의 문제라는 식의 책임회피 방식으로 가면 이후 이러한 사건들이 또 발생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소 :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들어보고. 마지막으로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요. 지금 한창 휴가 계획들 짜고 계시잖아요. 앞서 연차유급휴가로 인한 인원 결원은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씀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게 법은 아니고 노무 관리상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 이 : 앞서도 언급드렸지만 사용자는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청구하면,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근로자가 3일 전이든 5일 전이든 청구를 하겠죠. 그럼 그로 인한 결원 발생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가는 병원 측이 노무관리상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를 근로자들이 알아서 해결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왜냐하면 사업 운영의 주체는 사용자니까요. 인력 배치와 운영은 전적으로 사업주의 몫인 것입니다.

▷ 소 : 지금까지 이경석 노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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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