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의원, ‘놀 줄 아는 아이’ 조례 추진

  • 입력 : 2019-05-24 18:48
  • 수정 : 2019-05-27 19:10
요즘 아이들은 “어제 뭐하고 놀았니” 하면, 대다수가 “게임 했어요”, “컴퓨터 했어요” 라고 말하거나, “학원 다녀오느라 못 놀았어요.” 라는 답변이 들려옵니다. 경기도 의회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켜주자며, 놀이 시간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방송일시: 2019년 5월 24일(금)
■방송시간: 3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경희 경기도의원 by 민자영 리포터

kfm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 경기도의회,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켜주자며, 놀이 시간을 위한 조례제정에 나서.
◈ 날마다 30분 ~ 60분정도 노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추진
◈ 1,2교시를 붙여서 길게 수업 후 30분정도 길게 쉬는 시간 확보 방안
◈ 학교나 가정에서 놀이의 방법을 보급해야 할 필요성 대두
◈ 길어지는 쉬는 시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인력과 놀이공간 확보 방법도 고민되어야

▷ 소영선 아나운서 (이하 ‘소’) : 제가 어렸을 적에는 놀 거리가 참 많았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제기차기, 얼음땡! 등등..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뛰어 놀았던 즐거웠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제 뭐하고 놀았니” 하면, 거의 대다수가 “게임 했어요”, “컴퓨터 했어요” 라고 말하거나, “학원 다녀오느라 못 놀았어요.” 라는 답변이 들려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런데 얼마 전, 경기도 의회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켜주자며, 놀이 시간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어 민자영 리포터가 취재해왔다고 하는데요. 어서 오세요.

▶ 민자영 리포터 (이하 ‘민’) : 네, 안녕하세요.

▷ 소 : 아이들 학습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놀이 시간은 좀 생소하네요?

▶ 민 : 그런데 사실 놀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 이틀 나왔던 게 아닙니다. 1989년 UN 총회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들로 항목이 구성된 “아동 권리 협약”이 결정됐었죠. 이때 제 31조에서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라고 제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로도 우리나라는 어린이들이 과도한 학업 때문에 놀이와 여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고요. 유엔 아동 권리 위원회에서는 한국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증진하도록 한국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노는 시간이 없다는 거죠, 실제로 제가 초등학생일 때는 저녁 먹기 전까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재미로 외출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동네 놀이터에는 엄마 손 잡고 나온 영유아 아이들은 있는데, 초등학생들 어린이들이 없어 의아할 때가 많았거든요. 늘어가는 사교육에 따라, 점점 놀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김경희 의원은 학교에서라도 먼저 “놀이시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기도 교육청 어린이 놀 권리 보장에 관한 조례안> 제정에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컷 1. 김경희 경기도 의원 (고양시)
초등학교가 보통 40분 수업, 10분 쉬는 시간 이런 형식으로 해서 오전에 30분의 쉬는 시간이 있어요. 그 시간을 좀 모아서 중간 놀이 형태로 운영하는 학교들도 있는데, 그런 상황들을 좀 더 보급을 하고 싶은 거고요. 그래서 날마다 30분에서 60분 정도의 노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놀지 않아도 되고, 놀아도 되고, 어떤 놀이를 해도 되고.. 이러한 시간으로 운영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율성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면, 놀이 시간의 사실 의미가 상당히 줄어들죠.

▷ 소 : 사실 쉬는 시간 10분 동안 화장실 다녀오고, 점심시간도 밥 먹고 하다보면 금방 시간 가잖아요. 좀 늘려주면 아이들도 또래들끼리 여러 가지 놀이도 하고, 나가서 잠깐 동안 운동도 하고 그럴 수 있겠네요.

▶ 민 : 네,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놀이”라는 것은 공부, 성과, 성취 등의 행동을 한 후에 잠깐 쉬는 동안 하는 남는 시간의 의미가 컸는데요. 이제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인정해주고, 그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확산하자는 의미가 담긴 조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례안 제정에 나서게 된 이유라고 덧붙여 말해줬고요. 이미 강원도, 전북, 전남 그리고 경남과 경북 이렇게 5개 교육청에서는 놀이시간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놓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놀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 남아있는 12개 교육청 중에서는 경기도 교육청이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도가 먼저 주도적으로 놀이 시간을 보급하면, 전국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다고 합니다.

▷ 소 : 그럼 어떤 식으로 놀이 시간을 늘려주는 겁니까?

▶ 민 : 몇시부터 몇시까지 놀고, 몇시부터는 공부를 해라, 이런 식으로 강제하는 건 아니고요. 최소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놀이 시간을 정해서, 조례안을 만들게 되면 학교에서 시정표를 만들 때,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권고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40분의 수업으로 부족한 학습이 있다면 1/2교시를 붙여서 80분, 1시간 20분 동안 수업을 하고, 이후에는 3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3교시를 시작한다던가, 혹은 3,4교시를 붙여서 또 수업을 길게 한다던가.. 하는 방식인데요. 근데 제가 취재를 하면서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 초등학생이 1교시당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 이렇게 정해놓은 이유가 연령별로 아이들의 집중력 시간과도 관계가 있다고 들었었거든요. 혹시 놀이 시간 때문에 학습 시간이 길게 붙어버리면, 반대로 학습에 영향이 있는 건 아닐까... 학부모들도 가장 궁금한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소영선 피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소 : 대학생때 3시간 수업을 2시간만 하고 뒤에 한시간을 쉬자 했는데 2시간 수업을 하다보니.. 좀 집중력이 떨어져서 뒷부분에는 좀 힘들었는데. 아이들도 집중력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요?

▶ 민 : 네, 그래서 사단법인 놀이하는 사람, 놀이 문화관련 김회님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컷 2. 사단법인 놀이하는 사람 김회님 대표
혁신 학교가 생기면서 블록 타임제를 해서 쉬는 시간 30분 정도로 해서 수업 시간을 2시간을 연달아서 하고, 쉬는 시간을 좀 더 길게 뒀을 때, 아이들 자유롭게 놀게 할 때, 아이들한테 만족도도 굉장히 높아졌고, 충분히 쉬는 시간을 통해서 다시 학습에 돌아갈 때, 아이들한테 더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그런 결과도 있었거든요. 정말로,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을 돌려주자는 그런 의미 인 것이죠.

▷ 소 : 아이들에게는 놀이 시간, 너무나도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선생님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나마 쉬는 시간에 선생님들도 화장실 다녀오고, 교무실 가서 좀 쉬고 이랬을텐데..

▶ 민 : 아마도 그런 걱정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놀이 시간에도 아이들이 뭔가 확실한 행위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이가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줘야 하는데, 어른이 같이 놀아줘야 할 것 같고, 이왕 노는 거, 노는 방법도 알려줘야 할 것 같고 말이죠.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면, 아이들은 놀이 시간을 채우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갈 거거든요. 일례로, 어렸을 적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거 아니였잖아요. 얼음 땡! 자연스럽게, 골목길을 뛰어놀면서 아이들끼리 방법을 알려주고 했던 경험, 있으시죠?

▷ 소 : 하지만 요즘은 놀아라! 하면 다들 컴퓨터부터 켜거나, 휴대폰부터 꺼내 드니까.. 노는 방법에 대한 안내도 처음에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 민 : 그건 그렇습니다. 초반에는 아마 교사들이 놀이 연수를 받거나 학부모 동아리 등을 통해서 놀이 연수를 하며 학교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의 방법들을 보급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해요. 그 부분에서는 선생님들이 좀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다만 시간이 좀 지나면 또래 집단과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새롭고 다양한 놀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고, 놀이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은 학습과는 또 다른 형태가 되어 선생님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김경희 의원은 말했습니다.

컷 3. 김경희 경기도 의원 (고양시)
선생님이 30분 동안 놀이 “수업”을 해야 되는가 했을 때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놀이 시간을 주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생님이 주도를 해서 “자, 지금부터 제기차기를 할 거야!”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놀이를 하려는 학생이 있으면 방법에 대한 규칙이나 이런 도구 사용법 이런 것들은 친구들 간에 배울 수도 있겠고, 아빠한테도 배울 수도 있는 거고, 엄마한테 배울 수도 있는 거잖습니까? 매번 알려줄 필요는 없는 거죠.

▷ 소 : 같은 공간에서 놀이 방법을 잠깐 설명해주는 정도가 되겠네요. 꼭 교사가 진행하진 않아도 되고.. 놀이 선생님이 있어도 좋겠다 싶긴 한데, 역시 예산이 좀 문제가 되겠죠? 안전 때문이라도 놀이 공간에 보호자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까?

▶ 민 :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 놀이 전문가, 학교 현장 등에서는 선생님에게 놀이 시간의 짐을 지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좀 많았습니다. 실제로 놀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몇 개의 학교들은 학부모 놀이 동아리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노는 방법도 알려주고, 지켜보면서 안전까지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놀 권리 조례 연구 모임에 속해있는 고양시 아람초등학교 이우영 교장선생님도 놀이 시간 확보와 함께 인력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컷 4. 고양시 아람초등학교 이우영 교장 선생님
점심시간에 예를 들어서 체육관 개방 같은 것도 일반 학교에서는 못합니다. 안전 때문에 그런 거예요. 선생님이든지, 누가 어른이 있으면 아이들이 놀이 할 때, 과도하게 이런 사고가 나지 않죠. 근데, 어른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놀다가 사고 나는 것을 가장 학교가 걱정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한테 쉴 시간을 다 반납하고 아이들한테 집중 하셔라. 그건 쉽지 않은 요구거든요. 그래서 지원 인력이라던지, 안전 확보 문제 이런 것들은 아마 시/도 교육청이나 또 일반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이 3자가 고민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되는 문제입니다.

▷ 소 : 녹색 어머니회 같은 경우에도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학부모들도 어렵고, 학교 측에서도 봉사자들을 구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무조건 학부모, 학부형에게 자원 봉사를 기대하긴 좀 힘들지 않을까요?

▶ 민 : 맞습니다. 때문에 일종의 시간제 일자리로써, 일자리 창출의 한 방법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의견도 있었고요. 사실 요즘 맞벌이 하는 가정 많아지면서 저학년 친구들도 4교시 수업하고 집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오후 3시까지도 학교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시대 변화 흐름에 따라서 좀 교육청과 학교 현장 그리고 자치 단체가 정말 고민을 많이 해서, 조정을 해나가야할 숙제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경희 의원은 다음주 공청회를 마련해 다각도에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이야기 들어보시죠.

컷 5. 김경희 경기도 의원 (고양시)
작년 연말에 놀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해서 고양시에 놀 권리 조례 연구 모임을 구성을 했고요. 연구 모임과 같이 현장에도 가보고, 조례 내용이나 이런 연구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래서 5월 30일 오전에 일산 동구청 강당에서 경기도 교육청, 어린이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조례 지정을 위한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도민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같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공청회 내용을 반영을 해서 6월에 있는 경기도 의회에 회기에 조례를 발의할 예정입니다.

▷ 소 : 현장의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들으면서, 정말 꼭 필요한 내용들이 담긴 조례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민 : 네, 공청회 이후에는 2020년 예산에 교사나 학부모 연수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연구 모임도 가지면서 정말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하고요. 또 중요한 게 남아있습니다. 놀 공간. 아무리 시간이 마련되어도 공간이 없으면 안되겠죠.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학교 내에 체육관이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모든 아이들이 놀기에는 부족한 공간이거든요. 앞서 인터뷰 해주신 고양시 아람 초등학교 경우에는 학생 수가 줄면서 비어있는 교실을 활용해 좀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경희 의원은 저출산과 함께 남아있는 빈 교실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도 점차 생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컷 6. 김경희 경기도 의원 (고양시)
첫 해, 둘째 해에는 놀이 연수나 동아리 이런 활동을 중점적으로 지원을 하고 싶고요,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면, 공간에 대한 필요가 제기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유효 교실을 활용해서 놀이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런 부분을 사용한다던가, 아니면 야외에 놀이터를 창의적인 놀이터로 공간 혁신을 한다던가, 이런 계획도 장기적으로 가지고 있고요. 결국은 학교가 가고 싶은 곳이 되는 하나의 요소로.. 놀이 시간을 아이들이 계획하면서 가고 싶은 학교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 소 : 놀이 시간을 확보하고, 놀이 문화를 또래들과 함께 형성하게 되면 아이들이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 하고, 작은 사회를 배워나갈 기회가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교육에는 입시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 놀이를 통해 건강한 경쟁과 삶의 문제 해결 방식도 배울 수 있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제대로” 놀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네요. 민자영 리포터, 수고했습니다.

▶ 민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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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