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 입력 : 2019-05-21 15:17
  • 수정 : 2019-05-29 09:05
  • 실미도 10부.mp3
프로그램 단독 공개 주요 내용
국가 2급 비밀 실미도 사형수 군사재판기록
미국 1급 기밀 키신저-주은래 비공개회담
실미도 기간병-유가족 트라우마 분석

10화 - "실미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

우리는 그동안 방송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고 모르고 있었던 '실미도 사건'을 이야기했습니다.

알고 싶었지만 알 수 없었던 부분들도 있었고, 또 애써 들춰내지 않으려 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여전히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우리 현대사에서 실미도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인터뷰) "학술적인 연구나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고 다만 국방부 과거사위에서 좁은 의미의 그 사건의 실체적 진실, 이게 어느 정도 밝혀졌으니까 그게 현대사의 큰 맥락 속에서, 남북관계 속에서 또는 남쪽 내부에서의 그런 분단 정치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느냐. 이걸 상세히 분석한 논문은 아직 안 나온 것 같습니다."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10부작. 최종회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나레이션: 배우 강신일]

영화 실미도에서 684부대 제2조장 역을 맡았던 배우 강신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실미도의 마지막 여정을 떠나고자 합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실미도 사건과 관련한 연구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절반의 실미도 관련 자료는 정부에 의해 폐기되었고 나머지 자료 역시 외부로 공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작원 유가족 (인터뷰) "정부에서 서류를 없앴기 때문에 어디에서 죽였다는 서류가 없잖아요. 그 분들이 알지, 우리는 모를 것 같아요. 군부대에서 사살을 했다니까 말씀을 해주시면 너무너무 고마울 것 같아요."

한홍구 교수 (인터뷰) "국가기구가 법령에 의해서 권한을 자고 정부차원에서 수십명의 조사관들이 움직이며 자료를 찾았기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이, 저 같은 역사학자 수백명이 찾아도 못 찾을 자료를 찾아낸 거예요. 논문이 안 나왔는데 조사보고서만 나오고 자료가 꽁꽁 묶여버렸죠."

우리는 실미도와 관련된 군사재판기록을 공개하면서 대중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현대사에서의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의문을 제기할 때 진실 규명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과제가 놓여진 걸까요?

전문가들은 더 이상 실미도 문제를 기간병과 공작원 간의 다툼으로만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만종 호원대학교 교수 (인터뷰) "저는 이 두 집단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으로 단순히 나눈 것보다는 오히려 국가와 개인의 대립 축으로 해석해보고 싶거든요."

또 당시 기간병들이 공작원들을 혹독하게 다룰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들 모두가 국가의 희생양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살인자다, 중죄인이다하면서 엄격하게 다룰 것을 요구했고 또 그 분들은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고 큰 틀에서 한 발 떨어져 본다면 분단체제의 희생자고 국가에 의해 그런 임무를 부여받은 거죠"

"박정희의 목을 따러왔다"며 당당히 인터뷰를 했던 청년 김신조 역시 남북분단체제가 낳은 시대의 희생양일 수 있다는 점을 말이죠.

김태영 교수[김순응 교육대장 아들] (인터뷰) "그런 게 정확하게 규명이 안 된 상황에서 이거를 한쪽 편을 들고. 이렇게 해서 기간병과 훈련병을 대립관계로 보면 안 된다는 거야. 과거사진상조사는 그렇게 얘기가 돼야 맞는 거고 그분들을 어루만져 줘야 되는 거야. 함구하고 모두가 다 쉬쉬하고 언론이 통제된 상태니까 그렇게 됐지만 지금은 그런 걸 제대로 해야죠."

우리는 국가를 향해 실미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국가의 책임있는 자세 말입니다.

또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4명의 실미도 공작원 사형수에 대해서는 유해를 반드시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실미도 부대를 만들 때 처음 사형수들로 만들려고 했다가 법무부가 반대한 것도 그런 이유고. 사형당한 걸로 하면 되지 않느냐 하니 ‘무슨 소리냐. 사형수는 시신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그건 안 됩니다’하며 법무부가 반대해 사형수들은 안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런 사건까지 있었는데 정작 실미도 사건으로 사형당한 분들의 시신이 인도가 안 됐다는 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1971년 군사재판기록을 분석한 한홍구 교수는 유해를 반드시 찾을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이번에 이상해서 왜 시신이 인도가 안됐지 하고 명단을 찾아보니 사형수 명단에서 빠져있어요. 판결문은 남아있는데 사형수 명단은 빠져 있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고. 시신 인도가 안됐다면 그건 중대한 범죄일겁니다. 근데 시신이 가족들에게 인도가 안됐다, 또는 가족들이 시신만 인도 안 된 것뿐만 아니라 실종상태로 알고 있었죠? 실미도사건 같은 어마어마한 사건을 뉴스로 보고 야 큰일이 났구나만 생각했지 자기 가족이 거기 사건에 연루 된지도 몰랐고. 그 사건에서 살아남은 4명 중 한명인지도 몰랐고, 사형집행 된 줄도 몰랐고. 나중에 무슨 병역소집 통지서가 와서 병역기피자로 몰리는 그런 상황까지 됐었다고 얘길 들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지금이라도 유해를 발굴 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국가로선 최선을 다해서 유해를 발굴해 가족들에게 돌려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실미도 사건을 주목해야 하는가...

국가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에 우리는 이를 연구하고 교훈삼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이만종 교수 (인터뷰) "우리 군법회의법, 그리고 형사소송법 이렇게 국가권력에 의해서 시민의 또는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절차의 공개원칙 또 법치국가의 원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명시하고 있어요. 그런데 실미도 사건의 경우에는 수사기관에서 가족 등에게 구속 사실 등의 통지를 안 했었죠. 그래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실미도 공작원들은 가족이라든가 변호인의 도움을 실제적으로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습니다. 또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을 변호할 권리도 침해됐다고 할 수 있겠는데. 또 사형 집행 시에도 사형 집행의 공공성 등에 비추어 수형자의 유족에게 사형 집행 사실을 전혀 통지하지 않았다. 그래서 임의사형, 또 시신 인도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였죠. 또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이런 것도 함께 침해가 되었는데 이건 어떻게 보면 명백한 국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번 다큐를 통해 여전히 실미도를 기억하는 이들이 참담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작원 유가족 (인터뷰) "오빠 너무 불쌍한 우리 오빠 어디에 묻힌 줄도 모르고, 우리 아빠, 엄마는 만났는지 궁금하고요. 오빠를 위해서 여동생이 끝까지 뛰어서 명예회복 시켜드릴게요. 오빠 마지막 유서에도 너무나도 억울합니다. 검찰총장님 이렇게 쓰셨는데, 너무 가슴이 저리고 아파옵니다. 오빠가 마지막 희생자이길 바란다고 하고 애국가도 부르고 만세 삼창을 하고 사형을 당하셨다고 하는데, 얼마나 억울하십니까. 오빠 명예회복 시켜드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오빠 이승, 저승 가셔서라도 행복하게 잘 가정이루시고 사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한홍구 교수(인터뷰) "우리가 전직 대통령을 4명이나 감옥에 보낸 나라니까 과거사가 안 된 거 같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많이 된 거에요 사실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안 된 게 트라우마 부분이에요. 트라우마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 합쳐봐야 10년 정도밖에 안 돼요. 10년 전에는 트라우마라는 말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지금도 솔직히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 중 트라우마라는 말을 이해하는 분들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늦게 트라우마에 주목하게 됐는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제 준비해야 합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해외사례를 말씀하셨습니다만 유럽에 있는 나라들은 자기 나라들이 고문했던 사람들을 치유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의 국가권력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자국으로 받아들여 혹은 외국에 원조를 줘서 치유하는 겁니다. 근데 한국에 센터가 만들어진다면 한국은 뒤늦게 만들어지는 거지만 자국 정부가 과거에 자기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했던 트라우마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걸로서는 최초의 치유기관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세계 최초죠. 그래서 거기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게 많은데, 저희 보고서에 실미도 이야기는 쓰지 못했습니다만 실미도도 당연히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할 피해 사건이죠. 그리고 거기엔 비단 공작원뿐만 아니라 기간병, 민간인 피해자들까지 다 합쳐서 국가 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실미도 사건이 일부 정권의 의한 책임이 아니라는 깨달았습니다.

과거 모든 정부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신동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인터뷰) "이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이건 끝나지 않은 문제고요,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갖고 있는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이란 생각이 들었고, 우리 유가족들 만나면서 면담을 하는데 면담한 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왜 힘들었냐면 이분들이 얼마나 한에 많이 얽혀 있는지 그것을 느끼면서 눈물 나고 이런 걸 참느라 힘들었거든요. 이건 정말 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강한... 우리 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지고 느껴야 될 정도의 너무 서러운 인생이 이 안에 담겨있어서 그래서 그런 점이 저한테도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겨준 그런 면담과 평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작지만 실질적인 부분부터 이들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텐데요.

전문가들은 터무니없이 적었던 보상 문제부터 다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기간병 피해자도 있고 특수부대원 피해자도 있고 민간인 피해자들도 있고 그런데 그 피해자 가족이나 당사자들이 당연히 치유의 대상이 돼야 하는데 실미도 사건이 국방부 과거사위에선 조사가 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또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지 못했죠. 기간병 피해자들도 일정하게 명예회복과 어떤 금전적 배보상 그런 부분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극히 일부만 손해배상이 됐는데 그건 개개인 이전에 국가가 잘못해서 벌어진 사건이죠. 이 부분이 제대로 처리가 돼서..."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관련 자료의 공개가 더 많이 이뤄지고 누구나 의문점이 있으면 나라에 의의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안정애 과장[당시 국방부 조사위원회 활동] (인터뷰) "국가는 유족들은 밑으로 보는데 가진 게 없는 분들이고 정말 어려운 분들인데 연대 못하면 국가는 여러분을 우습 게 봅니다. 힘이라도 모아드리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절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유족들은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국가의 책임이 분명하니까 그것을 계속 묻고 다른 비슷한 사건들의 피해자와 연대를 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사형수의 가족 보상을 일부 받은 유가족들이 지금이라도 힘을 하나로 모아야 국가도 무서워하지 않고 국방부 권력자들이 무서워합니다. 구심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홍구 교수 (인터뷰) "제가 국정원 과거사위에서 활동을 했습니다만 자료가 이렇게 많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실미도사건도 꽤 많은 자료를 찾아낸 거고 그런데 문제는 그 자료가 공개가 안됐다는 거죠.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하고 유가족들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유가족들이 손해배상이라든가 내 형제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알아야 어떻게 위로도 하고 추모도 할 거 아닙니까.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죽음이 너무 많잖아요. 그게 되려면 자료 공개부터 되야죠."

이만종 교수 (인터뷰) "한 마디로 진실은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실제 있었던 역사를 우리가 묻을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 없이 현실이 있을 수 없다는 건 아주 단순한 진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냉전시대의 아픔을 알아야 하고 아픔의 역사 속에서 진실을어루만져 줄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어루만지려는 의지와 실천을 통해서 아픈 과거의 고통이 치유되고 앞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5개월 동안 실미도 사건을 다시 기록하고 정리했습니다.

50년이 지난 사건이기에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당시의 진실. 시대는 바뀌었고 진실을 향한 노력이 더디지만 하나씩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믿고 싶습니다.

우리가 보았던 실미도의 그날이 바로 우리의 손에 의해 쓰여졌고 기록됐다는 반성도 해봅니다.

꽃다운 청년들은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우리네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정부의 답변을 기대해봅니다.

서로를 인정할 수 없었던 기간병들과 공작원 유가족.

그들의 눈물을 국가가 나서서 닦아주십시오.

우리가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한 실미도의 진실 찾기는 계속 될 것입니다.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기획·연출에 오인환 취재 서승택 작가 하나리. 실미도 684! 제2조장, 나레이션에 배우 강신일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도 방송문화진흥회의 라디오콘텐츠제작지원을 받아 제작하였습니다.

◎ 본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통해 감독판을 청취하실수 있습니다.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

기획: 오인환 취재: 서승택 작가: 하나리
나레이션: 강신일
성우: 홍후백, 하지형, 김용, 박주광, 이다슬

도움주신분들
실미도 기간장병
양동수, 김태수, 안지근, 김정현, 이준영, 김동배, 김양구, 김이태, 성영균, 권오관

공작원 유가족
이향순, 김병희, 임충빈, 임일빈, 백영철

김신조 목사
이찬진 변호사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조소영 국방부 서기관
이만종 호원대학교 교수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승준 최종현 학술원 자문위원
김태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장
신동근 원장(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안정애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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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