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 입력 : 2019-05-21 14:36
  • 수정 : 2019-05-29 08:51
  • 실미도 8부.mp3
프로그램 단독 공개 주요 내용
국가 2급 비밀 실미도 사형수 군사재판기록
미국 1급 기밀 키신저-주은래 비공개회담
실미도 기간병-유가족 트라우마 분석

8화 - "응답하라 1971 실미도"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

베일에 쌓여 있던 공군 제2325부대 209파견대 '실미도부대'의 실체 일부가 2006년 7월 정부에 의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살아남은 기간병과 공작원 유가족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들은 그 훨씬 이전부터 국가에 실미도 사건의 진실규명을 요구해왔습니다.

(인터뷰) "모른다는 답변이 왔었어요. 아버지가 박정희 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냈었어요. 그런데 모른다고 답변이 왔었거든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해내고 역사에 분명하게 남기고,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드리고 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천추의 한을 남기고 숨을 거뒀습니다. 지금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국회는 19대와 20대 국회까지 법안만 발의하고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KFM 경기방송 특별기획 10부작.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다"

8화 "응답하라 1971 실미도"

나레이션: 강신일

영화 실미도에서 684부대 2조장역을 맡았던 배우 강신일입니다.

실미도 기간병들과 공작원 유가족은 그동안 국가와 주고받았던 공식 문서를 하나도 빠짐없이 보관해왔습니다.

그들은 이 문서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일까요?

공작원 유가족 (인터뷰) "박정희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그런데 모른다 답변이 왔었거든요. 그 시절에는 저도 몰랐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박정희 대통령이 저지른 일이더라고요. 너무너무 기가 막히고 충격적인 일이고 저희는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요." "청와대 입구까지도 가서 데모를 했어요. 우리 애틋한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돈을 달라는 게 아니고, 시체를 찾아달라고 그런데 못 만났어요."

그들은 그동안 수많은 정부 부처들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를 취재진에게 전달했습니다.

[나레이션]

2004년 3월 국방부장관.

계속된 우리 공군 실미도 전우회의 탄원서와 진정서에 대한 답변이 하나씩 도착했지만 답변은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2004. 3.19. 국방부장관 공군실미도전우회 귀하

영화 및 소설 등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국방부에서 자료 조사팀을 구성하여 현재 조사 중에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확인해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시 수당지급은 국방부의 특별급여 지급방침에 의거 정상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판단되며, 시효로 인하여 소멸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특수임무수행자보상에관한법률은 특수임무와 관련하여 국가을 위하여 희생을 한 특수임무수행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보상을 하는 것으로 기간요원과는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004년 11월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유감스럽게도 제출하신 진정 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

2005년 9월 5일 국방부

귀하께서 제출하신 민원에 대하여 검토를 하였으나 저희 위원회의 관할의 업무가 아니라, 국무총리 직속 투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 위원회의 업무라 판단되어 관련서류를 이첩, 재회신토록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담당자는 실미도의 '실'자만 들어가도 자격이 없다”며 서류를 접수할 자격이 없다고 문전박대를 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수모만 당하였습니다.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를 우리는 계속해 기다렸습니다.

1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후 게시된 기사를 보며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왜 우리에게 그동안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에게 전달되어야 할 수당은 어디로 증발되었습니까?

대통령님의 혜안으로 진실을 밝혀 주십시오.

반면, 공작원들에 대한 진상조사는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는 듯 했습니다.

정부는 2008년 4월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해 유가족에게 일부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렇다면 실미도 공작원 유가족에게 전달된 ‘보상금결정통지문’엔 어떤 글귀가 남아있을까요?

[나레이션]

여러분(공작원 24명)은 목숨을 국가안보를 위해서 바쳤으며 하나 밖에 없는 개인의 생명을 담보로 특수임무를 수행한 국가유공자입니다.

조국을 위해서 충성을 다한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정말 이 통지문에서처럼 이들을 '국가유공자'나 '애국자'로 인정한 걸까요?

2015년도 보훈처와 국가권익위원회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나레이션]

뉴스앵커 : 임 씨의 유가족은 국가가 사형을 집행해놓고도 시신도 인수 받지 못한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보훈처와 권익위원회에 순직 심사를 요청했습니다.

권익위는 그러나 부대 이탈과정에서 군경과의 교전으로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한 점 등으로 미뤄 공무수행으로 볼 수 없다며 순직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다만 실미도 공작원들에 대한 군 당국의 부당한 대우와 인권침해, 시신을 찾지 못한 행위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했습니다.

즉 이들은 '공동정범'이기 때문에 순직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방부는 어떠한 입장일까요?

[나레이션]

유해를 찾지 못한 4명은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제3호(형법 250조 사람을 살해한 자로서 사형된 자)에 해당돼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하다

그들은 당시 실미도 공작원들이 기간병 18명을 살해했기 때문에 국립묘지에 봉안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정부는 현재 그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식 입장 조차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공작원 사형수 4명의 유가족도 국가를 상대로 수 없는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11일, 임성빈 유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의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나레이션]

저희 오빠는 신변의 위협을 받다가 어쩔 수 없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했습니다. 교전 중 사상자가 발생된 것은 정당방위라고 봅니다.

민간인이냐, 군인이냐 등 사실 여부도 국가의 잘못이며 국가가 해결 해야 할 몫입니다. 그런데 국방부에선 실미도 훈련병은 민간인이라면서 왜 군번까지 부여해서 혹독한 훈련을 시켰습니까?

민간인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왜 민법이 아닌 군법으로 절차도 없이 사형을 시켰습니까?

시신도 부모에게 인도하지 않은 채 암매장하고 은폐해 지금까지 시신도 못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직권이든 국회 특별법이든 실미도 훈련병 명예회복과 유해 인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이들은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했습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는 과연 어떤 답변을 보내왔을까요?

[나레이션]

실미도 사건으로 인한 희생에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국정 일정상 대통령님 면담이 제한됨을 알려 드립니다.

유가족들은 지난 2월 13일, 다시 한번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게 됩니다.

[나레이션]

국가는 고 임성빈 외 등등을 실미도 사건으로 억울하게 사형시키고, 유해마저 삼겨버린 국가의 반인륜적 범죄로 인하여 50여년 세월 동안 고통 받고 있는 고 임성빈 유족 대표 임일빈입니다.

저희는 2018년 12월 26일날 고 임성빈 오빠의 명예회복에 관한 탄원서를 대통령님께 제출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답변은커녕 저희를 무시하는 처사에 저희 유족들은 분노합니다.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저희의 애통한 심정을 지나치지 마시고 해결해 주시길 간절한 기도와 애원드리며 대통령님 면담 요청드립니다.

국가를 상대한 소송에서 이미 그들은 지칠대로 지쳐 버린 상태였습니다.

[나레이션]

귀하의 민원은 실미도 사건 희생자의 명예회복 등을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 요청으로 이해됩니다.

가. 현재 정부에서는 중대 인권침해사건, 조작의혹사건 등 과거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담고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 동법이 개정되어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이 재개되면, 그간 다루어지지 않았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추가 진상규명 신청 등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다. 다만, 진상규명 신청과는 별도로 후속조치(배보상 포함) 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가적 입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작원 유가족 (인터뷰) "소송도 저희가 계속 했었잖아요. 진정서를 내고 하니까 그쪽에서는 저희에게 소송을 하고 권유 하더라고요. 소송을 했어요. 그런데 피고가 국방부장관이고 그러니 국가를 이길 수 없잖아요. 그래서 졌어요. 겁이 나서 재심도 못해요."

2005년 제정된 과거사정리기본법에 의한 조사활동은 2010년 12월 기간이 만료됐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재활동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과거사 청산 발언 (인터뷰컷) "희생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내고 그래서 역사에 분명하게 남기고 그분들의 명예를 회복해드리고 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4월 3일, 3년 전 발의된 과거사법 개정안은 국회의 문턱을 또 다시 넘지 못했습니다.

개정안은 현대사에서 반인권적인 공권력 행사로 왜곡되거나 은폐된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있는데요.

피해자들은 국회가 다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 2019년 3월 열린 과거사법제개정 촉구 기자회견 윤호상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회장 (녹취) "천추의 한을 남기고 숨을 거뒀습니다. 지금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국회는 19대와 20대 국회가지 법안만 발의하고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가 범죄는 모든 사회질서를 파괴하고 인간성마저 무너져내리게 했습니다. 가공할 범죄 행위를 국가는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해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 국회는 이를 방괴하는데 앞장서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대사의 피해자들은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정치화해서는 안된다는 희생자들의 호소.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인터뷰) "당시 공작원으로 훈련을 받았던 분들도 그렇고 기간병들도 포함해서 그런데, 모두 사실은 국가 권력에 의한 피해자인 것이 분명하고요. 특히 징병제 하에서 병사들같은 경우는 군 복무중에 피해를 입은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무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첫 번째는 당시 국가권력에 의해 동원되어 지고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의당과 김종대 의원은 군 트라우마 센터를 조속히 만들어서 그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포함해 조속히 치유하고 어느 시대이고, 어느 정권이든 그런 것들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그런 과정을 통해 진실과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어느 특정 시기, 특정 정권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고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실미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실미도의 실상을 담고 있는 공작원 사형수의 재판 기록을 단독으로 심층 분석해 전해드리겠습니다.

기획·연출 오인환 / 취재 서승택 / 작가 하나리. 지금까지 나레이션에 강신일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도 방송문화진흥회의 라디오콘텐츠제작지원을 받아 제작하였습니다.

◎ 본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통해 감독판을 청취하실수 있습니다.

[kfm 경기방송 오인환, 서승택 기자] 기획: 오인환 취재: 서승택 작가: 하나리
나레이션: 강신일
성우: 홍후백, 하지형, 김용, 박주광, 이다슬

도움주신분들
실미도 기간장병
양동수, 김태수, 안지근, 김정현, 이준영, 김동배, 김양구, 김이태, 성영균, 권오관

공작원 유가족
이향순, 김병희, 임충빈, 임일빈, 백영철

김신조 목사
이찬진 변호사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조소영 국방부 서기관
이만종 호원대학교 교수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승준 최종현 학술원 자문위원
김태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장
신동근 원장(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안정애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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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