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M스페셜] "고양 식사동, 교통문제로 식사를 못해요"

  • 입력 : 2019-02-14 18:54
  • 수정 : 2019-02-15 08:17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 고양시에도 교통 소외지역이 있다고 하는데요. 고양시 식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광역교통망이 들어올 거란 홍보 때문에 입주민들이 들어왔지만 계획이 무산돼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합니다. 그 내용, 취재해온 이창문 기자에게 들어봅니다.

◈ 10년 전 경전철 무산 뒤 광역교통계획 수립되지 않아 주민 불편
◈ 고양시 벗어나는데 40분, 출ㆍ퇴근 하루 3시간...결국 ‘이산가족’
◈ 식사ㆍ풍동 주민들, 대곡역 연계 전철 설치 요구 촛불시위 전개
◈ 고양시, 식사동 연계 지하철 계획 없어...동서 관통 시내버스 추진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경기지자체 31 지역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고양 소식을 살펴볼까 하는데. 택지지구가 여러군데 흩어져 있죠. 고양시, 자족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울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분들 많이 계세요, 그러다보니까 광역교통망 구축이라는 것이 당장의 숙제입니다. 그중에서 식사지구 주민분들 작년 겨울부터 광역교통망을 개선해 달라 라고 촛불시위를 전개하고 있는데 어떤내용인지 오늘 살펴보겠습니다. 취재해온 이창문 기자 만나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창문 기자(이하 ‘이’) : 네, 안녕하세요.

▷ 소 : 경기북부 최대 도시에요. 인구 105만명의 고양시, 근데 그 고양시 한가운데 광역교통소외지역입니다. 식사동, 맞죠?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시간 살펴보고 있는데 지난 연말부터 추운 겨울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역교통개선을 요구하면서 촛불시위를 하고 계시는데 어떤내용입니까? 일단 어떤곳인지부터 살펴볼까요?

▶ 이 : 식사동은 밥식(食) 절사(寺)를 따 식사동인데요, 절에서 밥을 날랐다고 해서 식사동이라는 유래가 있습니다. 이런 식사동은 고양시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 일산동구에 위치하면서도 덕양구와도 인접한 지역입니다. 도시개발사업으로 식사지구가 조성되면서 현재 약 8만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추가 입주로 10만명을 내다보고 있는데요. 그러나 식사동은 광역교통으로부터 소외된 ‘섬’이 돼 버렸습니다. 2007년 12월 분양 당시 시행사측은 광역교통이 수립돼 서북부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현재 M버스 한 대 정도 있는 광역교통 소외지역이 됐습니다. 이렇다보니, 식사동 주민들은 인근 풍동 주민과 식사ㆍ풍동 지하철추진연합회를 구성해 대곡역에서 풍동, 동국대 일산병원, 식사동으로 이어지는 전철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촛불시위와 고양시청 앞 1인 시위 등을 하고 있습니다.

▷ 소 : 인구 10만명을 내다보고 있으면 작은 지역이 절대 아닙니다. 지방 내려가면 시에요. 5만 넘어가면 시거든요. 앞서 말씀을 하셨는데 당시 시행사측는 홍보를 하기를 당연히 광역교통계획이 수립될 것이다, 그래서 서북부 중심도시로 성장할거다 이렇게 홍보까지 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됐습니까?

▶ 이 : 당시 시행사측이 고양시가 발간하는 생활정보지 ‘고양소식’에 수차례 경전철 광고를 냈습니다. 식사동에서 풍동을 거쳐 한류월드, 킨텍스, 대화역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평당 1,500~1,600만원이라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양시의 별 제재 없이 분양이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시티 분양 시작 후 1년 뒤인 2008년 12월 예산 부족과 인근 주민대책위의 반대로 경전철 추진계획은 무산됐습니다. 강홍모 식사ㆍ풍동 지하철추진연합회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1) 강홍모 식사ㆍ풍동 지하철추진연합회장
“교통수단이라든가 도로가 전혀 없었는데, 당시에 개발을 하면서 식사동에서 백마 마두 장항을 거쳐서 킨텍스에 이르는 경전철, 그 다음에 식사동에서 곡산역을 거쳐서 제2자유로에 이르는 직선도로, 세 번째로 서울~문산간 고속도로... 3가지를 내놓고 분양을 했어요. 그랬는데 그 과정 속에서 2008년 8월인가 10월에 경전철을 하려고 주민공청회를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가지고 반대해서 무산이 됐어요”

식사동 주민 촛불시위

▷ 소 : 식사동 주민들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반대를 한건가요? 이유가 뭐였죠?

▶ 이 : 계획됐던 경전철은 세워진 구조물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경관 시야를 가리고, 이 때문에 아파트 값을 떨어뜨린다고 반대를 했던 모양입니다.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광역교통계획은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 광역교통소외지역이 되다보니, 1/3이 토막 난 평당 1,000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교통 빼고는 살기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 소 : 네,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고양시가 식사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승인할 때, 시행사측이 제안한 개발계획안을 검토했을 테고, 거기에는 광역교통 계획이 포함됐을 거 아니겠어요. 주민들도 광역교통 개선분담금을 냈을 거고요?

▶ 이 : 당시 조합은 광역교통 개선분담금으로 500억원을 냈습니다. 시비 포함 총 937억원의 사업비를 조성해 식사지구에서 식사교차로로 이어지는 식사로와 함께 고일로에서 도촌천 지류를 끼고 곡산역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신설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일로에서 곡산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예산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돼, 도로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곡산역에서 제2자유로 신평IC 연장계획 또한 답보상태입니다.

▷ 소 : 경전철도 안 됐고, 도로 공사도 중단되고, 근데 분담금으로 500억을 냈고. 그렇다고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분양가로 분양받았던 입주민들이 받고 있겠네요. 현재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까?

▶ 이 : 식사동에서 서울로 출ㆍ퇴근하는 입주민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식사동에서 대곡역이나 원당역으로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타야 하는데, 마을버스 특성상 돌고 돌고 거치고 거치고 나오다보니, 3.6km 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40여분이나 걸려서 가야 합니다. 서울로 나가기 위한 지하철을 타기 위해 40여분이나 소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박가영 주민의 말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2) 박가영 주민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게 식사동 분들이 잘 사시니까 자차 비율이 높다고 생각하시는데요, 그게 아니라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 같아요. 원인이 대중교통으로 워낙 출퇴근이 불편하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대안으로 활용 하는 거에 가깝거든요. 저희 남편이나 저나... 사실 저녁이 있는 삶이 없죠. 식사동 주민들은... 웃픈 말로 저희가 식사동이잖아요. 식사동인데, 식사동에서 식사를 못해요. 늦게 도착하니까”

▷ 소 : 네. 자동차를 대안으로 활용한다는 말이 아이러니하네요. 대중교통으로 다니기가 불편하니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데, 이마저도 병목현상과 출퇴근 시간 겹치면 힘들어 저녁 끼니도 굶는다는 말도 안타깝습니다. 마을버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광역버스 얘기가 나오던데, 광역버스도 이런 상황인가요, 어떤가요?

▶ 이 : 광역교통버스인 7119 M버스가 있습니다, 이 버스 역시 마을버스 못지않게 일산을 한바퀴 돌고 나가는 상황이어서, 불편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용택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3) 서용택 주민
“보통은 서울 쪽으로 많이들 움직여야 되는데요. 저희가 일산에서 지하철이 노선 자체가 아예 없는 지역에 있다 보니까 서울로 접근성이 너무 안 좋아요. 가령 M버스가 운영되고 있기 하지만, 그것도 한번으로 가주면 다행인데, 돌아서 가기 때문에 버스 노선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고요...30~40분이면 출근을 완료해야 하는 시간인데, 저희 같은 경우는 출근이 아니라 인접한 역까지 가는 시간에 불과하니까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너무너무 불편한 거죠”

▷ 소 : 광역교통버스도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동차 역시 그렇다고 하면, 서울에서 방을 얻어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는데, 어떻습니까?

▶ 이 : 네, 보통 식사동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가는데 1시간 20분, 또 오는데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2시간 40분, 더 막히면 3시간 정도 되겠죠. 그래서 나가서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강홍모 회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4) 강홍모 식사ㆍ풍동 지하철추진연합회장
“제가 얘들 둘이 있거든요. 직장이 광화문입니다. 큰 애가...작은 애는 여의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에는 얘가 ‘도저히 이 한번뿐이 없는 내 인생청춘인데, 내 청춘을 버스 안에서만 지낼 수 없어서 내가 나가서 살겠다고’, 그래서 나가서 살아요. 작은 애도 딸인데, 따라서 나가서 살아요. 저와 같은 이산가족이 많아요. 대중교통이 나빠 가지고...”

식사동 시위현장

▷ 소 : 이산가족이 됐다는 말씀이신데, 그러면 이곳 식사동 주민들이 바라는 광역대책은 뭐가 있습니까?

▶ 이 : 현재 고양시 서남부 중심으로 개발되는 철도망을 고양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북부지역으로 연결하는 연계 도로와 철도의 확충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래서 식사동 주민들은 현재 3호선과 경의중앙선, 앞으로 들어설 대곡소사선, 교외선, GTX-A의 환승구간으로서, 또 국제철도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대곡역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균형발전에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가영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5) 박가영 주민
“GTX-A에 거는 기대들이 대게 높거든요. 사실 김현미 장관이 여유로운 아침과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대로라면 GTX-A 역세권에 있는 고양시민만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게 되는 거고, 저희같이 또 대곡까지 갈려면 버스로 40분이 소요되는 식사동 주민들한테는 전혀 해당되는 말이 아니에요. 그래서 베스트 시나리오로 요구하는 것은 지하철이죠. ‘GTX-A 대곡역에서 식사동까지 지하철을 만들어라’ 저희의 주장이고요, 그걸 현실적인 제약 요건들이 있을 테니, 좀 더 다듬는 것은 정치인과 시청 몫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 소 : 근처에 동국대 일산병원과 바이오메디캠퍼스가 있지 않나요? 그쪽 사정은 어떻습니까?

▶ 이 : 네 식사지구 인근에 동국대 일산병원과 바이오메디캠퍼스가 있습니다. 젊은 의료진과 학생들도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사정이 식사동 주민들과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신분당선이 계획됐다는 말에 기대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요원한 상태고, 대곡역과 연계되는 전철을 바라고 있습니다. 김명희 동국대 일산병원 홍보팀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6) 김명희 동국대 일산병원 홍보팀장
“예전 신분당선 할 때처럼 로비에서 직원들 각자 서명도 받고 할 예정이에요. 왜냐면 BMC도 있고 약대 한의대도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얘들이 동선이 원당이나 이쪽으로 해서 멀고, 셔틀이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멀고, 환자 같은 경우에도 조금 접근성이 떨어지니까...되면 병원 입장에서 훨씬 좋죠. 동국대 자체에서도 과나 더 증설할 계획을 잡고 있거든요. 접근성이 원당 지하철도 너무 멀고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개선이 되면 훨 홍보나 할 때 메리트가 되죠”

▷ 소 : 그렇다면 지역 정치인들의 입장은 뭔가요? 목소리가 나온 것이 있습니까?

▶ 이 : 네, 식사동이 지역구인 김보경 의원이 지난 1월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5분발언을 통해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7) 김보경 고양시의원
“지역주민 민원내용을 한번 읽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나만 좀 힘들겠거니 생각을 하고 참고 살았는데 이제는 두 자녀 또한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어서 자식에게까지 출퇴근의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다’고 하며, 교통 불편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식사동에 산다는 이유로 이러한 교통 불편 민원이 다시는 대물림되지 않도록 시장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 방안 마련을 부탁드리며...”

식사동 주민 촛불시위현장

▷ 소 : 가난이라는 대물림은 들었어도, 출퇴근의 고통의 대물림은 처음 들어보는 군요. 그만큼 출퇴근이 온 가족을 힘들게 해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고양시의 대책은 세워져 있습니까? 식사동과 인근 풍동, 동국대 학생 및 병원 환자 등 유동인구는 꽤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이 : 고양시는 현재 고양시 전체적인 철도 효율화 운영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사동을 위한 계획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김진호 고양시 철도교통과 철도계획팀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8) 김진호 고양시 철도교통과 철도계획팀장
“별도로 추진하는 것은 없습니다. 고양시 전체에 대한 철도계획 용역을 갖다가 검토를 하고는 있지만,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계약은 안됐습니다만, 곧 시작을 할 것입니다. 상반기에 시작을 할 계획입니다, 용역이 고양시 철도망 구축이랑 연계, 어떤 도로라든지 이런 거에 연계 효율화 방안 대한 용역을 갖다가 추진하면서 생각을 전체를 해봐야 되는 거니까요”

▷ 소 : 고양시 철도망 전체를 봐야 하기에 특정한 그러니까 식사동만 볼 수 없다 이런 말인 것 같은데요, 그럼 현실적인 다른 대안은 없습니까?

▶ 이 : 네, 현재 당장 식사동으로 연계하는 전철은 중ㆍ장기적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전철인 지하철의 경우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기 때문이죠. 물론, 경전철이나 트램을 검토할 여지도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하철이 힘들면 경전철이나 트램도 방안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광역교통버스 내지 지하철역과 연계되는 시내버스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양시도 이 사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완범 고양시 대중교통과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9) 이완범 고양시 대중교통과장
“작년에 식사지구에서 여의도 가는 버스를 신청을 했었는데, 킨텍스만 가는 것만 국토부에서 승인을 내줬어요. 올해 다시 신청해 볼까 하고 있습니다. 3~4월 중에 신청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식사지구를 관통하는 동서 시내버스 라인을 하나 올해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원당역하고 풍산역을 바로 연결시킬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상당히 좋아지지 않을까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소 : 지하철을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는 식사동 주민들은 가능성 있고 빠른 대안이 있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경전철이나 트램 같은 케이스가 되겠죠. 정부나 경기도, 고양시는 식사동 주민들이 퇴근해서 집에서 식사할 수 있는 식사동이 될 수 있도록 광역교통 개선책 마련에 고민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KFM 스페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취재해온 이창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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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