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를 위한 구조?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모순된 해명

  • 입력 : 2019-01-14 19:30
  • 수정 : 2019-01-14 23:18
유명 동물보호센터 '케어'의 대표 박소연 대표가 지난 4년 간 유기견 250여 마리를 안락사했다는 주장이 내부고발자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이에 후원을 끊겠다는 후원자들과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1부에서 최영일 시사평론가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9년 1월 14일 (월)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최영일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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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한 유기견 250여 마리 안락사 폭로한 동물보호센터 ‘케어’ 직원. 박소연 대표 지시 밝혀.
◈지난 4년 간 구조한 동물 1100여마리. 입양됐다고 알려진 동물은 750여마리... 이중 250여마리가 안락사.
◈박소연 대표 “시설 부족” 해명... 직원 “건강한 개도 포함. 오직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안락사”
◈최영일 시사평론가 “구조 7~10일 만에 안락사된 유기견 사례도...안락사 위한 구조? 모순 커.”
◈동물 안락사 대다수 벌금형에 그쳐.. NGO단체인 만큼 재정 투명성 확보도 필요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오늘은 동물보호단체 이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어’라는 단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의 보호단체로도 유명하죠. 그런데 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구조한 동물 중 200마리 이상을 안락사 시켰다는 폭로가 나와 주말동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최영일 시사평론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영일 시사평론가 (이하 ‘최’) : 안녕하세요.

▷소 : 평론가님, 이 문제가 왜 이렇게 이슈가 되고 있습니까?

▶최 : 요즘 반려견을 비롯해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들이 굉장히 늘어났죠. 그러다보니 동물이 가족의 소속원처럼 느껴지고 교감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어떤 때는 ‘사람보다 개가 낫다’고 어르신들도 계세요. 고독하고 외로운 삶을 사시는 분들이 위안을 많이 얻는데. 그러면서 동물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삶과 죽음 아니겠습니까. 살아서는 사랑을 나누고,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하는 게 생명체의 숙명이다... 사람도 사고를 당하면 가슴이 아픈데 동물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누구보다 동물권 보호에 앞장서온 동물권보호 운동가. 사실 안락사라는 게 항상 나쁜 건 아니에요. 불치의 병을 얻어 고통받는 동물이나 주변에 위협적인 동물의 경우 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고는 봅니다. 기준도 있고 법도 있고요.

그런데 지금 알려지고 있는 것은 보호소 시설이 좁아지자 덩치큰 동물들을 안락사 시켰다고 한 정황이 폭로된 거예요. 덩치가 크고 먹이를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동물을 안락사 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박소연 대표가 법적 책임도 있겠지만 윤리적인 책임까지 져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 : 동물을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으로 봐야 한다는 게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인데. 그 부분에서 배신을 당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서 큰 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케어’의 박소연 대표. 동물 보호 분야에서는 많이 알려진 인물이고. 그런데 구조한 동물의 상당수를 200마리 이상 안락사 시켰다고 하는데. 그게 어느 정도 규모이고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최 : 내부직원의 폭로로 이 사실이 터져 나온 거죠. 박 대표와 해당 직원의 메신저 대화도 많이 공개됐고요. 그러면서 안락사를 위한 약과 주사제를 구입하기도 하고. 또 입양시켰다고 발표한 동물 중 다수 중 250여 마리 내외가 안락사를 당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요. 이 기간이 4년 좀 안 된 3년 여 정도 되거든요. 이 기간 구조한 동물이 1100여 마리 정도 입니다. 이중 745마리가 입양됐다고 발표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중 250여 마리가 비밀리에 안락사를 당한 거라면 실상 3분의1 정도는 죽였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동안 동물권 보호에 앞장선 ‘케어’를 믿고 후원한 사람들, 입양한 사람들, 이곳에 구조요청을 해 구조한 사람들. 심지어 시위를 벌이는 분들은 내부직원들인데. ‘내가 속한 조직이 이런 곳인 줄은 몰랐다’고 하는 상황이거든요. 일부 관여한 직원들만 알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거짓말로 조직을 키워온 것 아니냐. ‘기만행위다. 사기다.’ 이렇게 귀결이 되는 거고.

그렇다면 왜 이런 행위를 했을까. 하나는 주목을 받기 위해서일까, 후원금을 늘리기 위해서일까. 또 일부 지인은 박소연 대표가 구조 중독자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해요. 여러 가설만 존재하고. 내일 모레 박소연 대표기자회견이 예견돼 있는데. 향후 본인의 목소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 : 일단 알려지기로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다.’하면서 다른 동물 단체와의 차별점을 강조해왔는데요. 그러면서 많은 후원을 받았죠.

▶최 : 그렇습니다. 유기견, 식용견, 투견 등 동물들을 학대한다 생각되는 곳에 버려진, 갇힌 개들을 구조하는 역할이었거든요. 구조한 다음 보호를 하는 거죠. 물론 주인을 열심히 찾아 가족을 찾아주고 매칭해주는 입양사업을 연계했지만. 입양이 안 되면 그동안 고통 받은 강아지들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거고요. 병든 개더라도 해외 보호시설에서는 자연사할 때까지 돌봐주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치료도 안 되고 고통 받는 노견들은 안락사를 할 수 있겠죠. 또 주변에 위해를 주고 사람을 위협하는 동물이 교정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킬 수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안락사된 250여 마리 중엔 건강한 개도 있었고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당했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 : 알려지기로 박소연 대표는 ‘안락사가 정당했다’는 입장인데요. 제보자는 ‘공간이 부족해 안락사시켰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걸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최 : 의문이 좀 커지고 있어요. 구조는 전문인데 보호시설이 부족하다면... 과거 인터뷰에서 박소연 대표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시설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조를 더 못하고 있다.’

만약 박소연 대표의 재능이 구조 쪽에 있다면 구조만 전담하는 조직을 유지하고 보호시설을 직접 소유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전국의 보호시설을 만드는데 캠페인을 하고 다른 시설과 연계하면 좋은데. 지금 현재 2002년에 시작한 이 단체가 2011년부터 주목받고 2015, 2017년 적극적인 활동을 하면서 대통령이 입양한 ‘퍼스트독’이라 불린 토리를 보호했던 단체란 말이에요. 지금 후원금이 연간 10억에서 20억까지 추정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돈을 어디에 썼을까 궁금해요. 그 내역이 공개돼야 하는데. 그 후원금으로 진작 보호시설을 확충했어야 하는 거죠. 보호시설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럼 구조를 하지 않든가... 아니면 다른 시설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연계했어야 하는데. 왜 내부에서만 해결하려고 했을까...

심지어 이 직원의 폭로는 구조된 지 7일~10일 만에 안락사 당한 개들도 있다는 거예요. 그럼 안락사 시키기 위해 구조했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죠. 왜 구조했냐고 물어본다면, ‘저들의 손에 안락사 당하는 것보다 우리 손에 안락사 당하는 게 더 좋다.’ 는 이런 기준이라도 있는 건지. 동물권은 생명권이 기본이고 잘 살려서 보호하고 삶을 유지시키는 게 전제인데. 자의적 판단으로 생을 마감시키면서 구조는 왜 한 것이냐 하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논리의 모순이 많습니다.

▷소 : 안락사가 박소연 대표 이야기대로 정당했다고 하면 공개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또 안락사를 하지 않는 단체로 홍보를 해왔고 그렇게 꾸며왔잖아요. 이건 빼도 박도 못할 것 같은데요.

▶최 : 지난해까지 전국 통계를 보면 고양이를 포함해 유기견 10만 5천200마리 정도가 전국을 배회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중 30%는 보호단체를 통해 입양이 돼요. 27%는 방치돼 있다 자연사합니다. 20% 정도는 기관에 의해 신고가 되면 안락사를 당합니다. 여기까지는 합법적인 영역이에요. 그리고 겨우 4.5% 정도가 보호시설에서 입양되기 전 보호를 받고 있는 겁니다. 10만 마리를 기준으로 하면 보호시설에 있는 유기견, 유기묘들이 5000마리밖에 안 돼요. 그 중 케어라는 단체는 일부인 겁니다. 시설 자체도 1000마리도 채 수용 못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1년 간 천 마리 이상 구조한다고 하면 절반도 수용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입양됐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 중 3분의1 정도 안락사를 당했다는 건데. 결국 거짓으로 운영된 단체다... 안락사가 불가피했다면 그걸 알렸어야죠. 말씀하신 대로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사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믿고 후원금도 보내고 자원봉사도 하고. 예를 들어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배우 김효진 씨가 함께 부천, 남양주 대농장 습격 퍼포먼스에도 함께 했었는데. 자신이 그때 구조했던 개들의 얼굴이 눈에 선한데 그 중 일부도 (안락사를 당했잖아요.) 당시 투견으로 키워진 12마리 중 6마리는 해외 입양 보냈다 했는데. 이런 사실들로 따져봤을 때 적어도 거짓말로 사업 운영을 덮으려 했던 것은, 그 불가피성을 답변 한다 하더라도. NGO활동이란 건 투명해야 하지 않습니까. 명분을 이미 잃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 : 일단 기준에 어긋나는 안락사도 불법이긴 합니다만. 후원금을 낸 분들에 대한 사기 행위가 유력히 적용될까요?

▶최 : 현재 안락사 기준에 국내에서 모호해요. 인간의 경우 엄격하지만 동물의 경우 안락사는 법적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벌금형에 그칠뿐더러. 과거 2011년에 일부 개들을 안락사 시킨, 특별히 법이 허용되지 않는 개들인데 안락사를 시켜서 대학병원에 기증을 한 경우가 있어요. 기소유예가 됐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안락사에 대한 법적 처벌보다는 말씀드린대로 재정의 투명성을 보고, 왜 안락사를 했는가 추론해내고 박대표의 말을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영일 시사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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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