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뀐 뒤 근로계약 해지? 갈 곳 잃은 화성시 청소년 상담사들...

  • 입력 : 2018-12-05 19:17
  • 수정 : 2018-12-06 11:13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수가 되고 있는 요즘, 학교 내 상담사들의 중요성 역시 대두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화성시에서 학교 내 상담사들에게 일방적인 계약종료를 통보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부에서 화성의 김화민 학교 청소년 상담사와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2월 5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화민 화성시 학교 청소년 상담사

1205(지역이슈)

◈교내 청소년 상담사들 근로계약 맡아온 화성시, 최근 계약종료 일방적 통보...
◈시장 바뀐 후 화성시에서 ‘10개월 쪼개기 근무’ 제안... 문제제기 했더니 ‘2년 근무 연장 대신 각서 써라’ 요구. 이마저도 안 되자 해고통보.
◈하루 평균 상담 5건...학생 심리상담부터 학부모와 학교 사이 관계 조율까지 상담사가 맡아.
◈교육청, 관내 교육장들과의 대화에도 진정 없어...상담사들 화성시청 앞 피켓시위 진행 중.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요즘 학교 폭력 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인성과 정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선 학교에서는 청소년 상담사를 배치해 개인 심리상담과 학교 폭력 예방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청소년 상담사들에 대한 일방적 근로계약 해지 통보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이고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화성에서 근무 중인 김화민 학교 청소년 상담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화민 화성시 학교 청소년 상담사 (이하 ‘김’) : 안녕하세요.

▷소 : 최근 화성시에서 학교 청소년 상담사에 대한 근로 계약 종료 통보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선생님께서도 최근 통보를 받으신 겁니까?

▶김 : 예. 사실 통보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갑자기 ‘10개월로 2019년, 20년까지 근무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저희가 원래 12개월로 근무하다가 10개월로 쪼개기 근무를 한다니까. 10개월은 실업급여도 안 나오고. 그래서 저희가 항의를 했죠.

그런데 시에서 말씀하시기는 ‘12개월로 2년 근무 연장을 해주겠다. 대신 더 이상 고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라.’ 이런 상황이었죠. 당연히 저희는 거기에 대해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면담을 했는데. 면담 중에 시장님이 화가 나셨는지 갑자기 5분 만에 나가시고. 그러고 나서 2018년도를 기점으로 사업이 종료돼 해고 통보를 받은 상황이죠. 얼마 안 됐습니다.

▷소 : 원래 2년 동안 연장 고용을 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을 계속하겠다. 다만 그 이상의 연장은 없다... 이렇게 화성시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니까. 화성 시장님이 이야기하던 자리에서 5분 만에 나가셨다.

▶김 : 예.

▷소 : 그러면 이런 문제가 결국 비정규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 같은데. 맞습니까?

▶김 : 네. 맞습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시청관계자들로부터 이제 무기직 이야기를 들었어요. ‘무기직이 되셔야죠.’ 그래서 저희들은 희망을 가졌었는데. 그런데 시장 선거가 끝나고 나서 분위기가 이상해진 거예요. 생각도 못한 10개월 근무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에 대해 저희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상황이라 항의를 했는데. 그랬더니 갑자기 해고통보가 돼서 당황한 거죠.

▷소 : 이 문제가 어떻게 시작됐느냐, 그 문제를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요. 결국 예산문제 아니겠습니까?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예산이 나오지 않는다는 거죠?

▶김 : 시청입장에서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소 : 일단 학교에서 근무하고 학생들을 상담하시는 건데. 왜 시청 소속이신 건가요?

▶김 : 2012년부터 학교장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직접 (상담사들을) 뽑게 되었어요. 2016년도를 분기점으로 그때 만 2년이 된 사람들만 경기도교육청 학교 상담사로 흡수하고...

▷소 : 그 분들은 정직원이 되신 건가요?

▶김 : 예. 정직원이 됐죠. 나머지는 해고통보를 받았는데. 전 화성시장님이 학교 교육, 특히 상담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으셔서 본인이 사업을 끌어안으시고 시에서 그 인원을 관리하면서 쓴 형태가 됐죠.

▷소 : 애초에 학교장이 고용을 한 형태였습니까?

▶김 : 예. 애초에는 그랬다가.

▷소 : 2년 넘은 분들은 정직원이 되셨고. 김화민 선생님은 2년이 안 됐기 때문에 시로 넘어가게 된 거에요.

▶김 : 2년도, 만 2년에서 하루가 초과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됐고. 하루가 안 된 분들은 칼같이 해고통보를 받은 거죠.

▷소 : 일단 교육청 예산이었던 겁니까? 월급을 어디서 받으신 거예요?

▶김 : 처음엔 학교장으로 했으니 교육청에서 했을 테고. 2016년도부터는 시에서 예산이 나와 시 재원으로 학교에 배치된 상황이었죠.

▷소 : 청취자 분들이 이해를 잘 하셔야 하는데. 처음에는 교육청 예산, 학교장의 고용으로 학교 상담사 일을 했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나오시게 됐단 말이에요. 그래서 화성시에서 시 사업으로 해보겠다고 해서 고용을 이어왔던 건데. 이마저도 (시장이 바뀌면서) 2년 넘어가면 더 이상은 없다고 해서 문제제기를 했더니 그럼 그마저도 하지 말자고 한 거죠?

▶김 : 그런 상황입니다.

▷소 : 그러면 상담해주시는 분의 역할이 왜 필요한 건지. 우리 청취자 분들을 설득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김 : 우리 일반 청취자 분들이 학교 현장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 생소하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도 저희가 상담을 하는 학생들의 비밀을 보장하기 때문에. 어떻게 상담이 진행되는지 저희가 뭉뚱그려서 이야기하지, 비밀보장의 원칙에 따라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어요.

이번 2018년에 자살 관련해서 위기모임을 연 적이 있었어요. 상담 비밀보장을 제외하고 어떻게 (상담이) 되는지 말씀을 드렸는데. 하루 두 건을 이야기했어요. 한 학생이 수업도중 팔을 칼로 심하게 그어서 상담실을 열고 방문한 거죠. 그때도 상담하는 과정이었는데. 먼저 지혈을 하고 양호실로 가서 처리하고. 상담을 하면서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 일반 선생님들이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요. 사실은 많은 부분이 일반 선생님들이 이해할 수 없는 성격적인 문제, 이상심리적인 문제. 예를 들어 강박이라든가 우울, 불안 등 일반상식으로는 왜 그랬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걸 제가 처리하면서 교장선생님과 학생부 선생님을 보면서 이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가 손을 댈 수 없다. 선생님이 전담으로 맡아줘라.

또 학부모님들이 여럿 다툼에 의해 오면 일반 선생님들께서는 지도하는 것에 익숙하셔서 잘 지도하시죠. 그럼 크게 싸움이 납니다. 그러면 거기서 교육청에 전화한다 그러면 교장 선생님은 어쩔 줄 모르시는데. 그때 저희가 들어가서 공감하고 경청하고 그 분의 마음을 반영해드리고. 그러면 금방 또 내려앉으세요. 그 분들하고 이야기하고 선생님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학생 상담, 학부모 상담, 심지어는 교사 분들까지 저희가 정말 많은 상담을 합니다.

▷소 : 상담 빈도가 어느 정도 이뤄지나요?

▶김 : 보통 (하루) 수업 시간이 6,7교시인데. 많이 할 때는 7교시에 7번 상담을 할 때도 있어요. 저희가 행정업무도 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 업무는 학교 근무시간에 못하고 집에 가서 해야 할 때가 많아요.

▷소 : 평균적으로는 몇 건입니까?

▶김 : 평균 다섯 건 정도죠.

▷소 :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루에 평균 5건 정도 상담한다는 거고. 그 상담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는 거잖아요.

▶김 : 정말 많죠. 다양한 문제로.

▷소 : 그럼 상담으로 나아진 학생들이 있습니까?

▶김 : 최근에 친구관계에 어려워하는 여학생이 왔었어요. 상담하는 과정에서 알아보니 친구는 너무 필요한데 친구가 없으니, 자기가 스스로 한 친구를 만들어낸 거죠. 그런데 그 친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친구인데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다른 선생님이나 사람들한테 이야기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상처를 받았던 거죠. 처음에는 조현병 초기라고 느껴졌는데. 조현병이라고 했을 때는 전 영역에서 환청, 망각, 망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 친구에 관해서만 이런 일이 있어서. 현실 상황도 가능하고. 그래서 망상장애라고 판단했고. 아이를 상담해 치료했던 적이 있습니다.

▷소 : 현실적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상담이 필요합니다. 필요 없었다면 김화민 선생님이 일을 하실 필요가 없었겠죠. 필요에 의해 고용이 됐습니다. 상담내용이 이뤄지기도 하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상담사는 필요하지만 정규직 상담사는 필요 없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김 : 네. 그런 개념이죠. 누구도 떠맡기 쉽지 않은.

▷소 :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면 예산을 써야 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은데.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보고 상담의 필요성을 따지는 모양새에요.

▶김 : 누가 책임져야 하냐, 누가 떠맡아야 하냐... 그런 상황입니다.

▷소 :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럼 향후 어떻게 진행할 계획이십니까?

▶김 : 저희는 지금 이 상황에서 교장선생님, 교감 선생님이 와서 어떻게 하시겠냐고. 저희 40명이 화성시 관내에 들어가고도 20개 학교가 비어 있는 상태에요. 턱없이 모자란 거죠. 40명이 빠지면 수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인 거고.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교육청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 낮에 화성, 오산 교육장님을 만났는데 현재는 대책, 방법이 없어요. (상담사가) 필요한 건 맞는데 그걸 누가 책임지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저희는 일단 화성시청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어필할 계획에 있습니다.

▷소 : 오늘은 시간이 부족해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할 것 같고요. ‘교육청에서 상담사 분들의 고용문제도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 하는 32XX님의 문자가 올라와서 소개해드리고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소 : 지금까지 김화민 학교 청소년 상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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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