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북한미사일 기지 기사, 트럼프 정부에 경고 보낸 것

  • 입력 : 2018-11-14 19:18
  • 수정 : 2018-11-15 02:18
북한에 공개되지 않은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미국 언론이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자세한 내용, 2부에서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1월 14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

1114(오늘이슈)

◈CSIS의 북한의 미공개 미사일기지 보고서... 뉴욕타임스, ‘트럼프 대통령 북한에 속았다’ 비난.
◈애초 폐기 약속 하지 않은 북한... 우리 정부도 “이미 알고 있던 내용”
◈뉴욕타임스 기사, 이란 핵협상 파기 등...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안보 경고 차원.
◈민주당의 하원 차지...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협상에 장애물 될 것.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최근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공개 된 13곳의 북한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미국 주류 정치권과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과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이하 ‘우’) : 안녕하세요.

▷소 :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 이미 다 내용이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논의를 위해서 가볍게 정리를 해주시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우 : 이번 CSIS의 보고서는 현재 미국이 추정하건대 북한에 약 20군데 은닉된 미사일 기지가 있는데. CSIS가 그 중 상업위성을 통해 13군데 정도 미사일 기지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그 중의 한곳인 ‘삭간몰’이란 지역의 미사일 기지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여전히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 : 미신고 된 지역이다, 비핵화를 한다지만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 거라는 주장이잖아요.

▶우 : 제목은 혼동을 줄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undeclared’라고 해서. 아직까지 북한이 어느 기관에 신고를 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됐다기보다. 알려지지 않은 미사일 기지에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보고서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 : 그런데 지금 사실과 다른 점들이 지적되고 있지 않습니까?

▶우 : 사실과 다르다기보다는 보고서와 보고서를 갖고 보도를 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구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라고 이야기되는 건 뉴욕타임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다“라고 한 부분과. 그리고 이 보고서의 제목이 ’신고 되지 않은 지역이다‘, 그리고 이번 보고서에 사용된 사진이 최근 사진이 아니라 지난 3월에 찍은 사진이란 것이죠. 북미 협상이 진행되기 이전에 촬영된 사진을 가지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속았다고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CSIS측은 10월에도 찍은 사진이 있고 여전히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은 맞고. 다만 3월에 찍은 사진이 가장 선명해서 사용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 :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내용에 대해 ‘부정확한 것이다’라고 트위터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우리 측에서도 이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서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고 하고 있잖아요.

▶우 : 이번 보고서는 상업위성을 찍은 민간연구기관이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군이나 정보계열에서는 한미 모두 이러한 미사일 기지를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는 그러한 내용을 이야기한 것이고요.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공격을 했다기보다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반박하면서 ‘가짜뉴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보고서 내용을 가짜라고 한 것이 아니라, 뉴욕타임스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다보니까 중립적인 보고서의 내용과는 달리 정치적인 목적이 담겨있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측면에서 뉴욕타임스를 공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 : 뉴욕타임스가 세계가 주목하는 언론인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중립적인 보고서 내용을 끌어온 것이 아닌가, 이렇게 말씀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우 : 네.

▷소 : 왜 이렇게 한 걸까요?

▶우 :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부적으로도 당파 뿐 아니라 이념적으로도 분열된 상태에서 지난 선거를 이끌었고. 그런 측면에서 기성 언론과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는데요. 특히 민주당과 민주당을 비롯한 주류 언론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접근방식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관련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민주당 정부 때 미국이 이란과 체결했던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하고. 또 북한과는 이란 핵 협정보다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에. 그러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차원에서 뉴욕타임스가 이번 기사를 쓴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소 : 괜히 미국의 정치 환경 때문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도 생기는데요.

▶우 : 이번 보고서의 내용은 청와대의 발표대로 새로운 것은 아니죠. 왜냐하면 북한은 아직까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죠. 다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UN의 제재 대상입니다. 국제사회기준에서 볼 때는 핵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적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의 내용은 북미, 남북 간 협상과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핵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 :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은 상원을 수성했습니다만. 그렇다면 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입장인가요?

▶우 :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공화당 정부에서 2017년까지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다가 2018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도 하고 계속해서 대화의 협상 국면을 이끌어오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했다고 해서 정책기조의 차이가 두 정당의 차이로 나타날 가능성은 적습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인권적인 부분을 중시하기 때문에 앞으로 공화당, 미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함에 있어 인권부분을 강조하라는 주문을 할 가능성이 있고요. 그리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다 차지했던 때와 달리 앞으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으로써 행정부의 행위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이 높아진 것이죠. 그렇다면 2018년 초반의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였던 북한과의 대화 국면 등...모든 것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하원 외교위원회의 감시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에 하던 것과 같이 행정부의 단독적인 결정으로 대북협상을 하기에는 장애물이 생겼다고 하겠습니다.

▷소 : 민주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전략적인 접근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상황인가요?

▶우 : 사실 지금의 상황도 그러한 상황처럼 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초반에 소위 ‘윤달 합의’라고 해서 2월29일 합의했다가. 곧바로 북한이 로켓 발사를 하면서 합의 내용이 깨지고. 이후에는 전략적 인내와 같이 제재를 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정책을 편 것인데.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2016년부터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훨씬 강해진 상태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이야기한 것처럼. ‘시간은 미국의 편’ ‘미국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미국은 제재와 압박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본다면 핵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데 있어서 북한의 진전된 태도를 기다리겠다는 것이고. 해결이 조금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 : 지금 북미 2차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영향을 미칠까요?

▶우 : 미국은 6월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실책이라 보는 부분을 정상회담 날짜를 먼저 정하고 나서 실무회담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날짜를 정하고 실무회담을 하다 보니 실무회담에서 충분한 협상을 통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열렸다는 것인데요. 지금 미국이 원하는 것은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고. 그 이후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성과물로 내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소 : 그렇게 되면 탑다운 방식에서 버텀 업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우 :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들 간에 6월에 큰 틀에서 합의했으니 그 구체적인 실행방식에 대해 북한과 실무협상을 해야 한다는 건데요. 사실 폼페이오 장관이 7월 방북을 했을 때 6월 정상 간의 합의에 대한 실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하고자 한 것인데. 그 때부터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꼬이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에 있어 6월 북미 정상회담의 큰 틀에서의 합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자고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임명하고. 북한에 실무회담을 제의하고 있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우 : 네. 감사합니다.

▷소 : 지금까지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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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