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코리아]현장의정포커스-"교내 영어회화 전문강사 부당한 처우 해결해야"-황대호 경기도의원

  • 입력 : 2018-11-13 07:43
  • 수정 : 2018-11-16 06:47
◆ 나라 믿고 시작했지만...고용 불안정, 처우 열악
◆ 교육부 가이드라인 제시...경기도의회, 집행부와 영전강 처우개선 논의중
◆ 처우개선 및 평가절차 간소화 등 고용불안개선 요청

■방송일시: 2018년 11월 15일(목)
■방송시간: 2부 오전 6:30-6:45
■진 행: 주혜경 아나운서
■출 연: 황대호 경기도의원, 오은영 기자

▷ 주혜경 아나운서(이하 ‘주’) : 영어회화 전문강사, 일명 ‘영전강’이라고 합니다. 이 선생님들, 알고 계시나요? 국가에서 선발해서 10년 가까이 학교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해고 압박에 열악한 처우까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하고 온 오은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은영 기자(이하 ‘오’) : 네, 안녕하세요.

▷ 주 : 정부가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려고 수업을 늘리다보니까 기존 영어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늘어나게 됐고. 이 때문에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게 된 거잖아요?

▶ 오 : 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도입이 된 건데요. 정부가 직접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따로 선발해 학교현장에 투입한 거고요. 영어수업을 나눠서 진행하면서 기존 영어교사들의 수업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 주 : 임용고시를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존 영어교사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자격이 없는 분들을 선발했던 건 아니잖아요?

▶ 오 : 네, 공인된 영어실력이 있는 분들 중에 선발한 거고요. 또 교사자격증을 가진 분들도 대부분입니다. 기존 교사처럼 담임을 맡는다거나 다른 교육업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영어교육에 있어서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주 : 그래서 국가에서도 직접 영어회화전문강사를 선발했고, 상당히 경쟁률도 높았어요. 천여 분 정도가 선발이 됐고, 그런데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왜 그런가요?

▶ 오 : 네, 제2교육위원회 황대호 의원의 이야기 들어봤는데요. 영전강들이 고용 불안정은 물론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컷 (황대호 경기도의원) 1년마다 단위계약을 하고요, 4년마다 또 다시 재 채용하는 절차를 걷게 돼요. 이 사업을 처음 도입했을 때에는 연속성 있고 그만큼 영어회화선생님들이 자부심을 갖고 하도록 국가가 독려했는데 이것은 거의 국가가 영전강 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채용사기다. 영전강 선생님들을 정의하는 규정이라든가 이런 업무 편람들이 모호하게, 법적 근거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출발점부터 문제점이 굉장히 많은 사업이었다, 사실은.

▷ 주 : 국가가 채용 사기를 한거다 라고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니까, 영전강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질 만큼 심하다 이런 내용 같네요.

▶ 오 : 네, 계약직이라는 건 알고 시작하셨지만, 매년 재계약 평가에다가 4년이 지나면 경력직이라 해도 신입처럼 (경력 인정 없이) 처음부터 채용시험을 치러야 하는 어려움은 물론이고요. 일부 교장선생님이나 교육청에서도 이제 영전강 제도가 없어진다, ‘일몰사업’으로 오해해서 채용을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고 합니다. 영전강 선생님들의 희망은 점점 꺾여나가고 있습니다.

컷 (영어회화 전문강사) 처음에 들어올 때는 저희에게 62세까지 가능하다고 했지 이렇게 4년마다 신규채용시험으로 고통 겪을 거라고 아무도 안내해주지 않았어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컸고 교육부와 교육청을 믿었고, 그런데 있다 보니까 처우가 너무 열악하고 해마다 평가받아야 하고 4년마다 시험 쳐야 하니까. 저희들이 10년차 일을 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해요.

▷ 주 : 한숨이 깊게 느껴집니다. 영전강 선생님의 말씀이었는데. 불안한 비정규직도 서러운데, 월급 자체도 굉장히 낮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이라고요?

▶ 오 : 시간제 근무도 아니고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건데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풀타임이니까 학교에서 식사는 해야 하잖아요? 급식비도 따로 내고 나면 사실 최저임금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명절 상여금은커녕 만 원짜리 명절선물도 없어서 차라리 편의점 알바가 나은 수준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 주 : 그러겠네요. 고용불안에 처우도 열악하고, 영어교육과 상관없는 다른 업무들까지 맡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또 무슨 얘긴가요?

▶ 오 : 영어교육과 관계 없는 업무, 예를 들면 방송실 업무같은 걸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매년 평가가 있고 4년 뒤 재계약할 걸 생각하면 (처우와 역할에 맞지 않는) 부당한 업무 지시라고 해도 거부하기는 힘들게 되죠. 영전강 선생님이 직접 겪고 들은 이야기입니다.

컷 (영어회화 전문강사) 처음에 제가 딱 질문 받았던 게 어떤어떤 업무가 많을 거다, 그런 업무를 할 거냐, 그게 질문이더라고요. 솔직히 그런 자리라면 영어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겠느냐, 영어교육을 어떤 식으로 해왔느냐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느냐 이런 것을 질문 받을 줄 알았어요. 제가 같은 대학원에 다니시는 분들 중에 사서보조업무를 명받았는데 그 분이 사실은 사서보조업무에 대해서는 경험도 없고 자신이 없다고 했다가 그 분은 계약이 안 됐어요...

▷ 주 : 면접이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는 것도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요?

▶ 오 : 경기도의회에서도 지난 9대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최근에도 3백여 명의 영전강들과 교육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가 열렸고 황대호 경기도의원이 좌장을 맡았는데요. 황 의원은 이런 노력 끝에 약간의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집행부와 이뤄지고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 기간제교원 및 학교강사 공통 가이드라인)

컷 (황대호 경기도의원) 상위법 외에도 교육청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은 해 나가자, 그래서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명절휴가비랑 급식비 정도는 내년도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집행부하고 거의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주 : 개선되는 정도도 너무 작은 게 아닌지. 또 연말마다 영전강 선생님들을 시달리게 하는 1년마다 평가, 4년마다 채용시험. 이런 것들도 좀 간소화돼야 하지 않을까요?

▶ 오 : 네, 지금도 절차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한데요. 교원평가, 공인 영어시험 갱신, 수업시연, 심층면접 등등 굉장히 많습니다. 구체적인 방안, 어떻게 간소화할지는 관계자들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절차를 간소화하고 경력을 반영하도록 해야하지 않나, 말이 나옵니다.

▷ 주 : 이런 시험 너무 복잡하게 해 놓으면 실제로 아이들 가르치는 준비를 제대로 못 해요.

▶ 오 : 아무래도 신경이 덜 쓰일 수밖에 없겠죠. 황대호 의원은 또 (필요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컷 (황대호 경기도의원)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신규채용절차에서 문제없이 1년 동안 평가를 (받아) 오신 선생님들에 한해서는 공인점수가 있으시고 혹은 교원자격증이 있는 한에서는 채용절차를 간소화해서 수업시연만 하신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연장선상을 갖고가야 한단 얘기죠. 우리 경기도 교육청이 공감의 자세를 가지고 지금 유관기관에서 이런 판례가 나니까 무기계약직 전환을 긍정적으로 준비해야 된다, 그 시점이 왔다고 봐요.

※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4년을 초과하는 때에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된 것으로 봄이 타당할 것, 2013), 중앙노동위원회 판정 (4년을 초과한 시점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2016), 고등법원 판결(4년을 초과할 경우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된다고 보아야 한다, 2017)

▷ 주 : 하지만 또 이 ‘무기계약직 전환’이라는 것 때문에 영전강 선생님들이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 오 : 영전강 때문에 정규직 교사가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비난인데요. 사실 영전강이 무기계약직이 된다고 해서 정규직 임용교사들과 같은 지위(와 처우)를 가지는 건 아닙니다. 그런 우려는 오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 주 : 이게 참 그렇습니다. 한 쪽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른 한 쪽에서는 우려가 될 수밖에 없고. 단지 재계약 부담에서 벗어나는 고용 안정을 바랄 뿐인 건데, 영전강 선생님들은. 또 정규직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우리들 설 자리 없어지는 것 아닌가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죠.

▶ 오 :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지금 구조에도 문제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인터뷰한 영전강 선생님도 이렇게 학교 내의 갈등을 조장하고 방치하는 교육청의 태도에 더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영전강 선생님들이 감내해야 하는 비난에 답답함을 나타냈습니다.

컷 (영어회화 전문강사) 저희들이 원하는 건 정규직화가 아니고 해마다 연말이 되면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이 문제만큼은 해결하고 싶어서 고용 안정이 되고 싶어 하는 거지 정규직화를 원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들이 특별히 많은 것을, 그러니까 감당하기 (어려운), 다른 분에게 피해 주는 것을 절대 요구하지 않아요...

▷ 주 :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는 학교 현장입니다. 아이들에게 차별과 갈등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 선생님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걸 배우겠습니까.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 오 :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전강은 현재 천 명에서 630명으로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요. 황대호 의원은 남은 인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전강 처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컷 (황대호 경기도의원) 어떤 법이든 어떤 조례든, 사람 위에 있을 수는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늘 법을 갖다 들이댔어요. 법치가 사람 위에 있으면 안 돼요 이건 상위법이 이러니까 하지마, 이렇게 도민과 교육공동체를 겁주면 안 되는 거거든요. 유은혜장관님께서 취임하시고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이런 것에 대한 강력한 개선의지를 표명하셨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 교육부차원에서도 개선의지가 충분히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 주 : 많은 주체들이 연관돼있어서 아마 간단한 문제는 아닐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영전강 선생님들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노력과, 또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댄다면 금세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은영 기자 수고했습니다.

▶ 오 : 감사합니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