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처우 개선 앞두고 강사 줄이기 나선 '얄미운' 대학들

  • 입력 : 2018-11-05 17:29
  • 수정 : 2018-11-06 10:22
  • 20181105(월) 2부 갑갑한사내탈출 - 이경석 노무사.mp3
대학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 국회가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준비중입니다만. 이를 앞두고 대학들이 일제히 대량해고를 준비하고 나서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2부 갑갑한 사내탈출!에서 이경석 노무사에게 들어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1월 5일(월)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경석 노무사

1105(갑갑한사내탈출)

◈강사 처우 개선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 앞두고 시간강사들 대량해고 위기...
◈중앙대 강사 수 1200명 -> 500명으로... 서울과기대는 550명 중 400명 해고. 성신여대와 동덕여대는 교직원 임금 삭감도.
◈시간강사료, 기존 임금보다 63%정도가 늘어나지만... 대학 전체 예산에서 0.3% 느는 수준.
◈그간 시간강사료 국립대는 평균 195만원...그 외는 평균 60~112만원 수준. 생활고 겪는 강사들 많아.
◈고등교육법 개정 내용...시간강사에 교원신분 부여 및 임용기간 1년 이상으로 고용보장.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오히려 시간강사들이 대량 해고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지, 이경석 노무사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경석 노무사 (이하 ‘이’) : 안녕하십니까.

▷소 : 지난달 31일, 시간강사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잖아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우선 강사법이라고 지칭하는 고등교육법 시행이 내년 1월 1일로 다가왔습니다. 대학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제도 개선안'이 지난 9월 4일 발표된 이후 10월 10일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의원이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함으로써 국회가 개정안 처리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시행 전에 이 법을 좀 더 개정하겠다는 이야기인 거죠.

그러나 개정안 국회 통과와 법시행이 2달 정도 남은 상태에서 이법의 시행을 무력화 하는 대학들의 행동들이 가시화 되었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돌면서 한국비정규교수노조와 전국강사노조, 전국대학원생 노조가 기자회견을 한 것입니다.

이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대학들의 무력화 행위는 4개의 학교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는데요. 중앙대의 경우에는 강사 수를 1200명에서 500명으로 줄이고, 전임교수 강의시수를 늘리고, 겸임교원을 늘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강사들을 많이 줄이게 되는 거죠.

▷소 : 사람을 줄이고 수업시간은 늘리겠다는 이야기인 거죠.

▶이 : 전임교수들의 수업시간을 늘리겠다는 거고요. 그리고 학생들의 졸업이수학점을 현행 132학점에서 인문사회계열 120학점, 이공계열 130학점으로 줄이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소 : 강의를 덜 들어도 졸업할 수 있게끔.

▶이 : 예. 서울과학기술대의 경우 강사 550명중 400명을 해고될 위기에 있다는 내부 이야기가 있다고 하고요. 성신여대는 강사법 시행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니 전체 교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겠다고 하고요. 동덕여대의 경우는 강사법 시행에 대비해서 강사임금을 사전 삭감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발표했습니다.

▷소 :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인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모양새네요.

▶이 : 예.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 대학교 입장에서는 시간강사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는 반면 이것이 대학의 비용증가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시간강사들의 대대적인 인원감축, 구조조정으로 대응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기업에서 하는 행태와 동일한데요. 기업에서도 보통 경영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구조조정이거든요.

▷소 :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이. 비정규직 근로자가 2년 이상 근로하면 정규직 전환해야 한다니까 1년 11개월 뒤에 해고하는, 이런 상황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이 : 맞습니다. 조선업의 경우에도 경기가 어려워지자마자 비정규직을 잘라내고 희망퇴직을 받는, 이런 과정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 : 그럼 실제로 높아지는 강사 임금으로 대학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인가요?

▶이 : 저도 자료를 찾아봤는데요. 강철구 전 이화여대 교수가 쓴 기고문에 따르면, 중앙대의 경우 2018년 예산 가운데 전체 교원급여 1066억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중 시간강사료는 96억으로 인건비의 9%수준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방학 4개월 동안 받는 강사료 및 4대 보험료와 퇴직금등 기존에 받던 것보다 63%정도가 늘어나게 되는데요. 이걸 강사료 전체 액수로 따지면 60억 정도인데. 교원급여에 비해서는 14.7%증가하는 수치지만 중앙대 전체 예산 3945억 원에 비교하면 기존 시간강사급여가 1.2%였다고 하면 1.5%로 0.3% 늘어나는 수준으로 크게 부담스러운 액수는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이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소 : 현재 추진 중인 '대학강사제도 개선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이 : 대표적인 내용을 소개해 드리면 첫째로 시간강사는 학교 소속신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분들에게 대학 교원신분을 부여하고, 임용기간을 1년 이상 임용을 원칙으로 해 고용보장을 합니다.

▷소 : 그동안은 6개월로 했나보죠?

▶이 : 학기별로 해온 거죠.

▷소 : 그럼 석 달 이 정도 밖에 안 됐겠네요.

▶이 : 맞습니다. 그리고 강사 임용절차는 공개채용으로 하고, 넷째로 강사와 초빙교원은 매주 6시간 이하 수업을 원칙으로 하는데요. 결국 시간강사에게 수업을 많이 시킬 수도 있어 이걸 6시간 이하로 해서 업무과다를 줄이는 거고요. 그리고 방학기간 중 임금지급, 강의시간 관계없이 퇴직금 지급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소 : 교수 인원이 부족해 강의시간을 다 메울 수가 없으니까 강사 분들을 채용해왔던 건데. 그동안 시간강사 분들이 다른 대우를 받아왔었던 거군요. 이것이 꽤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이 : 예. 우선 시간강사들은 비정규직이며 고학력 저소득자입니다. 학교 내에서의 호칭은 교수님 이지만 대학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 열악한 처우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래서 강의가 없는 방학기간에는 생활고를 겪는 사람도 많고, 학기마다 다시 재임용이 되기 위해 전임 교수들의 눈치를 보고,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학기에 다시 강의를 할 수 없게 될 수 있거든요. 강의가 박탈되더라도 어떻게 하소연할 방법도 없습니다. 이 문제가 가시화된 건 2008년에 한 시간강사가 학교 측의 부당행위에 대해서 노동청에 진정을 냈다가 임용이 거부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고, 이 문제가 더 확산된 건 2010년었는데요. 한 시간강사가 지도교수 논문대필 등을 강요받고 좌절감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게 됐습니다.

▷소 : 어떻게 보면 대학에서 과외하는 선생님으로 두는 듯한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시간강사들의 처우, 어떤 상황인가요?

▶이 :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학교에 소속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학기마다 계약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교수나 학교의 눈치를 보거나 비위를 맞추어야 다시 새 학기가 돌아올 때 강의를 할 수 있습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님의 글을 보면 시간강사들의 급여수준이 나와 있는데요. 국립대 전업강사의 경우 평균 강의료는 시간당 87,000원을 받고, 국립대 비전업 강사는 시간당 평균 35,000, 사립대 강사는 평균 50,000원, 전문대 강사는 평균30,000원으로 시간당 평균임금이 가장 높았던 국립대 전업강사는 월 1,957,500원 정도를 벌고요. 그 외 국립대 비전업, 사립대, 전문대 강사는 월 급여 평균이 675,000에서 1,125,000원 수준이었습니다.

▷소 : 생활이 안 되겠는데요.

▶이 : 국립대 전업강사가 그나마 195만원을 받는 거고, 나머지는 60만 원 대에서 112만원이니까 사실상...

▷소 : 월 최저임금도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이 : 네 맞습니다.

▷소 : 시간강의를 하니까 그렇긴 한데. 그 일만 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에 대한 개선안이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우선 대학과 시간강사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이 법이 2013년 1월 시행 예정이었는데 4차례나 유예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12월 2019년으로 시행을 유예하는 대신 각계 여론을 수렴해 대체입법을 하기로 하고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를 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나온 합의안들을 이번에 발의를 한 거고 개정을 해서 내년 1월에 하자 했던 상황인 거죠.

▷소 : 그런데 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은 조치를 취하고 있단 말이죠. 시간강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 그 전에 오히려 시간강사를 피해를 입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이런 시간강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 : 우선은 서로 합의를 한 겁니다. 대학과 시간강사들,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해 합의안을 낸 거고요. 그 개정안이 국회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겁니다. 서로 합의하여 안을 도출한 만큼 개정안이 무리 없이 통과되고 내년 1월 1일부터 이 법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대학 측은 협조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갑작스럽게 강사들의 근로조건을 개선시키는 게 아니고 최소한의 보장돼야 할 인권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교육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돈에만 집중하는 대학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 : 국가가 대학에 지원하는 금액도 있잖아요. 이런 부분은 없나보죠?

▶이 : 국가에서 기본적으로 사립대에 지원하는 예산이 있습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예산도 충분하기 때문에 대학이 시간강사 처우 개선에 들이는 비용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 : 이런 것도 항목을 지정해서 줘야 하는 건가요? 다른 곳에 못 쓰게.

▶이 : 대학에 교부할 때 어디에 써야할지 대체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 감사합니다.

▷소 : 이경석 노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첨부
태그
2018.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