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라운 흙길을 맨발로...자연과 문화유산 온몸으로 느끼는 '문경 트레킹' 여행

  • 입력 : 2018-10-05 19:46
  • 수정 : 2018-10-07 22:27
  • 20181005(금) 주말어디갈까 - 이윤정 기자.mp3
선선해진 가을, 다음 주는 공휴일인 한글날이 끼어있죠. 이날 아름다운 문경새재로 트레킹 떠나보시는 것 어떨까요? 4부 주말어디갈까에서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이야기가 어우러진 문경 가을 여행 떠나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0월 5일(금)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1005(주말) ◈한강, 낙동강 잇는 영남대로의 가장 험한 고개인 문경새재...
◈과거 삼국시대 격전지인 동시에 임진왜란 때도 국방상 중요 요충지. 2007년에는 아예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
◈‘문경새재 트레킹’ 각광..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 조성.
◈1,2관문은 비교적 쉬운 코스. 3관문은 난이도 있어.
◈진남역에서 출발해 진남교반을 따라 가는 ‘철길 바이크’ 유명. 영강과 고모산성 보이는 비경 만끽.

▷소영선 프로듀서(이하‘소’) : 다음 주 화요일은 한글날인 공휴일인데요. 이런 휴일이 있으면 주말에 조금 멀더라도 어딘가 가고 싶죠? 문경가을여행 어떠신가요? 이 시간 함께 하실 분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윤정입니다.

▷소 : 오늘 저희가 문경 가을여행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한 청취자 분께서 ‘토요일에 월악산 닷돈재 갑니다. 문경에는 사과 중 한 종류인 ’감홍‘을 사러 가야겠습니다. 조금 싸면 좋은데...’ 하는 문자도 주셨거든요. 사과 사러 가시는 김에 문경 어디어디 둘러봐야 하는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문경 가을 여행 어디로 떠나보나요?

▶이 : 네, 문경 대락적으로 소개해드릴게요. 그리고 아까 사과 말씀 하셨는데 문경에서 사과 축제가 이번 주 말고 다음 주부터 열린다고 해요. 여기가 햇볕이 좋고 일교차가 적당해서 당도가 높은 사과가 나는 곳 중 하나거든요.

▷소 : 사과는 일교차가 커야 맛이 있다면서요.

▶이 : 네 그래서 사과 맛 보러도 한 번 가시고. 오늘은 비가 와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색깔이 붉은색, 노란색 물들고 있어요. 다음 주 9일에 날씨가 좋으면 문경으로 한 번 떠나보시면 좋겠는데. 문경이 경상북도랑 충청북도가 맞닿은 곳에 있잖아요. 월악산에서 조금만 나가면 문경입니다. 지금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예전만 해도 굉장히 높은 고개가 있어서 가기 힘들었던 곳이죠..

▷소 : 노래도 있잖아요. ‘문경새재는 웬 고개인가.’

▶이 : 대한민국에서 넘기 힘든 고개인데다. 삼국시대에도 신라, 고구려, 백제의 격전지이다보니까 전쟁도 많이 일어났었고. 임진왜란 때도 지키려고 많이 노력했던 곳입니다. 또 근대에 들어서는 이곳이 석탄의 도시로 유명해서 석탄 때문에 부흥했던 곳인데. 석탄산업이 저물면서 1990년대에는 문경새재 고장이 됐습니다. 문경으로 간다고 하면 자연과 유적을 보려고 많이들 가시는데요. 오늘은 문경을 좀 소개해드릴게요.

▷소 : 석탄 산업에서 관광산업으로 바뀐 문경인데. 어디부터 가볼까요?

▶이 : 문경새재부터 가야죠.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재입니다. 조령산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1,017m의 산인데요. 새재 또는 한자어로 조령(鳥嶺)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새도 날아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래요. 고대에는 ‘초점’(草岾)으로 불렸는데, 이를 한글로 옮기면 새재라고 합니다. 이후 새재를 한자표기로 변경하면서 조령으로 표기하기도 하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곳이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 문화 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고요. 임진왜란 뒤에는 이곳을 지켜야 수도를 지킬 수 있잖아요. 제1관문 주흘관,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의 3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고. 지금 가면 으리으리하더라고요. 1974년 지방기념물로 지정되고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2007년에는 아예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되서 우리 자연과 문화유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됐습니다.

▷소 : 그야말로 ‘관문’이었던 곳이잖아요. 이곳을 넘지 않으면 영남으로 갈 수가 없었는데. 옛날에는 험한 곳으로 알려진 이곳이 요즘에는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고요?

▶이 : 맞아요. 예전에는 넘기 힘든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문경새재 트레킹’이다 해서 걷기 좋아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가십니다. 문경에는 과거 영남과 한양을 잇는 제1 대로인 문경새재가 있고. ‘나는 새도 쉬어 넘어간다’는 힘든고개였지만 지금은 편하게 가실 수 있고요. 원래 조선시대 태종 때부터 만들어진 길이라고 해요. 많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꿈을 안고 가던 애환이 서린 고갯길이기도 하고요. 이 문경새재를 넘지 않고서는 서울로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여기를 꼭 넘으셨는데. 지금 그 옛날 선비들이 다니던 길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좋은 것이 10KM 되는 긴 길이 부드러운 흙길로 돼 있어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두 손에 신발을 들고 맨발로 걸으시더라고요.

▷소 : 맨발보다는 짚신을 신고 걸어야 느낌이 살 것 같은데요. 하지만 나쁘지 않죠. 건강에도 좋고요.

▶이 : 맞아요. 걷기도 참 좋아요. 제1관문 주흘관은 남쪽으로부터의 적을 막기 위해 세워진 관문인데. 바로 이를지나면 KBS촬영장이 보입니다. 지금은 관광지화 된 용사골이 보이고요. 옛날 관에서 운영하던 숙박지 ‘조령원’의 터도 보이고. 옛날 주막도 만들어놨습니다. 새로 부임한 관찰사가 관인을 인수하던 교귀정, 또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지닌 ‘상처 난 소나무’...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소나무 송진을 다 뺏어갔어요. 그래서 유명한 산에 올라가 오래된 소나무를 보면 다 깊게 팬 상처가 나있습니다. 이곳도 가면 다양하게 상처가 난 소나무들을 보실 수 있는데. 일제시대에 수탈당한 흔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소 : 제1관문의 주막은 그냥 만든 건가요, 아니면 실제로 운영이 되고 있나요?

▶이 : 실제로 운영되진 않고 예전에 운영되던 모습으로 만들어놨다고 해요. 요즘엔 모르겠지만 제가 갔을 때는 주막 모양만 돼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산에서 이런 곳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관령의 경우도 한겨울에는 너무 춥고 사람도 안 와서 닫아 놓더라고요. 물론 올해는 (문경에) 사과 축제도 열리니까 가능성도 있을 것 같으니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소 :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 생각하면 과거 보러 가다가 주막 들러 막걸리 한 사발 하면 왠지 여행이 더 살 것 같은데. 좀 아쉽긴 합니다.

▶이 : 네. 그리고 제2관문(조곡관)을 가시면 기암절벽을 굽어보며 서 있는 요새가 있습니다. 이곳에 영약수로 알려진 조곡약수도 있고요. 문경새재민요비,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한다는 ‘책바위’, 장원급제길, 조령약수가 자리하고 있고. 1~2관문까지는 비교적 나지막한 산책길로 어려움이 없었지만, 제3관문으로 올라가는 길은 조금 힘들거든요.그래서 보통 편하게 가시는 분들은 1,2관문만 가시고 좀 더 하드코어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3관문까지 가보시면서. 지금은 비가 와서 그렇지만 원래 물소리, 새소리,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향취까지 느끼실 수 있고. 이곳에 다 걸은 다음에 발 닦는 곳도 있어요. 발의 피로를 좍 풀면서 이곳에서 쉬시면 좋을 것 같네요.

▷소 : 저도 아직 문경새재는 차 타고 지나가는 정도, 제대로 본적은 없었는데. 소개 들으니 가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럼 문경새재를 보고 난 뒤에는 어디로 가요?

▶이 : 영남대로 옛길도 있어요. 영남대로는 과거 한양과 동래를 이어주던 도로 중 가장 넓고 짧은 길이었다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짧느냐면 현재의 경부고속도로보다 무려 100여리 이상이나 짧은 도로였다고 해요. 지금은 그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으나, 문경에는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는 '관갑천잔도'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잔도’가 벼랑길이란 뜻이래요. 후삼국시기에는 왕건이 견훤에게 대패하여 도망치던 중 잔도(벼랑길)에 이르러 길이 없어 낭패를 당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토끼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길을 내게 됐다하여 문경지역에서는 이곳을 ‘토끼비리’ 또는 토천(兎遷)이라고 부른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고요. 이 길은 가파지른 벼랑위로 우리 선조들이 드나들던 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디뎠으면 돌이 발자국 모양으로 움푹 패어 있어요. 이런 흔적도 좀 보실 수 있고. 좀 걷다보면 고모산성이 나오는데 이곳은 삼국시대 신라초기의 석성으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진남교반은 경북팔경중 1경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걷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영남대로 옛길에도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소 : 요즘 ‘안시성’ 같은 영화가 인기를 모으고 있잖아요. 우리의 옛 역사를 떠올려보면서 걸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왠지 그곳에 가면 저절로 떠오를 것 같아요.

▶이 : 원래 안시성도 조선시대에 와서 나중에 기록된 거라는데. ‘양만춘’이라는 이름이 그제야 나온대요. 바위에 난 발자국 보면서 역사 한 번 상상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소 : 알겠습니다. 다음으로 가볼 곳은요?

▶이 : 다음으로 가볼 곳은 철길입니다. 예부터 이곳이 석탄 산업이 발달했던 곳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석탄 산업이 되지도 않고 모두 폐선이 되어무궁화호도 몇 번 안 다닐 정도로 사람이 적은 역인데. 버렸지만, 여기서 정말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철로 자전거’를 탈 수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진남교반을 지난 가은선에서 탈 수가 있는데요. 이게 문경시민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고 해요. 진남역에서 출발해 진남교반을 따라 나있는 폐선로를 타는 건데요. 옆에는 차도가 있어 차들이 휙 스쳐 가는데 또 그 밑에는 영강이 좍 흐르고 있고. 강 너머로는 영남대로 옛길과 고모산성까지 좍 펼쳐지거든요. 걷기 싫은 분들은 여기서 철로 자전거를 타면서 다른 사람들은 힘겹게 걷고 있는 그 길을 조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 받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말씀 감사합니다.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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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