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1만원 공약 좌절, 원인은 민주노총?

  • 입력 : 2018-07-20 15:23
  • 20180719(목) 4부 팩트체크 - 이고은 기자.mp3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에 그치면서 문재인정부의 2020년 시급 1만원 공약이 사실상 폐기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 투표에 불참한 민주노총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비난을 하고있는데요. 4부 '팩트체크 뉴스를 부탁해'에서 이고은 뉴스톱 기자와 알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7월 19일(목)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고은 뉴스톱 에디터

0719(팩트)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2019년 최저임금이 2018년보다 10.9% 인상된 시급 8,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되고 난 뒤에, 인터넷에서는 민주노총 때문에 최저임금이 8,680원에서 8,350원으로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과연 맞는 주장일까요?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와 확인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 (이하‘이’) : 안녕하세요.

▷소 : 내년도 시급, 2표 차이로 결정됐다고 하죠?

▶이 : 네. 지난 최저임금위원회 투표 결과를 보면, 근로자위원회가 제시했던 시급 8680원은 6표, 공익위원회가 제시한 시급 8350원은 8표를 받았습니다. 결국 2표 차이로 8680원이 아닌 8350원으로 결정이 되었고 시급은 330원 차이가 나게 됐습니다. 2019년 최저임금 8350원은 2018년보다 10.9% 인상된 수준이고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월 209시간 기준으로 174만5150원으로 임금이 인상된 것이죠.

▷소 : 이날 참여 인원은 어떻게 됐나요?

▶이 : 이날 투표에는 재적위원이 27명인데, 이중 14명만 참석했습니다. 불참한 13명은 바로 사용자위원 9명과 민주노총 추천 최저임금 위원 4명인데요. 2표 차이로 시급 인상분이 낮아진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민주노총 추천 위원 4명이 참석해서 표를 던졌다면 2019년 최저임금이 8680원이 될 수 있었는데, 불참하는 바람에 8350원이 됐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소 : 정말 민주노총 추천 위원들이 참석했다면 최저임금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이 : 민주노총 추천 위원이 4명이니까 표결 상황만 보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요. 그러나 사용자 위원 9명도 마찬가지로 불참했는데, 이들 역시 참석했다면 최저임금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때문에 민주노총이 불참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아졌다, 이런 비판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 : 민주노총 추천 위원들이 불참한 이유는 뭔가요?

▶이 : 민주노총은 지난 5월 28일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최저임금위원회 참여 중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해당 법안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이 많았는데, 최저임금을 따질 때 이전처럼 기본급만 볼 게 아니라 상여금까지 포함해 계산해야 한다는 내용이어서 조삼모사인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이었죠.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를 중단해온 것이었죠. 또 다른 불참 위원들인 사용자위원들이 표결에 왜 참여하지 않았는가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지난 7월 5일에 열렸던 제11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용자위원은 동결된 시급 7530원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근로자위원은 43.3%가 인상된 시급 1만790원을 제시했었고요. 하지만 근로자위원이 이를 수정해서 제시한 금액이 8680원이었고, 공익위원이 제시한 8,350원과 표결해서 후자로 정해진 것입니다.

▷소 :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이유는 그럼 무엇인가요?

▶이 : 사용자위원들은 7월 10일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이 부결된 데 반발해서 집단 퇴장했는데요. 이후인 11일 회의부터 불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편의점과 같은 소상공 업종은 동일한 금액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말합니다. 그러나 당시 재적의원 27명 중 23명이 출석해서 14명의 반대로 부결된 바가 있습니다.

▷소 : 민주노총, 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다고 이야기 하는 건가요?

▶이 : 2019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후,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발표했는데요. 제목은 ‘최저임금 3년 내 1만원 실현 공약폐기 선언에 조의를 보낸다’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평균 7.4%에도 미치지 못한 최저임금 10.9% 인상”에 대해 비판을 했는데, 사실 7.4%에 비하면 10.9%가 더 높은 수치인데도 이 부분에 대해 지적한 것이 눈에 띕니다. 최저임금 시급 역시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1610원이 인상됐고,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1880원이 올라서 인상률이 더 높죠. 그런데 민주노총이 이렇게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다고 비판하는 것은 바로 표결에 불참하게 된 원인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때문입니다.

▷소 : 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이 :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인상률은 3.2%에 불과하거나 많이 잡아도 8.2%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단순 산술평균으로도 5~6% 인상 수준에 불과해 최악의 인상률’이라고 비판하고요. 말 그대로 상여금 등 예전에는 기본급에 포함되지 않던 각종 수당 같은 것이 기본급에 포함되는 것이면 결과적으로 노동자 손에 돌아가는 임금이 늘어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테이크를 주문했더니 옆에 같이 나온 야채도 스테이크 중량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만평 같은 것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바로 그 이야기이지요.

▷소 : 이 논란에 대해서 민주노총 측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이 :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반대하는 투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높다고 해도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는 건데요. 기본급이 낮고 상여금 등으로 임금 수준이 정해지는 한국 특유의 임금체계가 기형적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사실 이런 환경 속에서 민주노총 측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도 타당하지요. 분명히 산입범위 문제 때문에 피해를 보는 계층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소 : 결론적으로 민주노총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라 볼 수 있을까요?

▶이 : 사실 이게 민주노총 때문이다, 이렇게 한 가지 원인만 꼬집을 수가 있겠습니까.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논란이 계속 되는 복잡한 문제이지만, 한국 노동계의 숙제이기 때문에 함께 풀어야 하겠죠. 그런데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최저 임금은 숫자로 정확한 금액이 나오는 지표이기 때문에 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정책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복잡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민주노총 추천 위원의 최저임금 표결 불참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소 : 지금까지 뉴스톱 이고은 팩트체커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
2018.12.11